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책지식 생태계' 탐구  

공공 부문 싱크탱크가 주도해온 대한민국 정책지식 생태계

장승규전 한경비즈니스  편집장 2022 여름호

한경비즈니스 선정 「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2008~2019) 재구성

경제주간지 한경비즈니스는 국내 싱크탱크의 지형도를 그리기 위해 기획기사로 2008년부터 2020년까지(조사연도: 2008년~2019년) 12회에 걸쳐 「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를 선정하는 작업을 하였다. 2008년 첫 조사에서는 경제·산업, 정치·사회, 외교·안보, 여성·노동, 과학·기술, 환경 등 총 6개 부문으로 나누어 선정했으나, 2018년에는 여성·노동과 환경 부문을 정치·사회 부문으로 통합하여 최종적으로 경제·산업, 정치·사회, 외교·안보 세 부문의 100대 싱크탱크를 선정하였다. 선정은 부문별 교수 및 연구원 등 전문가에게 대외적 영향력, 연구보고서의 질, 연구 인력의 역량 등 3가지 평가항목에 대한 항목별 최고의 싱크탱크를 순서대로 10개씩 답하도록 한 뒤 합산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2008년 기준 100대 싱크탱크에는 경제·산업 40곳, 정치·사회 20곳, 외교·안보 10곳, 여성·노동과 과학·기술, 환경 부문 각각 10곳이 포함됐으나, 2018년 이후 100대 싱크탱크에는 경제·산업 40곳, 정치· 사회 40곳, 외교·안보 20곳이 포함됐다.
이번 호 「‘대한민국 정책지식 생태계’ 탐구」에서는 10여 년 간 진행된 한경비즈니스의 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싱크탱크의 영향력 변천 추이를 살펴본다.

경제·산업 부문: 한국개발연구원, 산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의 강세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최초 기업연구소인 삼성경제연구소가 4년 연속 1위를 유지했으나, 이후 2012년·2013년 2위, 2014년 3위, 2015년 5위 등 하락세를 보였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개발연구원이 8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영향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특히 2019년 한국개발연구원은 3가지 항목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종합점수도 2,000점대를 넘기며 2위와 큰 점수 차이를 보였다.
한국개발연구원과 함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또한 경제·산업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였다. 산업연구원은 2008년 6위, 2009년 3위, 2010년 4위 등 꾸준히 상위권을 기록하였으며, 2019년에는 한국개발연구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또한 2014년·2015년·2017년·2018년 총 4회에 걸쳐 2위를 기록하였다. 이어 한국은행을 대표하는 학술연구 조직인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2013년·2014년·2015년 6위, 2017년·2018년 4위, 2019년 3위를 기록하며 영향력에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LG경영연구원(前 LG경제연구원)은 2008년 3위, 2009년·2010년 5위, 2011년 3위를 기록하며 5위권 내에 포함되었으나, 2012년 6위, 2013년·2014년·2015년·2016년 7위, 2017년 8위, 2018년·2019년 7위에 머무르며 하락세를 보였다.

<표 1> 경제·산업 부문 국내 싱크탱크

경제·산업 부문 국내 싱크탱크의 연도,1순위,2순위,3순위 테이블입니다.
연도 1순위 2순위 3순위
2008 삼성경제연구소 한국개발연구원 LG경제연구원
2009 삼성경제연구소 한국개발연구원 산업연구원
2010 삼성경제연구소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11 삼성경제연구소 한국개발연구원 LG경제연구원
2012 한국개발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2013 한국개발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한국금융연구원
2014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2015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
2016 한국개발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17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2018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2019 한국개발연구원 산업연구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표 2> 정치·사회 부문 국내 싱크탱크

정치·사회 부문 국내 싱크탱크의 연도,부문,1순위,2순위,3순위 테이블입니다.
연도 부문 1순위 2순위 3순위
2008 정치·사회 한국교육개발원 한국행정연구원 한반도선진화재단
여성·노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여성노동연구소
환경 한국환경연구원 국립환경과학원 삼성지구환경연구소
2009 정치·사회 한국교육개발원 희망제작소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
여성·노동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고용정보원
환경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연구원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2010 정치·사회 희망제작소 한국교육개발원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
여성·노동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고용정보원
환경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연구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2011 정치·사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여성·노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고용정보원 한국노동연구원
환경 국립환경과학원 삼성지구환경연구소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2012 정치·사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
여성·노동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환경 한국환경연구원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2013 정치·사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행정연구원
여성·노동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한국고용정보원
환경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연구원 국립산림과학원
2014 정치·사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여성·노동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한국고용정보원(공동 2순위)
환경 한국환경연구원 국립산림과학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2015 정치·사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여성·노동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한국고용정보원
환경 한국환경연구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국립환경과학원
2016 정치·사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서울연구원
여성·노동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한국고용정보원
환경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연구원 국립수산과학원
2017 정치·사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여성·노동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환경 국립환경과학원 국립농업과학원 한국환경연구원
2018 정치·사회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2019 정치·사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정치·사회 부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의 활약

정치·사회 부문에서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연구기관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008년·2009년 1위, 2010년·2012년·2013년·2014년 2위, 2015년·2017년 3위를 기록하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연속 1위를 기록하였다. 한국행정연구원 역시 2008년 2위,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2위를 차지하였다.
여성·노동 부문에서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1위를 휩쓸었다. 2017년 이전까지 10회의 조사 결과 중 한국노동연구원이 8회,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회 1위를 기록하였다. 특히 한국노동연구원의 경우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 연속 1위를 차지하였다. 환경 부문에서는 국립환경과학원과 한국환경연구원이 우세를 보였다. 2017년 이전까지 10회의 조사에서 국립환경과학원은 2009년·2010년·2011년·2013년·2016년·2017년 총 6회에 걸쳐 1위를 기록하였으며, 한국환경연구원은 2008년·2012년 ·2014년·2015년 총 4회에 걸쳐 1위를 기록하였다.
한경비즈니스는 여성·노동과 환경 부문의 조사 대상과 응답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로 설문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정치·사회, 여성·노동, 환경의 세 부문을 2018년부터는 정치·사회로 통합 조사하였다. 통합 이후 선정된 2018년 조사에서 1위는 한국노동연구원, 2위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었으며, 2019년 1위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위는 한국노동연구원이었다. 반면에 통합 이후에는 환경 부문 싱크탱크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2017년 환경 부문의 1위를 차지했던 국립환경과학원이2018년 정치·사회 부문 24위를 기록하였으며, 2017년 환경부문 2위를 기록한 한국환경연구원이 유일하게 8위로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나 2019년 12위로 하락하였다.

외교·안보 부문: 외교안보연구소,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원의 BIG 3 구도

외교부 국립외교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외교안보연구소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이며, 한경비즈니스가 100대 싱크탱크를 선정한 첫 해부터 마지막 해까지 12년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였다. 외교·안보 분야 최고의 민간 연구소인 세종연구소와 ‘남북관계’에 특화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였다.
세종연구소는 2008년·2009년·2011년·2014년·2018년 총 5회 2위를 기록하였으며, 통일연구원은 2010년·2012년·2013년·2015년·2016년·2017년·2019년 총 7회 2위를 차지하였다. 그밖에 한국국방연구원은 2008년 4위, 2009년 3위, 2010년 4위를 기록하였고, 최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4위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위권에 진입하였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또한 2008년 7위, 2009년 5위를 차지한 후 2018년 6위, 2019년 5위 등 꾸준히 10위권 내에 자리하였다. 아산정책연구원의 경우 2008년 17위, 2009년 16위 등 2011년까지 10위권 밖에 있었으나, 2012년부터 10위권에 진입하면서 2016년 4위, 2017년·2018년 5위, 2019년 6위를 기록하였다.

<표 3> 외교·안보 부문 국내 싱크탱크

외교·안보 부문 국내 싱크탱크의 연도,1순위,2순위,3순위 테이블입니다.
연도 1순위 2순위 3순위
2008 외교안보연구소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원
2009 외교안보연구소 세종연구소 한국국방연구원
2010 외교안보연구소 통일연구원 세종연구소
2011 외교안보연구소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원
2012 외교안보연구소 통일연구원 한국국방연구원
2013 외교안보연구소 통일연구원 세종연구소
2014 외교안보연구소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원
2015 외교안보연구소 통일연구원 한국국방연구원
2016 외교안보연구소 통일연구원 세종연구소
2017 외교안보연구소 통일연구원 세종연구소
2018 외교안보연구소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원

「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 미니 인터뷰

Q「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 작업을 시작한 취지는? 싱크탱크를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지? 이를 통해 알리려 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A2008년 우리나라 지식 생태계의 전체적인 지도를 그려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에 대해 정책 대안을 내는 싱크탱크에 주목했죠. 분야별로 활동 중인 싱크탱크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또 잘하는 곳이 어디인지 평가하면 좋은 참고자료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싱크탱크들도 더 분발하는 계기도 될 수 있고요. 어느 나라나 싱크탱크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선진국에는 예외 없이 훌륭한 싱크탱크가 있습니다. 중국 등 신흥국들도 싱크탱크 경쟁에 뛰어들고 있죠. 갈수록 사회 문제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싱크탱크의 역할은 그만큼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도, 기후변화도, 외교도 강력한 싱크탱크 생태계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위기극복이 불가능합니다.

Q앞으로 이와 같이 싱크탱크 조사를 할 경우,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지 조언하신다면?

A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는 전문가 설문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일종의 전문가 대상 인식 조사죠. 그러다 보니 싱크탱크의 역량을 객관적인 수치로 평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가령 박사급 연구 인력의 수, 보고서 발간 건수 같은 것들이죠. 전문가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설문을 받는 것도 힘든 일이었고요. 언론인용 빈도를 평가에 반영하는 걸 여러 번 고민했지만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오래전 미국에서 언론인용지수를 기준으로 싱크탱크를 평가하는 곳이 있었는데, 한두 번 하고 중단됐습니다. 새로 싱크탱크 조사를 한다면 이를 반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사 데이터베이스 확보, 인용 맥락 분석 등 난제가 있지만 언론인용 지수가 싱크탱크의 영향력을 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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