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1   미래사회 이슈에 집중하는 유럽의 싱크탱크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러시아 싱크탱크

제성훈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 교수 2022 여름호
2017년 6월 개최된 「프리마코프 독회」 중 ‘러시아와 미국 – 제한된 대치 또는 잠재적 파트너십’ 회의

러시아의 공공·정부 지원 싱크탱크 중심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학술연구를 관리·수행하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RAS)가 존재한다. RAS에는 현재 13개 분과와 3개 지부에 걸쳐 700여 개 이상의 연구기관이 소속되어 있다. 이와 함께, 국립대학 기반의 싱크탱크로서 외무부 산하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의 국제연구원(IIS), 국립고등경제대의 유럽·국제학종합연구센터(CCEIS) 등이 있고, 정치엘리트 또는 정부부처가 후원하는 싱크탱크로서 전략연구센터(CSR), 러시아국제문제위원회(RIAC) 등이 있다.
한편 민간 싱크탱크는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뉘는데 ① 친서방·반정부적 성향의 카네기모스크바센터, ② 국제기구 및 국가기관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러시아경제대의 경제·금융연구센터(CEFIR), 가이다르경제정책연구원, 경제전문가그룹(EEG), ③ 시민사회를 기반으로 하여 공공정책 결정 또는 입법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독립사회정책연구원(IISP), 도시경제연구원(IUE), 독립사회연구센터(CISR) 등이 대표적이다.

<표> 러시아의 분야별 주요 싱크탱크

러시아 각 분야의 싱크탱크를 담은표로, 분야, 기관명, 설립연도, 주요 연구분야로 구성
분야 기관명 설립연도 주요 연구분야
경제·산업·기술및외교 안보 러시아과학아카데미프리마코프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원 1956
  • 유럽, 아태, 탈소비에트지역 동향 분석
  • 전략적 안정성 및 군비통제
  • 세계 에너지 시장 동향 분석
  • 글로벌 전망
사회·교육·노동 러시아과학아카데미사회학연구원 1968(소련과학아카데미 구체사회연구원으로 설립)
  • 교육 혁신 및 인적 자원개발
  • 인구정책
  • 지방의 사회 그룹형성과정
  • 국가 프로젝트 수행관련 행정 기관 활동평가
  • 디지털 전환
국토·환경·에너지 등인프라 러시아과학아카데미에너지연구원 1985
  • 세계 에너지 개발 전망
  • 에너지 효율성 및신기술
  • 에너지 콤플렉스의지속 가능성
  • 에너지 부문 디지털전환
  • 에너지 시장 통합
행정·거버넌스 및경제·산업·기술 러시아정부 산하분석센터 1959(소련 국가계획위원회산하 전산센터로 설립)
  • 부문별 정부 정책 분석및 전망
  • 데이터 관리
  • 인공지능
  • 디지털 경제
  • 정부 프로젝트통제·감독

서방 국가와 다른 학문체계의 전통

러시아의 싱크탱크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독립성을 가지고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기보다는 주로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책 생산·평가에 참여하고 있다. 둘째, 학문 분야를 초월하여 학제적 차원에서 정책 지향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역시 러시아가 서방 국가와 다른 학문체계의 전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의 공식 이데올로기였던 맑스·레닌주의는 철학(변증법적 유물론과 역사적 유물론), 정치경제학, 과학적 공산주의라는 상호연계된 세 개의 학문 분야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또한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은 계획경제를 국가 운영의 기본적인 원칙으로 인식하였다. 그 결과 러시아의 학문체계에서 정치학과 경제학, 경제학과 행정학은 비교적 최근에 분리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엄격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러시아의 주요 싱크탱크는 연구 활동 차원에서 학제적 연구 수행을 통해 정책 대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국제저명학술지 발간을 통해 관련 학계의 연구 경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사회학연구원(IS)은 사회학 및 정치학 분야 Scopus 또는 Web of Science CC 등재 학술지 3종을 발간하고 있다. 이 밖에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정책적으로 필요하고 정부의 행정·거버넌스 혁신의 기반이 되는 연구를 수행한다.

산학협력, 공동연구, 전문가 회의 등 활발한 네트워크 활동

러시아의 주요 싱크탱크는 다양한 네트워크 활동을 하고 있다. 첫째, 적극적인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의 활동을 학술·전문적으로 지원하면서 정부 예산과 별도로 민간으로부터도 재정적 지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극동지부 경제연구소(ERI)는 러시아의 주요 에너지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 결과는 물론,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둘째, 독립적인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 및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통해 유용한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연구성과의 사회적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IS의 경우, 러시아의 저명한 연구기관 및 여론조사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업을 하고 있다. 셋째, 대학 또는 다른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석· 박사학위 과정을 운영하여 전문가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IS는 주요 사회학 연구기관을 통합한 연방학술·연구사회학센터의 학술·교육센터를 통해 충분한 교육 수요를 확보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판단된다. 넷째, 정·관계 핵심 엘리트가 대거 참여하는 국제적 차원의 전문가 네트워킹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세계경제·국제관계의 주요 현안에 대한 러시아의 시각을 전달하면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기사는 어떠셨나요?
이 기사에 공감하신다면 ‘공감’버튼으로 응원해주세요!

독자 여러분께 더 나은 읽을거리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공감’으로 응원하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