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에서 정책으로  

국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비용 절감, 통합정기권(K-패스)

이미지 장동익한국교통연구원  모빌리티데이터융합연구팀장 2025 가을호

코로나19 이후 대중교통 수요 급감으로 수입 감소가 장기화되었고, 유류비 등 물가 상승은 운송원가와 이용요금을 끌어올렸다. 이러한 가운데 독일의 ‘9유로권’과 독일권(Deutschland Ticket)은 과감한 요금·상품 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국내에서도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 회복과 교통체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단순한 요금 인하를 넘어 이용 활성화를 유도할 제도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통합정기권 도입 방안 연구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미지

누구에게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제공하는 정기권 정책을 설계할 것인가

연구는 대상과 수단을 명확히 규정하는 데서 시작했다. 이미 요금 혜택을 받고 있는 어린이·청소년·경로를 제외하고 일반 이용자를 중심에 두었다. 수단은 지하철에 한정하지 않고 전 교통수단 확대 가능성을 검토했고, 지하철 단독형·지하철+버스 결합형·전 수단 허용형·광역버스 한정형 등 다양한 조합을 설계해 수요와 필요 재정을 비교했다. 또한 알뜰교통카드(월 15~44회 구간별 할인)와 차별화하기 위해 무제한형 vs. 이용 횟수 상한형 구조를 면밀히 검토했다.

재원은 국비·지자체 50% 분담하는 방안을 제시해 지자체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다만 노선·요금이 지자체 사무라는 점에서 중앙정부의 과도한 개입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알뜰교통카드 재원 고갈 경험 탓에 제도 통합·정비와 차별화가 필요했다. 환승할인 기반의 복잡한 정산체계는 새로운 정기권 도입이 곧 정산 체계 변경 논의로 비화할 위험도 컸다. 이에 기존 정산 시스템은 유지하고 이용 후 청구된 요금을 바탕으로 이용자 마일리지 환급 방식을 채택했다. 일반적인 선불 정기권 대비 K-패스의 비례지원형은 적은 이용 시에도 페널티가 없어 이용 촉진력이 다소 약하지만 이해관계 마찰을 줄여 제도화의 현실적 해법이 되었다.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과 시뮬레이션

국토교통부가 2017년부터 구축한 교통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해 월 단위 승·하차·요금 정보를 토대로 지역·연령·통행 패턴을 반영한 시나리오별 추정을 수행했다. 국가의 기본 지원은 동일하게 하되, 세부 혜택은 개별 지자체가 추가 설계하도록 유도하여 단기권은 지자체가, 중앙정부는 중장기 이용자 지원에 집중했다. 이 틀에서 경기패스·이응패스 등 지역 특화형 K-패스가 등장할 수 있었다.

지자체 매칭펀드 구조에 맞춰 시·도·시군구 단위로 수요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었으나 교통카드의 개별 ID는 가명화되어 있고 정류장 이용 정보만 제공되어 거주지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ID의 1년 장기 승·하차 이력을 추적해 거주지역을 통계적으로 추정했고, 할인율·최소·최대 이용횟수·가입 저항 금액(전환을 유발하는 최소 혜택 수준)·전환 후 이용 증가율을 조합해 시나리오별 예상 이용 인원과 소요 재원을 산정했다.

정책화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2022년에는 기획재정부가 장기적인 재정부담을 우려하여 2023년도 예산 반영이 무산되었다. 이후 2023년 국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기권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동력이 회복되었고 같은 해 말 정부 K-패스안을 토대로 한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사업’이 국회를 통과했다. 2024년 5월 K패스 사업이 출범해 2025년 7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 210개 시·군·구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용자는 375만 명에 달하고 있다. 이용자 증가에 따라 2025년 K-패스 예산은 2024년 735억 원에서 약 2,375억 원으로 확대되었다.

이미지

남은 과제: 지속가능성과 형평성

정기권 도입의 목적은 단순한 교통비 절감을 넘어 코로나19 이후 대중교통 이용률 회복, 대중교통 사업의 지속가능성 확보, 탄소중립 전환과 지속 가능한 교통체계 구축에 있다.

그러나 K-패스는 이용이 많을수록 혜택이 커지는 구조이기에 대중교통 이용빈도가 낮은 지역에는 상대적 대중교통 재정 지원의 불평등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요금 인센티브만으로는 승용차 이용자를 대중교통으로 전환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노선 개편, 배차·환승 체계 개선, 신도시 입주 이전의 선제적 대중교통 투자 등 서비스 품질 향상이 병행되지 않으면 요금 혜택만으로 통행 행태와 이용수단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2026년 무제한 정기권 도입 예고와 주관 부처의 변화는 정기권을 요금 절감 중심으로 이해하도록 만들 유인을 키울 수 있다. 정기권의 본래 목표가 이용자 요금 절감에 그치지 않고 대중교통 이용 전환을 통한 혼잡 완화, 온실가스·미세먼지 저감 등 기후위기 대응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모달시프트(Modal Shift, 효율성 높은 운송수단으로 전환) 전략과의 결합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기사는 어떠셨나요?
이 기사에 공감하신다면 ‘공감’버튼으로 응원해주세요!

독자 여러분께 더 나은 읽을거리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공감’으로 응원하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