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Ⅰ   미래사회 이슈에 집중하는 유럽의 싱크탱크

공공연구기관 중심의 프랑스 싱크탱크

오윤지파리12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박사후과정 연구원 2022 여름호

프랑스는 중앙집권체제가 깊숙이 자리 잡은 국가로 오늘날에도 경제 및 사회 전반에서 국가주도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프랑스는 국가로부터 전문성을 인정받은 엘리트 전문 관료를 중심으로 국정 전반에서의 운영이 이루어진다. ‘그랑제꼴’이라는 각 분야의 전문 관료 양성학교에서 필요한 인재들을 육성하고 국가기관 및 공공연구기관에서 고용함으로써 이들을 통해 문제 분석, 논의 및 정책 방향 결정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는 민간영역을 중심으로 발달되어온 영미권 싱크탱크와는 달리 프랑스는 공공연구기관이 그러한 싱크탱크의 역할을 수행해왔음을 뜻한다.

공공연구기관의 우세적 입지

프랑스의 연구기관은 크게 공공연구기관과 민간연구기관으로 나뉜다. 연구기관은 공통적으로 연구법전(Code de la recherche)의 규율이 적용되는데 국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거나 공공기관으로서의 성격을 갖는 연구기관이 목록으로 나열되어 있다. 특정 법률에서 정책결정을 위해 공공연구기관의 평가가 필수적으로 이행되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와 같은 경우 공공 싱크탱크로서 정부의 정책결정에 대한 사실을 판단하고 평가자료를 제공하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자문하는 기구로서의 역할을 한다.
공공연구기관은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연구를 수행하지만 연구 재정에서는 감독을 받는다. 6가지 분야를 각각 대표하는 싱크탱크의 주목할 만한 특징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살펴보면, 경제·산업 분야의 프랑스경기조사연구소(OFCE), 사회·노동 분야의 조사연구평가통계국(DREES), 국토·환경·에너지 분야의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소속의 국립우주과학연구원(INSU), 행정일반 분야의 국립행정연구원(INAP), 외교·안보·국방 분야의 국제관계연구원(IFRI), 정보통신디지털 분야의 국립디지털정보연구원(INRIA)이 있다. 6개 싱크탱크 중 국제관계연구원만 민간연구기관에 해당하는데, 국제관계연구원은 1979년 당시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텡 대통령과 레이몽 바르 총리의 후원으로 설립되었고 정부재정이 기관 전체 재정의 50%를 차지했던 점에서 보면 완전히 민간에서 탄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표> 분야별 대표 싱크탱크

각 분야의 싱크탱크를 담은표로, 분야, 기관명, 설립연도, 성격 부문으로 구성
분야 기관명 설립연도 성격
경제·산업 분야 프랑스경기조사연구소(OFCE) 1981 공공
사회·노동 분야 조사연구평가통계국 DREES 1998 공공
국토·환경에너지 분야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소속의 국립우주과학연구원(INSU) 1939 공공
행정일반 분야 국립행정연구원(INAP) (국립행정학교(ENA) 새로운 명칭) 1945 (ENA) 2022 (INAP) 공공
외교·안보·국방 분야 국제관계연구원(IFRI) 1979 민간
정보통신디지털 분야 국립디지털정보연구원(INRIA) 1967 공공

연구 결과의 홍보에도 적극적

대부분의 연구기관에서 여러 종류의 간행물을 발행하고 있는데, 현안에 대한 간략한 분석에서부터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분석물까지 다양하다. 프랑스경기조사연구소의 경우 매년 10월에 다음해 경기 전망을 연구·분석한 리뷰를 발간하여, 정책방향을 모색하는 데 활용한다. 연구 과정 및 연구 결과 관련 세미나도 일회성이 아닌 수차례에 걸쳐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 외부 연구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연구 결과의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조사연구평가통계국의 경우 기관 홈페이지에 단순히 연구 결과인 보고서만 게재하는 것이 아니라 조사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단계별 조사 자료들도 열람 가능하게 하여 외부인에게 해당 연구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으로 제공한다. 이밖에도 연구 결과를 쉽고 간결하게 작성하여 자체 블로그에도 게재하고 있다. 또한 국제관계연구원의 경우 글로벌 현안에 대해 TV 방송국과 합작하여 관련 분야에 대한 르포티지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대중에게 지식을 제공하며, 토론에도 특화된 사명을 가지고 있어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강력한 네트워크 경쟁력

2017년 10월 20일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서울을 방문한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장 티에리 드 몽브리알과 당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

무엇보다 경쟁력 높은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의 강화이다. 대부분의 연구원이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한 필요한 자료 조달이 용이하고 통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은 연구의 효율성을 높인다. 특히 국립과학연구센터의 경우 국내 20개 지역의 86개의 연구기관 및 대학교 연구소와 협약을 맺어 혼합연구단을 구성한다. 각 지역의 국립과학연구센터를 대표하여 연구활동을 수행하며, 국외의 네트워크는 인프라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유럽연구영역’이라는 조치에 따라 유럽연합국가 간 인프라를 공유함으로써 장기적이고 국제적인 연구프로젝트를 보다 안정적이고 깊이 있게, 그리고 다양하고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이밖에도 해외 유수 싱크탱크와의 교류가 활발하다. 이러한 적극적인 대외활동은 싱크탱크들의 세계 속 경쟁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정계 인사들의 프랑스 방문 시 기꺼이 초청에 응하여 연사 및 토론자로 참여하도록 만드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과의 관계에서는 국제관계연구소와 한국국제교류재단 공동주관으로 2년마다 개최되는 ‘한-불 포럼’ 국제학술행사를 꼽을 수 있다. 두 국가의 정부 고위인사 및 전문가가 양국과 글로벌 사회 현안에 대해 토론한다. 2017년에는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문한 국제관계연구소장인 티에리 드 몽브리알과 당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이 서울에서 접견이 이루어졌었다. 특히 프랑스는 한국의 경제연구 분야에 대해 관심이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