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를 위한 제언  

소년을 보호하라 - “위기의 청소년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김성은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기획실  연구위원 2023 여름호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은 정책 결정자의 공공리더십 함양을 위하여 2018년부터 2023년 7월 현재까지 총51회에 걸쳐 개최되었다. ‘혁신과 포용의 공직 리더십 확산’을 목적으로, 성공적인 리더십 실천사례의 발굴과 확산을 통해 공공기관 지도자들의 정책공론장 형성을 강조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국가전략을 지역에서 지역과 함께 논(論)한다’를 추진 방향으로 더하여 지역과 현장의 혁신·포용·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연사를 섭외해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3일(월) 세종에서 개최된 ‘제51차 세종국가리더십포럼’에서는 청소년 비행 및 범죄와 관련하여 오랜 기간 법원에서 판결을 집행해왔을 뿐 아니라 지역, 나아가 전국적인 청소년 보호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현직 판사를 강연자로 초청하였다. 이날 포럼을 통해 청소년 범죄와 보호에 관현 현안을 듣고, 범국가적인 노력에 대하여 논의하는 자리가 되었다. 제51차 세종국가리더십포럼의 현장을 아래와 같이 정리 및 소개한다.

소년법은 교정을 가로막는가

제51차 세종국가리더십포럼 강연자로 나선 천종호 대구지방법원 판사는 촉법소년과 소년법, 형사법적 제재(처벌)에 관한 우리 사회의 오랜 ‘편견과 오해’를 서두로 강연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형법에서는 14세 이상을 형사성년자로, 14세 미만을 형사미성년자로 구분하고 있다. 법에 따라 청소년, 미성년자, 연소자 등 용어는 다르지만 각각의 법령에 바탕하여 권리를 제한하거나 대상을 보호하도록 하는 일정한 연령 기준을 두고 있다. 민법에 따른 결혼, 청소년 보호법에 따른 음주나 담배 구입, 선거법에 따른 투표권 등이다. 형사미성년자의 구분을 14세로 두고 있는 형법도 형사적 성년 여부를 기준으로 형사법에 따른 처벌을 내린다. 즉 14세 미만은 형사미성년자로 형사법에 따른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 한편 소년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환경 조정과 품행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소년법에 따르면 14세 미만에 해당하는 촉법소년에 대해서도 1호(감호 위탁)부터 10호(장기 소년원 송치)까지의 처분을 결정할 수 있다. 천종호 판사는 이 지점에서 상위법에 해당하는 형벌에서 14세 미만에 형벌을 금지하고 있으나 소년법이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 근거가 되고 있다며, 소년법 폐지는 오히려 촉법소년에 관한 처분의 근거를 폐지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촉법소년에 대한 3대 오해 ‘소년법을 폐지하면 촉법소년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내릴 수 있다.’, ‘촉법소년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 ‘우리나라 촉법소년 연령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등이 해소되기를 희망했다.

천종호 판사는 사단법인 만사소년(mansaboy.com)을 통해 위기청소년 회복 및 자립을 위한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교정시설과 보호기관 부족

소년법에 의한 처분이 경하다는 인식은 송치기간에 제한을 두면서 시작된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소년법 제33조(보호처분의 기간)에 따르면 10호 장기 소년원 송치와 5호 장기 보호관찰의 경우에도 기한은 최대 2년이다. 천종호 판사는 기간 제한이 교정시설과 보호기관 부족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년교도소는 김천 한 곳에 불과하고 7호 이상 처분을 받을 시 송치되는 소년원은 전국 10개뿐이다. 1호 처분을 받은 청소년을 감호할 수 있는 곳은 전국 19개소와 기타 민간시설이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년교도소가 한 곳이다 보니 여자 청소년을 수용할 교도소는 없으며 각지의 범죄 청소년을 한 시설에 모으는 데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결과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소년교도소 7곳, 소년원 52곳, 1호 처분 시설인 아동자립지원시설은 58개에 달한다. 각 현마다 시설이 위치하는 셈이다.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도 사회 안정과 교정·교화를 위하여 예외 없이 격리하는 것이 사회 안정과 국민의 양형감각에도 부합하는 방향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정시설 증설과 적절한 기간의 격리 조치가 가능해야 한다.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들

천종호 판사가 겪은 위기청소년은 높은 폭력성, 관계 맺기의 어려움, 정직함이 결여된 경우가 많았다. 영양불균형과 생활규칙의 부재로 신체 건강도 좋지 않았고 빈곤과 폭력, 보호자 부재, 방임과 학대 등 가정과 이웃의 환경도 그들의 성장·발달에 위험요소였다. 정서적인 불안정과 사회경제적 자본의 부재, 인지적·신체적 약점들은 이들을 좌절하게 만들었고 학교와 사회 적응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직접 마주하며 한 명 한 명의 순수함과 희망도 보았다. 천종호 판사는 2010년 사법형그룹홈인 청소년회복센터 1호를 개소하는 데 앞장서며 현재까지 위기청소년 보호와 지원 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청소년복지 지원법에 근거를 마련하여 국가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청소년회복센터는 청소년의 재비행률을 낮추고 가정과 유사한 정서적 경험을 제공하여 상처와 치유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렇지만 운영의 어려움으로 시설의 수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위기청소년을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시키는 데에는 사회 여러 부문의 품이 많이 드는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한 명을 바른 사회 일원으로 키워낼 때마다 우리 사회가 자칫 지불했어야 했을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키는 것이며 청소년에게는 새로운 삶의 기회를 열어주는 것임에도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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