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안전사회’로 가는 길 - 특별좌담

복합재난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대응전략

  2023 가을호

해마다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의 규모가 커지고 그 양상도 복잡해지면서 재난대응도 어려워지고 있다. 그만큼 위기관리, 재난안전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와 관련해 과학적 재난대응체계 구축, 지역사회재난관리 역량 강화, 회복탄력성 중심의 제도 개선 등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가와 지역사회의 재난안전관리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고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 좌담을 마련했다.

진행, 패널
진행 패널
문명재
  • NRC 국가전략연구위원회 위원장
  •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언더우드 특훈 교수
이재은
  • 충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소장
  • 한국재난관리학회 회장
  • 위기관리 이론과 실천 대표
오윤경
  •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MBC 재난자문위원
  • 소방청 자체평가위원
  • 前 행정안전부 장관정책보좌관
윤경민
  • LG헬로비전 보도국장
  • 경기대학교 국제정치학 박사
  • 인덕대학교 겸임 교수
  • 前 채널A, YTN 재난 전문 기자
왼쪽부터 문명재, 윤경민, 오윤경, 이재은

갈수록 복잡·다양해지는 재난 양상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복합적 위험요소 대두”
오윤경 선임연구위원

“후진국형 재난은 이제 그만, 선진국형 위기관리시스템 필요”
윤경민 보도국장

“리스크 소사이어티(위험사회)를 넘어 다중 위험사회 접어들어”
이재은 교수

문명재 NRC 국가전략연구위원회 위원장(이하 문명재)

문명재

일상에서 발생하는 재난의 양상이 갈수록 다양화되면서 그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자연재해 외에도 사회재난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늘고 있는 만큼 시민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재난 형태가 다양화·대형화·복잡화되고 있는 양상과 요인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오윤경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하 오윤경)

오윤경

자연재난의 경우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 또한 굉장히 포괄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근 정부가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사안은 기술 고도화에 따른 신종 재난 위험요소다. 자율주행차량이나 전기차의 배터리 문제 등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고, 예측하기도 어려운 위험요소들 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심각한 위험요인들이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고 현시점은 정책의 방향성을 잡아가는 과도기가 아닌가 싶다. 사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가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측면도 있다. 그런 점에서 재난 상황을 민감하게 관리함으로써 재난관리 체계가 한 단계 발전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윤경민 LG헬로비전 보도국장(이하 윤경민)

대표적인 사회적 재난이라면 코로나19를 들 수 있겠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감염병에 전 세계 5억 명이 감염됐고 6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한 근래에는 이태원 참사를 예로 들 수 있다. 초동 대응도 미흡했지만, 관련 기관들이 제대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4.16 세월호 참사 역시 초동 대응이 늦었고, 언론은 희생자들에 대해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내고 받아쓰기하는 등 반성해야 할 지점도 드러났다. 과거에는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사고를 비롯해 고도 성장기에 지어진 건축물들에 대한 후진국형 사고도 잇따랐다. 돌이켜보면 우리 경제가 지속해서 발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의식이나 안전관리 매뉴얼과 같은 위기관리시스템은 여전히 후진국 형태로 남아 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려면 여러 분야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이재은 충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이하 이재은)

20세기 후반,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가 제시한 ‘리스크 소사이어티(위험사회)’라는 개념이 있다. 전통적 관점의 재난관리 방식은 이미 끝났다는 전제 아래 앞으로 생태 재난이나 미래사회의 환경 재난 등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관점을 강조한다. 우리 사회는 위험사회를 넘어 다중 위험사회로 가고 있다고 본다. 전통적 재난은 물론, 앞으로 나타날 위기나 재난에 대해서도 관리를 못 하는 다중 위험사회라는 얘기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대전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혁명적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점도 중요한 과제다. 이제 위기관리의 일상화, 우주 위기 시대를 맞고 있다고 봐야 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그런 얘기를 비현실적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 정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 면에서 재난의 형태 역시 다양화·대형화·복잡화 되고 있는 만큼 우리의 사회 시스템도 바뀌어야 하고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재난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

“재난유형별 대응체계와 매뉴얼 필요”
윤경민 보도국장

“현장 중심으로 정책 개선해나가야”
오윤경 선임연구위원

“5대 핵심요소 반영한 위기관리시스템 갖춰야”
이재은 교수

문명재

재난·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관리체계 점검 등이 뒤따르며 전통적인 재난에 대한 안전관리 대책 및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반면, 발생하게 될 재난의 선제적 대응은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와 예방적 관점에서 재난 대비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윤경민

윤경민

우선 재난이 갈수록 왜 복잡해지고 대형화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기후위기도 사실 기술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그 요인으로 산업화와 도시화를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수도권 과밀화 문제는 심각하다. 인구의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몰려 사는 국가가 또 어디 있나. 도시화가 심화하면서 사회적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신림동 묻지마 살인, 분당 서현역 칼부림 사건 등은 우리 사회의 은둔형 외톨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이처럼 재난과 관련해 사후약방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 사후 조치에만 몰두하고 사전적 예방은 미흡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일본의 경우 자연재난이 워낙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평소 재난 예방 훈련을 철저히 한다. 우리도 교육 훈련은 기본이고 다양한 재난유형별로 시나리오를 수립해 그에 따른 대응체계와 매뉴얼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진국형 사회재난은 물론 자연재난도 극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오윤경

국책연구기관에 있다 보니 여러 정책과 예산을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재난 복구 예산은 시설 복구 중심이다 보니 예산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예방 예산도 증가하는 추세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특별히 미흡하거나 부족한 부분은 많지 않다. 다만 그러한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여러 사고와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다양한 제도가 중첩적으로 만들어지곤 하는데 그 과정에서 사각지대도 발생하고 현장에 맞지 않는 문제들도 생긴다. 특히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굉장히 강한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톱다운(Top-down) 관점의 관리체계 중심으로 정책접근을 하다 보니 현장의 문제를 면밀히 살피는 데 부족한 점이 있지 않았나 싶다. 따라서 그동안 잘 돌아가지 않았던 제도들을 현장에 맞게 바꿔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가 유념해야 할 부분은 재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순간 더 큰 피해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선제적으로 재난에 대응해야 한다고 대통령이 말씀하신 부분도 있는데 공무원 입장에선 국민들을 불편하게 할까봐 주저하는 경우도 일부 있다. 사회 구성원들이 이러한 불편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이재은

이재은

과거 20여 년 전의 대한민국과 비교하면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다. 하지만 유독 위기관리 분야는 후퇴한 것 같다는 문제의식에서 논문을 쓴 적이 있다. 이를 통해 위기관리시스템에는 5가지 요소가 중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우선 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가치와 철학이 있어야 하고, 이를 구현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제도를 이끌고 갈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하며 리더십을 따라 나아갈 수 있는 헌신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위기관리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다른 분야들에선 이러한 요소들이 갖춰지며 나아가고 있는데 위기관리 분야는 여전히 미흡하다. 이러한 핵심 요소를 위기관리시스템이 갖춰져야 제대로 된 변화와 발전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효율적 운영을 위한 거버넌스 차원의 고민

“효율적인 거버넌스 운영과 재난 갈등 관리 중요”
오윤경 선임연구위원

“국가·시민사회·시장의 협력적 틀 구축해야”
이재은 교수

“재난 상황에서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보도가 필요”
윤경민 보도국장

문명재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협조체계 구축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재난관리 체계 강화 차원에서 어떤 대책이 필요하며,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을 위해 관련 기관, 지자체 및 시민사회와의 협력 차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의견 부탁드린다.

오윤경

행정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재난관리에 접근할 때 가장 관심을 많이 두는 부분이 거버넌스 운영 측면이지 않을까 한다. 쉽게 말해 결국 각 주체 간에 소통이 잘돼야 한다. 최근 재난관리 상황을 보면서 갈수록 행정 난도가 높아진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재은 교수님 말씀처럼 가치와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실제 행정을 잘하는 사람이 재난관리도 잘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협업을 이뤄내야 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상당한 활동이기 때문에 정책연구 과정에서도 그러한 고민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피해자는 물론 대응하는 주체들도 굉장히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에서 소통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연방재난관리청(FEMA) 내부에 재난 갈등에 대한 중재와 관리를 할 수 있는 전담 부서 ‘ADR(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대안적 분쟁 해결)’을 두고 있을 정도다. 협업에 대해선 갈등관리 차원으로 접근하면서 좀 더 심도 있게 제도화하고 정책을 만들어가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재은

거버넌스가 등장한 배경을 살펴보면 시장의 역할 때문이다. 과거 중세 봉건시대에는 시장이 국가 통치의 구성 주체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민주주의 사회로 전환되면서 거버넌스 구조 속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위기관리를 보면 이 거버넌스 구조에서 시장이 항상 빠져 있었다. 그동안 국가와 시민사회 영역에서는 안전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위기관리·재난관리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해왔는데 시장은 숨죽이고 있었다. 왜냐하면 자칫 불필요한 소모성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시장의 참여가 불가피해졌다. 법·제도적으로는 거버넌스에서 국가와 시민사회, 시장 부문의 공조가 가능한 협력적 틀이 갖춰질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거버넌스 구조는 어디로 가야 할까. 흔히 위기관리에서 예방, 대비, 대응, 복구 등 4단계의 모델이 언급되는데 많은 전문가가 성공적인 대응을 위해 대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 4단계 모두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 그런 점에서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원점에서 틀을 다시 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윤경민

언론은 재난 상황을 보도할 때 재난 피해 장면만 반복해서 내보낸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보도는 지양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정보를 주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방송사에서는 지자체가 확보하고 있는 CCTV 화면을 제공받아 실질적인 상황과 정보를 보여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로선 초상권 침해에 대한 우려로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자극적이거나 흥미 위주의 보도보다는 의미 있는 시도가 아닐까 한다. 4.16 세월호 참사 때 기억하시겠지만 흥미 위주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이러한 보도가 계속 이어졌다. 언론의 태도에 대해 자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또 다른 세월호 참사 발생을 막기 위해 어떤 예방과 대비가 필요한지에 집중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재난 취약계층을 향한 실질적인 대책은

“사람과 공동체 회복에 관심이 필요한 시점”
오윤경 선임연구위원

“회복탄력성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해야”
이재은 교수

“취약계층 삶의 질 살피는 지원 필요”
윤경민 보도국장

문명재

대형화·다양화되고 있는 재난이 취약계층에 더 가혹하다는 지적도 있다. 재난안전 취약계층이 보다 안전한 삶을 영위하고 안전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려면 어떠한 안전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고견 부탁드린다.

오윤경

우리 사회에서 재난 불평등 이슈와 관련한 논의가 많이 성숙하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다만 정책은 어떤 대상을 목표로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좀 더 세밀하게 정책 방향성을 확립해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같은 재난이라도 취약계층이 더 큰 피해를 보고 삶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재난관리 정책은 시설 복구에 방점이 찍혀 있어 사람의 회복에는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일정 수준의 지원금을 주고 스스로 이겨내도록 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사람과 공동체의 회복을 강조하는 관점이 더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조직개편을 통해 재난안전관리본부의 재난복구지원국을 별도 국으로 독립시켰는데 이를 계기로 복구 정책의 변화와 발전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재은

과거에는 시설 복구, 도로 복구 등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사람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 이제 재난관리,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논의는 이론적으로도 변화가 생겨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재난관리 연구는 취약성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돼왔다. 취약계층에 대한 논의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공평성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소득수준, 자산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지원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가난한 사람 입장에선 돈을 안 줘도 될 사람들까지 왜 똑같이 주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그래서 이제 취약성을 낮추는 방식이 아닌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프랑스의 경우 재난 피해 시 지원금 대신 앞으로 먹고살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준다. 예를들어 어촌에서 태풍 피해를 보게 되면 일회성으로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어업 행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배를 한 척 마련해주는 식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도 정의로운 복구 차원에서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윤경민

일본은 목조주택이 많아 동일본 대지진 때 쓰나미 피해로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해변의 주택들이 사라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로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이 사망한 사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분들이 반지하가 좋아서 사는 것이 아니라 소득이 낮기 때문에 월세나 전세가 싼 곳을 찾다 보니 그곳에서 살게 됐을 것이다. 그런 분들을 지상으로 올라오게 하려면 결국 재정적 지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농업인들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다. 농촌에는 고령자가 많은데 그중에는 에어컨 시설을 갖추지 못한 가구가 많다. 그런 분들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취약계층을 위한 재난안전 비용을 국민세금으로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향한 국책연구기관의 노력

“기관 간 공동연구와 협업 활성화되어야”
오윤경 선임연구위원

“지역 현실에 맞는 연구지원 뒷받침되어야”
이재은 교수

“실질적인 재난대응 정보 주는 연구 이뤄져야”
윤경민 보도국장

문명재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소관 국책연구기관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책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기관들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제언 부탁드린다.

오윤경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연구기관 중에도 재난과 관련해 장기간 지속해서 연구하는 기관들이 있다. 안타까운 점은 항상 재난이 발생한 뒤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면 예산이 늘어나지만, 사회적 관심이 떨어지면 지원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기관장이나 정부가 그 필요성을 강조하면 연구가 활성화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국책연구기관에 몸담고 있는 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연구가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진행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면 한다. 또한 재난안전 연구는 기술공학적인 부분의 관점과 정책적 관점이 결합할 때 좀 더 좋은 정책대안이 나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관 간 공동연구와 협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이 이어졌으면 한다.

이재은

이제 우리의 위기관리 연구 틀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지방정부마다 맞닥뜨리는 위기의 유형과 상황이 다르고 인구구조, 산업구조도 다르다. 그러다 보니 몇몇 국책연구기관이 연구를 도맡는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따라서 각 지역대학이 관련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어줘야 한다. 예를 들면 국립재난안전연구원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17개 광역시·도에 있는 대학 연구소에 지원해주고 그 지역의 현실을 반영한 대책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그런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연구회와 소관 연구기관들이 전국의 위기관리, 재난관리 연구를 네트워킹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해주면 지역 특성에 맞는 재난안전 연구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윤경민

국민이 쉽게 재난안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연구가 이뤄졌으면 한다. 예를 들어 산사태의 발생 징후는 무엇인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피할 수 있을지, 자동차가 침수되면 어떻게 탈출할 수 있는지 등을 연구하고 그 결과를 소상하게 알려주면 좋겠다. 재난이 닥쳤을 때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수준의 정보가 널리 공유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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