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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제1차 AURI 건축도시포럼 축사(2021년 4월 23일(금))
  • 작성일시2021-04-23 09:00
  • 조회수565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정해구입니다. 


  우선 「주택정책에서 주거문화정책으로」라는 주제로 오늘 개최되는 건축공간연구원(AURI)의 건축도시포럼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오늘 행사를 마련해주신 박소현 건축공간연구원 원장님, 그리고 바쁘신 와중에도 이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축사를 해주시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오늘 포럼의 발제와 토론에 참여해 주신 학계와 민간 분야의 전문가 여러분들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거 개념은 다음과 같이 세 종류의 서로 다른 의미와 내용을 지니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첫째는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으로서의 주거입니다. 둘째는 적어도 인간적 삶을 보장하기 위한 복지로서의 주거입니다. 셋째는 개성 있고 품위 있는 삶을 향유하기 위한 문화로서의 주거입니다.


  이와 같이 서로 다른 의미와 내용을 지닌 주거 개념은 현재 한국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을까요? 다 아시다시피, 상품으로서의 주거 개념이 가장 지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토지와 아파트를 통하여 이익을 창출하려는 욕망이 난무하고,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기까지 불사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복지로서의 주거 개념은 매우 취약합니다. 상품으로서의 주거 개념이 지배적이다 보니, 복지로서의 주거 개념은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물론 근래에 들어 복지적 성격의 공공 주택이 다수 공급되고 있지만, 그것은 수요에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주로 주거 약자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주거 빈곤의 낙인 효과를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주거 현실이 뿌리내린 것은 우선 근대화 과정에서 초집중의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아파트 물량 공급을 통해 대규모 주거 수요에 대처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이 같이 공급된 아파트는 그것이 투기의 대상으로 되면서 또는 경기 부양의 수단으로 동원되면서 상품으로서의 주거 개념이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오늘 토론회 주제는 ‘주택정책에서 주거문화정책으로’입니다. 저는 이 주제 자체가 오늘 토론회의 문제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주거는 생존 수단에 그치거나 욕망 추구의 수단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제 주거는 양적인 차원의 삶을 넘어, 질적인 차원에서 우리 삶 자체를 한 단계 더 고양시키는 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물량 중심의 주택정책은 개성과 품위를 갖춘 주거문화정책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위기는 집에 머무는 시간을 증대시켰습니다. 또한 그러한 상황에서 비대면 기술은 재택근무도 가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미래는 집에서 어떤 일도 가능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며, 따라서 주거의 용도와 의미 또한 변화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세상에서 필요한 것은 주택정책이 아니라, 공간과 주택이 어우러지고 여기에 문화가 결합된 주거문화정책이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쪼록 오늘 토론회가 주거문화정책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정 해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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