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생각  

Busan is Ready! Are we Ready?

홍일표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  2023 봄호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연구회가 진행하는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의 일환이었습니다. 작년에는 나로우주센터,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극지연구소 등 과학기술 현장을 주로 방문했습니다. 올해부턴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합니다. 연구회 소관 국책연구기관 대부분이 세종에 모여 있지만 부산, 울산, 진천, 나주, 서울에도 있습니다. 가능하면 이들 지역을 직접 찾아 현안에 대해 듣고, 협업을 도모하기로 했습니다(물론 다른 지역도 포함될 예정입니다). 연구회와 국책연구기관은 앞으로 ‘국제협력’의 확대뿐 아니라 ‘지역 협업’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첫 번째가 부산이었습니다.

“Busan is Ready”라는 슬로건을 부산 곳곳에서 볼 수 있었고, 조찬 간담회 내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간담회에는 부산시 경제부시장님, 부산연구원장님, 부산산업과학혁신원장님, 동명대와 영산대, 해양대 총장님 등 부산 정책지식 생태계를 대표하는 분들이 많이 함께하셨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지역 현안은 역시 ‘2030 부산월드엑스포’의 유치 성공이었습니다. 엑스포 개최 필요성과 가능성, 준비 정도와 향후 계획이 상세히 설명되었고, 협조 요청 또한 이어졌습니다. 연구기관장님들도 유치 성공을 위한 역할과 제안은 물론, 유치부터 개최까지 기간, 나아가 개최 이후까지 필요한 국제협력과 지역 협업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쏟아내셨습니다. ‘부산’을 넘어 국가적이고 전 지구적인 차원의 현안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부산 이전 국책연구기관에 되묻게 되었습니다. “Are we Ready?”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님과의 인터뷰는 그 질문과 요청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홍릉에 다녀왔습니다. 세계적 수학자인 최재경 고등과학원 원장님께 포커스 칼럼을 요청드렸을 때 받을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흔쾌히 수락해주셨고, ‘가치의 간척사업’과 ‘수학적 공간 확장’을 주제로 멋진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최고 지성의 고민과 제안을 직접 듣고자 찾아간 곳이 홍릉이었습니다. 고등과학원 정류장 한 코스 전에 일부러 내렸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있었고 조금 걸으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있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을 지나 고등과학원(과 카이스트 경영대학)이 있었습니다. 그 주위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산업연구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KDI 건물은 이제 한국경제발전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제발전 역사’의 전시 내용에서 국책연구기관의 존재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조금 놀랐고, 많이 아쉬웠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의 ‘역할’을 고민한다면 그것의 ‘역사’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개별 연구기관들의 역사를 넘어 ‘국책연구기관 전체’의 역사는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것입니다. 연구회 체제 25년의 역사가 정리되지 않은 것을 자책했는데, 그 앞선 시대에 대한 ‘총체적 기록’도 없음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요즘 ‘대덕특구 50주년 행사’가 한창입니다. ‘공간의 역사’로 ‘주체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간척’과 ‘확장’만큼 중요한 ‘발굴’과 ‘복원’이 홍릉을 시작으로 한 국책연구기관의 ‘역사적 공간’에 필요합니다. 올해 계획된 ‘경제개발 60주년’ 기념전시에 국책연구기관의 역할과 존재가 담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의 ‘지역’ 일정에 홍릉과 대덕도 포함하려 합니다. “Are we Ready?”라는 질문에는 ‘준비(ready)’뿐 아니라 ‘우리(we)’가 누구인지도 묻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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