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한국 사회의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변화를 선도하고 파생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행정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정치적 혼란이 수습되는 과정 그리고 국민의 일상을 지켜내는 과정에서 정부와 공공부문 종사자들의 노력이 컸다고 본다. 정치적 혼란이 행정을 제약하던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 행정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미래의 전망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으며, 2026년은 행정 본연의 역할을 찾아가는 시기가 될 것이다.
격동하는 2026년의 행정 환경과 행정 수요
정치적 격변기 속에서 2025년 새로운 정권의 출범은 행정의 지속성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패권 경쟁은 이념적 분열과 맞물려 행정체계의 변화를 이끌었다. 정치적 이념 지향성이 극단화하는 과정 속에서도 한국 사회는 이념 우선의 선택에서 정책과 문제 해결 중심의 선택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본다. 이는 행정에서도 이념적 지향성보다는 실용과 실리를 중심으로 한 ‘정책적 능력’을 가진 정부를 갈망하게 되었고, 2025년 6월 출범한 현 정부는 ‘국민주권 정부’를 표방하며 국민의 정책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정부와 행정의 궁극적 지향점인 ‘국민의 삶과 행복의 증진’이 검증받고 있다고 본다.
2026년은 격화되고 있는 국제적 패권 경쟁 속에서 정부의 역할, 특히 경제 안보(Economic Security)와 관련된 정책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략적 국가(Strategic State)’론에 기반한 정부 행정 수요의 증대로 이어진다. AI와 반도체 산업의 국가 총력전, 신산업 분야의 경쟁력 제고, 핵심 광물과 부품의 공급망 다변화, 기술 동맹 중심의 산업별 국제 협력 강화 등은 기존의 행정체계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경제적·사회적 불평등, 지역 불균형과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영리하고 기민한 정부(Smart & Agile Government)’의 행정을 요구한다. 2026년에도 정책 난제들은 지속적으로 쌓여갈 것이므로, 정부는 기존의 행정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접근해야 한다.
2026년 행정 과제에 대한 제언
국민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성공한 정부가 나와야 한다. 향후 성공한 정부를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정부의 전략(strategy) 설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AI는 국가와 사회의 운영원리를 바꿀 수도 있다. AI를 둘러싼 총력전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AI의 확장성을 고려한 전략 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경제 성장 전략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 저성장의 경제 구조를 기술과 혁신 기반의 성장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정부는 산업별로 초격차 유지 전략과 선도자 도약 전략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둘째, 정부는 기업과 함께 성장과 번영의 공동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시장조성자이자 투자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의 경제 활동 활성화를 위한 규제 합리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특히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기본으로 한 규제 합리화와 신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행정 인센티브 제도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셋째, 정부 부처 간 장벽으로 생기는 사일로 효과(Silo Effect)에 의한 폐해를 근절해야 한다. 전략적 국가의 목표 달성은 부처 간 칸막이와 자기 영역의 집착이 아니라 연계와 융합에 의해서 수행될 수 있다. 저성장을 중성장 및 고성장으로 전환하는 경제 구조 개혁, AI 대전환, 기술력에 의한 산업 경쟁력 강화, 경제 안보 구축과 경제 영토 확대, 불평등 완화,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 지역 균형 발전 등의 과제들은 일부 부처의 과제가 아니라 범정부적 자원 동원과 협력을 요구한다. 당장 AI 정부로의 이행을 위한 노력은 AI 기반 기술의 선도적 개발과 도입, 공공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AI 정부 구현을 위한 공공 인력의 역량 강화와 재원 확보 등의 이슈를 제기하는데, 이는 범정부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 통합적 정부의 정책 결정과 집행을 위한 행정체계로서 ‘원팀 정부(One Team Government)’ 형성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정부는 재정과 인력개발 그리고 R&D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재정전략회의를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재정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세입과 세출의 구조 조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조세 원칙을 구현하는 세입 구조의 합리화와 효율성·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세출 구조 조정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또한 전략적 인재 양성을 위한 국가 계획을 재정비해야 한다. 부문별 필요 인력에 대한 수요 예측과 양성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AI 시대에 필요한 인력과 역량을 키우는 공공 전략이 치밀해야 한다. 교육체계의 정비와 병행하는 인력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이다. 적어도 미래를 위한 공직인사제도의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덧붙여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는 핵심 요인으로 R&D에 기반한 혁신을 들 수 있다. 기업을 선도하고 협력하는 전략적 R&D 과제의 선정과 자원 투입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 및 공공기관 주도의 공공 R&D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다섯째, 정부는 균형을 위한 정책 과제들에 집중해야 한다. AI 등 기술 기반 발전 체제에서 기술과 인간 간의 균형 및 책임성 문제, 포용을 위한 공공정책의 실현, 기술 활용과 생산력 격차에 의한 경제적 불평등 문제 해결, 지역 간 발전 격차 해소, 기후 위기 해결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탄소 중립 정책의 실현 등 공공성(Publicness)의 문제들은 사회의 균형을 위한 핵심 정책 과제들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포용과 참여에 기반하고 신뢰성, 윤리성, 보안성 문제 해결을 위한 ‘AGI 국가 거버넌스 위원회’의 구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결론을 대신하여
국민들은 국민주권 정부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AI와 에너지 전환을 중심으로 한 신산업 육성, 기술 패권 경쟁 심화 속에서 경제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에 장기적 전략 수립과 이를 중심으로 한 행정체계 재편이 요구된다. 특히 전략과제의 실현을 위한 속도와 유연성은 실용과 실리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2026년은 21세기가 시작 된 지 4분의 1이 지난 시점이다. 아직도 20세기의 통치(governing)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있다. 21세기 기술과 인간, 국가와 시장 그리고 현재와 미래가 균형을 이루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주체 간의 협력적 관계에 기반한 거버넌스(governance)가 필수적이다. 발전행정의 기반이었던 관치(官治) 방식과 시장에만 맡기는 방임(放任) 방식만으로는 21세기 정부에 요구되는 기능 수행 방식이 아니다. 보수주의가 요구하는 효율성과 규율, 진보주의가 요구하는 개입과 포용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행정이 직면한 과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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