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에서 정책으로  

전력부문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제도 개선 방향

이미지 조성진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 2025 가을호

2016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전력설비 투자 사업은 의무적으로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 평가(이하 공타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행 공타 평가 관련 지침은 전력설비 유형별로 전력수급과 계통운영의 안정성을 위해 제공하는 기능과 역할에 대한 가치를 적절하게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공타 평가의 핵심 항목인 경제성 평가는 최근 정책 환경 변화에 의한 신기술의 도입으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계통 신뢰도, 계통 유연성과 안정성 등의 편익을 반영하지 못한다.

전력설비 투자의 경제성 평가는 여전히 전력공급 편익, 환경편익, 송전손실 절감 편익 등 전통적으로 검증된 항목을 중심으로 수행되고 있다. 전력설비 투자에 대한 사회적 편익을 정확히 추정하지 못하면 공타 사업 적격성 평가를 통과하기 어렵고, 이는 전력공급의 안정성과 신뢰도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전력설비의 건설을 지연시킨다. 따라서 공타 경제성 평가의 편익 항목에 대한 식별과 새로운 편익의 발굴, 그리고 이들 편익을 화폐적 가치로 산정할 수 있는 방법론 개발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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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식별·발굴된 경제성 평가 편익항목과 가치 추정

화석연료에서 인버터 기반으로의 전원구성 전환은 기존 전력설비에 대한 경제성 평가의 편익항목만으로는 관련 설비의 편익을 제대로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현재 경제성 평가에서 식별되지 않은 계통 신뢰도, 계통 유연성, 그리고 계통 안정성에 대한 편익을 식별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에 해외 전력설비의 경제성 분석 사례에서 사용된 편익항목과 산정방식을 참조하여 계통 신뢰도, 계통 유연성에 대한 편익 산정 방식을 새롭게 개발하여 제안한다.

계통 신뢰도는 전력시스템이 언제든지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적절한 공급용량을 제공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이 편익에 대한 화폐적 가치는 다음의 산정방식을 통해 도출 가능하다. 이 편익항목을 화폐적 단위로 측정하기 위해 필요한 원단위 지표(Value of Lost Load, 공급지장비용)는 비주거 부문(중소기업 및 대기업 등 산업부문)의 경우 5.53USD/kWh이며, 주거 부문(가정 부문)은 1.87USD/kWh을 적용할 수 있다. 이 추정치는 국내외 관련 선행연구를 토대로 메타회귀분석-가치이전(편익이전) 기법을 통해 도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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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급 신뢰도(계통 신뢰도) 편익 산정 방식

  • 정량적 측정: 회피된 EENS는 MWh/년으로 제공되며, 금전적 가치는 원/년으로 보고
  • 화폐적 단위: [ (EENS 절감량) × 공급지장비용(VoLL, Value of Lost Load) ]
    • VoLL: 수요가 공급보다 커서 공급지장이 발생할 경우,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비용으로 전력시장에서 가격상한을 정하는 참고가격으로 사용하며 전력량 1kWh를 공급하지 못함에 따라 발생하는 소비자 비용(원/kWh)으로 정의
    • EENS(Expected Energy Not Served) : 공급지장전력량 의미

< 표1 > 공급 신뢰도 편익 산정방식

계통 유연성은 주로 예비력·보조서비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EU ENTSO-E CBA(경제성 분석 지침)에서도 계통 유연성 편익은 주파수제어와 주파수조정예비력에 의해 제공되고 있다. 따라서 계통 유연성 편익은 전력설비가 제공하는 다양한 유형별 예비력·보조서비스 수량에 예비력·보조서비스 유형별로 제공되는 보상 요율(정산단가 또는 시장이 존재하는 경우 시장가격)을 곱하는 방식을 통해 그 화폐적 가치를 산정할 수 있다.

■ 계통 유연성 편익 산정 방식

  • 정량적 측정: 제공된 예비력·보조서비스 제공량 (각각의 예비력 종류별 MWh/년으로 제공되며, 금전적 가치는 원/년으로 보고
  • 화폐적 단위: [ (종류별 예비력·보조서비스 제공 수량) × (종류별 예비력·보조서비스정산단가 혹은 실적 시장가격)

< 표2 > 계통 유연성 편익 산정방식

전력설비 투자 유형별 고유특성을 반영한 경제성 평가 방법론 정립

국내의 경우 특히 계통 신뢰도와 유연성, 그리고 안정성과 관련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 전력설비는 해당 편익을 계량화하기 어렵고 전력시장구조와 시장제도, 그리고 계통운영이 선진화되어 있지 않아 모든 사업에 대해 편익-비용(B/C) 기반의 경제성 평가를 수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이다. 국내 전력산업의 이러한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하여 전력시장제도와 새로운 편익항목 개발 수준이 고도화되기 이전까지 적용 가능 한 과도기 성격의 경제성 평가 방법을 전력설비 유형별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전력설비 유형은 1) 설비 유형별 전력시장과 계통운영에서의 기능과 역할(설비 투자의 주요 목적), 2) 설비 유형별 정량적·정성적 편익 측정 가능 정도, 3) 기타 유형(지역 주민 반발로 불가피하게 수행해야 하는 전력설비 옥내화, 현대화 투자 사업이 대표적임)의 3가지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다만, 전력망 확충의 시급성과 필요성이 인정되는 설비는 예외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이 기준을 통해 전력설비 유형별로 경제성 평가 방법을 차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사전협의제도 운영

전력설비의 적기 투자는 필수공공재 성격인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필수적이다. 공공기관 투자에 대한 효율성을 제고하고, 재무건전성을 담보하려는 공타 평가제도의 도입 취지가 전력공급의 안정성이라는 공익성을 저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KDI 공공투자 센터, 전력 유관기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상시 협력 플랫폼’ 운영이 필요하다. 이 플랫폼을 통해 공타 평가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하며, 전력산업 및 시장제도 변화에 발맞춰 경제성 평가에 적용 가능한 신규 편익항목과 화폐적 가치 산정을 위해 필요한 원단위 지표를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개발·적용할 수 있다.

또한, 공타 평가 수행기관은 다원화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 공타 평가 수행기관은 KDI(공공투자 센터)이며, 기획재정부장관이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수행기관을 변경하거나 추가로 지정할 수 있다. 전력산업, 전력정책, 그리고 시장제도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높은 식견을 보유한 국책연구기관을 공동 수행기관으로 지정함으로써 공타 평가의 효율성 제고와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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