인터뷰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새로운 국가비전 실현을 위한 청사진
현 정부의 향후 5년 국정운영의 방향을 담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이 발표되었다. 이번 계획안은 국가비전을 중심으로 3대 국정원칙, 5대 국정목표, 123대 국정과제를 제시하며, 새 정부가 그리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담고 있다. 정치행정분과 국정기획위원으로 참여한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를 만나 계획안의 방향성과 메시지 그리고 성공적인 실행 조건에 대해 들어보았다.윤 태 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Q 국정기획위원회의 한 분으로서이번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의 수립 배경과 방향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비전에서 알 수 있듯이 핵심은 헌법입니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는 헌법 1조,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은 헌법 10조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민주주의의 위기와 국민적 저항을 겪으며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목격했습니다. 동시에 광장 민주주의의 가치와 역동성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출발점은 결국 국민이며, 그 토대는 헌법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것도 헌법 위에 군림할 수 없고, 어느 것도 헌법을 침해할 수 없습니다. ‘다시 국민, 다시 민주주의, 다시 헌법’을 위해 헌법의 가치와 국민주권을 강화하는 것이 이번 정부 국정운영의 가장 기본이자 핵심입니다. 또한 국정운영의 비전은 책이나 강단, 제도와 법률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들어야 합니다. 정부의 존재 가치는 정부 스스로 증명할 수 없으며, 오직 국민에 의해서만 증명됩니다. 그래서 이번 정부가 강조하는 것이 실용과 현장입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공약 이행을 위해 재정지출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현재 국가 전체적으로 세수가 많이 줄어든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실용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국민의 삶의 질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질, 실용, 성과, 혁신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비전과 함께 3대 국정원칙, 5대 국정 목표, 123대 국정과제가 공개되었습니다.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3대 국정원칙은 ‘경청과 통합’, ‘공정과 신뢰’, ‘실용과 성과’입니다. 이 가치들은 어느 시대에나 중요하지만, 특히 현 정부가 출범할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보면 더욱 절실했습니다. 당시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되고, 국민적 갈등과 불신은 심화되었으며 국가의 성장동력마저 약화된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복원하는 것이 새 정부의 중요한 소명이었습니다.
첫째, ‘경청과 통합’은 국민을 국가 운영의 중심에 두겠다는 의미입니다.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국정에 반영하며 분열된 사회를 다시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둘째, ‘공정과 신뢰’는 정부와 국정운영의 정당성을 회복하는 기본 원칙입니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 근거 자체를 상실하기에, 공정성과 신뢰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또한 정부를 위한 정부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미리 준비하며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국민의 삶을 높이는 데 있어서는 이념의 장벽에 갇혀서는 안 되며, 실용의 관점에서 문제를 보고 해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반영한 것이 바로 세 번째 국정원칙인 ‘실용과 성과’입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 성과 중심의 국정운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국정운영계획안이 기존 정부와 차별화되는 핵심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역대 모든 정부는 국가 비전과 국정과제에서 이전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차별성 자체가 아니라 진정성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국가비전과 3대 국정원칙, 5대 국정목표를 관통하는 핵심은 헌법적 가치와 헌법 속에 규정된 국민의 가치를 복원하여 ‘국민이 주인인 국가’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비전도 이러한 헌법적 토대 위에서 마련된 것입니다.
이번 정부가 말하는 행복은 ‘함께 행복’입니다. 이를 구체화한 가치가 바로 ‘기본 사회’입니다. ‘기본’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삶의 최저 기준을 뜻합니다. 만족하는 삶은 아닐지라도 최소한의 안전망은 갖춰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최저임금, 최소 주거기준 같은 제도가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복지에 국한되지 않고, 소득격차 때문에 안전의 문제가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함께 행복’의 핵심은 이러한 기본 사회를 구현하는데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어디에 살든 안전해야 합니다. 자연재난으로 부터 안전해야 하고, 일터에서도 안전해야 합니다. 이것은 모든 국민의 행복을 위한 제일의 조건입니다. 이와 같은 의미를 담고있는 기본사회가 새 정부가 추구하는 아주 특별한 국정운영의 방향입니다.
“ 5대 국정목표를 관통하는 핵심은 헌법적 가치와 헌법 속에 규정된 국민의 가치를 복원하여 ‘국민이 주인인 국가’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비전도 이러한 헌법적 토대 위에서 마련된 것입니다.”
123대 국정과제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핵심과제가 있다면 소개해주십시오.
123대 국정과제는 모두 대한민국의 주요 현안과 직결된 핵심과제이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정치행정분과의 기획위원으로서 정치·행정 분야의 다양한 과제를 다루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권력기관 개혁입니다.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검찰청을 폐지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등 국민주권과 민주주의 확립을 위한 과제가 포함되었습니다. 감사원 개혁도 중요한 국정과제로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회복하기 위해 정책감사를 폐지하고, 감사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며, 적극행정 면책제도를 혁신하는 방안이 담겨있습니다. 또한 시민참여 활성화를 위해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치와 사회대개혁을 위한 소통 플랫폼 구축을 포함했습니다.
아울러 무너진 공직사회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한 국정과제들도 마련하였습니다. 적극행정을 추진하는 공직자를 보호하고, 유능한 공무원에게 조기 승진 기회를 부여하며, 현장 공무원을 우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AI 기반 정부혁신 역시 중요한 과제입니다. 대국민 서비스 혁신을 위한 AI 정부 추진과 공공데이터의 적극 개방을 통해 세계 1위 AI 정부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지역 간 불균형과 지역소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5극 3특 균형성장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자치분권역량 강화를 위해 국가자치분권회의를 설치하고, 주민자치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며, 국가사무의 지방이양을 촉진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정 전반의 방향성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위원회는 어떠한 방식으로 의견 수렴을 했는지, 일하시는 동안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국정과제는 대통령의 공약에 기초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추가 과제를 발굴하였습니다. 국민 제안 플랫폼 ‘모두의 광장’을 통해 접수된 1만 3천여 건의 제안을 검토했고, 현장 방문·간담회 370여 회, 분과별 및 분과 간 회의 940여 회 등을 통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였습니다. 또한 야당 공약 중 의미 있는 내용도 반영했습니다.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의견을 수렴하고, 또 국정과제에 담아내려고 노력했지만, 국민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할 것입니다. 향후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국정과제에 반영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 기간 동안 위원들의 몰입과 집중도는 상당히 높았습니다. 저를 포함한 모두가 짧은 기간 동안 상당한 강도의 업무를 소화해야 했습니다. 대통령의 업무 중심적 리더십이 위원회 운영에도 반영되었고, 다수의 국회의원이 참여함으로써 국정과제의 진행 상황을 상임위원회와도 긴밀히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국정과제의 실천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 향후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이를 국정과제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윤 태 범 한국방송통신대학교교수
국정과제가 실현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 보십니까?
국정과제가 실현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것이 없다면 국정과제의 추진은 어렵습니다.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국민의 의견을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경청하며, 작은 목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둘째,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주체인 공직자들이 일할 맛 나는 공직사회 문화와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변화에 소극적인 태도가 지속된다면 국정과제의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추진은 어려울 것입니다. 셋째, 123대 국정과제는 세부 항목까지 합하면 1,000개가 넘습니다. 따라서 이를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각 부처에 분산된 과제를 전(全) 정부 차원에서 관리·점검·평가해야 하고, 특히 과제 간 전략적 우선순위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 국정과제 관리 전담 기구, 각 부처, 국민 등 관련 주체 간의 긴밀한 연계가 중요합니다. 국정운영의 동력이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도록 초반부터 견고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국책연구기관, 정부 관계자 등 정책 현장에 계신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나 당부사항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은 큰 방향을 제시하는 청사진으로 아주 구체적 실행까지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제는 각 부처 공직자들이 이를 실질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입니다. 공직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국정과제의 취지에 맞추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123대 국정과제가 모두 완벽할 수 없습니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재구성이 필요한 과제도 있고, 가치 지향적 과제를 보다 현실적으로 구체화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로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한 과제도 있는가 하면, 선행 사례의 부족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한 과제도 존재합니다.
바로 이 시점에서 국책연구기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123대 국정과제는 모든 국책연구기관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정과제가 효과적으로 추진되어 국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려면 국책연구기관들의 연구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특히 국책연구기관들은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만큼, 데이터 기반 연구로 국정과제를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바람직할 것입니다.
“ 바로 이 시점에서 국책연구기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123대 국정과제는 모든 국책연구기관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정과제가 효과적으로 추진되어 국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려면 국책연구기관들의 연구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
윤태범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2025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