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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관세협상과 일본의 협상전략

이미지 김규판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5 여름호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각종 관세조치 이후 미·일 관세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협상전략은 자동차 품목관세 25% 등 제반 관세조치 철폐로 일관되고 있다. 관세조치 이후 일본의 對美 수출이 예상보다 타격을 크게 받지 않고 있는 점도 일본 정부의 강경한 협상 태도를 견인해 주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최종 협상 타결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협상과 안보협의와의 연계 요구, 즉 방위비 지출 확대 요구에 일본 측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달려있어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조치: 일본으로서는 상호관세와 품목관세가 최대 현안

2025년 1월 출범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반 관세조치는 「국제비상경제수권법」(IEEPA, 1977년 제정)에 근거한 국별관세와 「무역확장법」(TEA, 1962년 제정)에 근거한 품목관세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국별관세는 2025년 4월 초 멕시코·캐나다·중국과 같은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국별관세와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로 나누어 부과하고 있다. 상호관세의 경우는 다시 국별관세와 기본관세로 나눌 수 있는데 對美 무역흑자폭 등을 감안하여 정한 국별관세(한국 15%, 일본 14%)에 대해서는 90일간 유예조치를 실행함에 따라 현재는 10%의 기본관세만 부과하고 있다. 물론 지난 5월 28일,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비상경제수권법」에 근거한 제반 관세조치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으나 미국연방항소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항소를 인용하여 당분간은 현재의 관세 조치가 유지되고 있다. 품목관세는 미국 행정부가 소위 안보를 명분으로 특정 품목에 대해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인데 지난 4월 초, 철강·알루미늄(25%, 4.4일 시행)과 자동차·부품(25%, 자동차는 4.2일 시행, 자동차부품은 5.3일 시행)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였고 6월 4일 부터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로 2배 인상하였다.

미·일 관세협상: 일본은 자동차 품목관세 25% 등 제반 관세조치 철회를 협상 목표로 설정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조치를 둘러싼 미·일 협상은 지난 4월 16일 1차 협상을 시작으로 5월 1일 2차 협상, 5월 23일 3차 협상, 5월 30일 4차 협상, 6월 6일 5차 협상, 6월 14일 6차 협상, 6월 30일 7차 협상 등 7월 중순 현재까지 총 7차례 진행되었다. 일본은 2019년 10월 미·일 무역협정 체결 당시 무역자유화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는 하등의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한 점을 들면서 지난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도입한 품목관세 25%(철강·알루미늄, 자동차)와 상호관세 24%(이 중 14%는 90일간 유예) 등 모든 관세조치를 철폐하도록 미국 측에 요구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지난 5월 1일 제2차 미·일 관세협상이 워싱턴 D.C에서 개최되었다. 좌로부터 미국 제미슨 그리어(Jamieson L. Greer) 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Howard W. Lutnick) 상무장관, 스콧 베선트(Scott K. H. Bessent) 재무장관, 일본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경제재생담당장관.
출처: 内閣官房(https://www.cas.go.jp/jp/seisaku/tariff_measures/houmon/index.html)

미·일 관세협상은 환율정책, 안보정책과 별도로 각료급 회의 형태로 진행 중이다. 환율정책의 경우, 5월 21일 개최된 미·일 재무부·재무성 장관 회담에서 현재의 엔/달러 환율은 펀더멘탈을 반영하고 있다는 공동 인식을 재확인하였을뿐 환율 수준의 적정성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안보정책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안전보장조약에 일본의 ‘미국방위의무’ 조항이 없다는 점을 거론한 점과 이번 관세협상과 안보협의를 연계시켜 거액의 방위비 부담 압력을 가해올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7년까지 GDP 대비 군사비 지출을 현재 1.4%에서 2%로 증액한다는 방침인데 미국은 3%로 증액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일 관세협상의 최종 타결: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과 기타 협상 분야와의 연계여부가 초점

미·일 각료급 관세협상은 무역 확대, 비관세조치, 경제안전보장 협력으로 좁혀진 상태이다. 무역 확대와 관련해서는 지난 2월 미·일 정상회의 때 경제협력 안건 중 하나로서 합의한 일본의 LNG 수입 확대와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가 일본 측의 핵심 협상카드이다. 비관세조치 분야에서는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도입을 발표하면서 對美 비관세조치(NFMs)의 대표 사례로서 일본을 언급한 점에 비춰 미국산 자동차의 對日 수입절차 간소화 카드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염두에 둔 경제안전보장 협력과 관련해서는 일본측은 희토류 등 핵심 광물과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협상카드로 제시한 상태이고 미국의 반도체 제조능력 확대 시책에 일본이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나아가 일본이 미국에 제안한 조선기술 협력, 예를 들어 군민양용 선박의 미·일 공동 건조, 미군함의 일본 내에서의 수리, 일본의 쇄빙선을 활용한 북극해항로 미·일 공동 진출, 미·일 조선업 재생 공동펀드 조성 등은 경제안전보장 협력 분야에서 새로운 협상카드로 대두되었다.

미·일 관세협상의 최종 타결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 시점에 달려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각료급 관세협상과는 별도로 이시바 총리와 전화회담을 수시로 하고 있는데 안보 문제, 예를 들어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F47 개발과 스텔스 전투기 F22 능력 증강 방침을 언급한 점에 비춰방위비 증액에 더 큰 관심이 있는 듯하다. 일본제철이 140억 달러를 투자하여 US스틸을 인수하려는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미·일 관세협상에서 미국측이 협상카드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일본은 2019년 이후 대미 직접투자액에서 국별 1위이고 제조업의 고용 창출 역시 52만 9,200명(2022년 기준)으로 국별 1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관세협상에서 미국 측이 협상카드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미국의 관세조치 영향: 일본의 對美 자동차 수출 금액은 감소 그러나 수출량은 증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와 자동차,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품목관세 부과 이후 2025년 4월 1개월간 일본의 對美 수출을 보면 전체 수출액은 1조 7,708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하는 데 그쳤다. 2025년 4월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7,806억 엔으로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는 수출액 5,130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하였으나 수출 대수는 12만 5,8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하였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미국 현지 판매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일본정부(재무성)는 미국의 관세조치 효과는 아직 검증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다만, 일본산 자동차의 경우 미국 내 시장점유율이 높은 세단과 소형 SUV를 중심으로 한국, 독일과 같은 경쟁국에 비해 북미 이외 지역으로부터의 부품조달비용이 낮아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조치 발동 이후 특단의 국내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발표한 관세긴급대응패키지는 별도의 예산 조치를 수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응책 역시 대부분 관세대책이라기보다는 물가 대책과 산업정책에 집중되었다. 대신 교토부와 기타큐슈시와 같은 지자체가 자체 추경예산을 편성하여 트럼프 관세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 나서고 있을 뿐이다. 일본 자동차의 對美 수출이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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