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99년 연구회 체제”를 넘어 - 지역 협업을 선도하는 일본 싱크탱크 전문가 기고

지역 과제 대응 위한 日 정책연구대학원대학의 교육과 연구

다카다 히로후미日 정책연구대학원대학(GRIPS)  부학장 2023 봄호

정책연구대학원대학(National Graduate Institute for Policy Studies, 이하 GRIPS)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학부가 없고 대학원의 교육과정만 운영하는 일본 국립대학이다. 1997년 10월에 설립되어 작년에 25주년을 맞이한 곳으로,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의 현실에 맞는 정책을 연구하며 주로 정부나 공공 부문에 근무하는 행정관을 대상으로 교육한다. 학생 수는 363명이며, 그중 유학생은 전체의 61%(222명)를 차지하고 있다. 학생들의 출신 지역은 일본을 포함해 전 세계 56개국에 이른다. 한편 교원들 역시 전임 교원의 4명 중 1명 이상이 행정 실무 경험이 있으며,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했고, 4분의 1 가까이가 외국인 교원이라는 점 등이 특징적이다.

세계적인 정책 전문가 양성을 위해

GRIPS는 1997년 설립되었지만, 그 전신은 1977년에 건립된 사이타마(埼玉)대학교 대학원의 정책과학연구과(Graduate School of Policy Studies, GSPS)다. GSPS는 학부 단계의 교육 프로그램이 없는 이른바 ‘독립 대학원’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행정 경험에 기반한 명확한 문제의식을 가진 중견 전문가 직원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이에 독특한 학풍이 형성되어 일본의 정책연구를 이끌어왔다. 45년의 역사를 통해 이곳을 거친 학생들은 총 5,723명에 이르며, 그 네트워크는 120여 개국과 지역을 망라하고 있다. 이처럼 향후 세계 각국의 지도자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들이 함께 배워나가는 환경과 졸업생 네트워크의 넓이와 깊이는 이곳만의 특색이자 강점 중 하나다.

GRIPS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 하나는 미래 지도자가 될 정책 전문가 양성이다. 이를 위해 전문 지식 습득은 물론 풍부한 정책 기획력을 함양함으로써 과연 무엇이 정책 과제인지를 찾아내고 그 해결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구상할 힘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 번째는 첫 번째와 관련하여 학술적인 정책연구를 촉진하는 것이다. 진정한 정책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과제를 응용문제로서 다룰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하나의 전문 분야만 배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복수의 학문 분야에 걸친 지식과 이해를 토대로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 번째는 세계적인 정책연구·교육 거점의 형성이다. 매년 50여 곳이 넘는 국가와 지역에서 온 유학생들은 향후 각 나라와 지역의 지도자로서 민주 정치 및 발전과 고도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GRIPS의 연구·교육은 국제 수준에 적합한 시스템 및 환경을 확보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유연한 프로그램 운영

GRIPS에서는 새로운 정책 과제에 맞는 다양하고 유연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존 학문 영역의 틀을 뛰어넘는 커리큘럼을 정비해 교육하고 있다. 현재 GRIPS에서는 30개의 프로그램·과정을 시행하고 있는데, 그중 지역에서의 정책 능력 발전 및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정책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역 정책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대상은 향후 훌륭한 제너럴리스트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지방자치단체의 젊은 직원들이다.

GRIPS의 다양한 석사과정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지역 정책 과정 역시 1년 과정의 커리큘럼을 준비 중이다. 학생들은 각자의 주제에 대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석사논문(정책보고서)을 작성한다. 이러한 커리큘럼은 정책 전문가로서 필요한 능력을 습득하게 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에서 중앙 부처의 행정관을 능가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덧붙여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여 영어로 실시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최신 지방행정 이론과 일본의 실무교육을 통해 아시아나 중부 유럽 국가 등에서 지방행정을 담당하는 지도적이고 중추적인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School of Local Governance’ 학생 중 대부분은 각 나라에서 내정을 담당하는 중앙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앞으로 지방행정 분야의 리더로서 활약이 기대되는 인재들이다.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방의 프로젝트

지방공공단체 금융기구와의 연계를 통해 인구 감소 등 사회구조의 변화 속에서 지방세 재정의 존재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프로젝트를 2021년도부터 실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낮은 출생률에 의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일본은 인구 감소 국면에 들어간 지 이미 15년이 지났다. 이러한 상황은 사회보장이나 공공 인프라 관리 등의 측면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과제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향후 지방자치단체가 이에 대해 올바른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지방행정과 재정에 관한 새로운 구상과 식견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모든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공공단체 금융기구, GRIPS가 연계하여 조사·연구 및 교육하는 프로젝트를 5개년 계획으로 실시하고 있다.

교육적인 면에서는 앞서 말한 지역정책 과정의 과목인 ‘지방재정 특수론’을 총무성과 협력하여 강의하고 있다. 지방세 재정에 관한 최신 지식 및 실례 등에 대한 교육을 통해 지방행정과 재정 운영 본연의 방향성에 대해 더 깊은 인식과 실천적인 사고 능력을 기르고 있다. 또한 조사·연구를 통해서는 지방재정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끄는 연구회를 만들어 먼저 지방 재정과 밀접히 관련된 교육과 인적자원 양성 분야를 다루고, 구미 선진국들(스웨덴·덴마크·독일·프랑스·미국)과의 비교 및 심도 깊은 논의와 고찰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도에는 연구성과를 정리하는 동시에 2024년도 이후의 테마를 검토할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의 진전이나 포스트코로나의 사회경제를 포함해 지방자치단체의 경영이나 행정 서비스 제공을 앞으로도 어떻게 지속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연구를 구상 중이다. 또한 지역의 활력을 어떻게 유지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각 지역의 미래 변화를 전망하면서 여러 과제에 대한 대응을 정확하게 강구해나갈 수 있도록, GRIPS에서는 앞으로도 이러한 교육이나 연구를 더욱 확충·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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