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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ISSUE&INSIGHT: X이벤트 ①] X이벤트 시리즈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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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INSIGHT: X이벤트 ①] X이벤트 시리즈를 시작하며 대표이미지
  • 발행기관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 연구자박병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주요내용

※ 이번 'ISSUE&INSIGHT'는 'X이벤트'를 주제로 8회에 걸쳐 칼럼이 연재될 예정임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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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2011년 3월 11일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231마일 떨어진 곳에서 규모 9.1의 지진이 발생했다. 역사상 다섯 번째로 강력한 지진으로 인해 30분 만에 133피트 높이의 쓰나미가 일본 동북부 해안선을 강타하여 약 15,899명이 사망했고 2,500명이 실종되었다. 47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121,991채의 건물이 완전히 파괴되고, 약  2,100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설상가상으로 쓰나미가 후쿠시마 제1원전을 손상시켜 방사능 누출을 일으켰다.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 3기의 냉각이 불가능해졌고, 노심도 72시간 만에 녹았다. 2019년 기준 임시주거지에 거주하는 피난민은 5만 2천여 명이며, 2016~2018년 사이에는 10만 명이 영구주거지로 옮겨졌다.


작년 초 중국 우한에서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후 1월 11일에 최초의 사망자가 발생한 지 15개월이 지났다. 4월 6일 현재 전 세계 192개국이 팬데믹에 휩싸이게 되었는데, 세계적으로 1.31억 명이 감염되었으며 286만 명이 사망하였다. 현재 8종류의 백신이 공식적으로 허가되어 전 세계 인구 100명당 8.7명이 접종을 받았다. 하지만 이 백신의 85%가 고소득 및 중상위 소득 국가에서 접종되었고, 백신의 0.1%만이 저소득 국가에서 접종되었다. 우리나라는 총인구의 1.9%가 1차 접종을 받은 상태이다. 



놀라움을 주는 사건들



이런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2007년 금융시장 붕괴, 2010년 아랍의 봄, 2015년 유럽을 흔든 아프리카 난민 사태,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이 그 사례들이다. 이렇게 기존의 사고 범위를 벗어나는 사건들을 X이벤트라고 부른다. 나심 탈레브의 2007년 책 제목에서 나오는 검은 백조(black swan)나 럼즈펠드가 2002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한 기자회견 중에 언급했던 ‘우리가 모르는지를 모르는 것들(unknown unknown)’ 등이 비슷한 사건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엄청난 사회 경제적 손실과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이런 종류의 사건은 최악의 경우에는 문명이나 제국의 쇠락이나 붕괴로 이어지거나 상대적으로 나은 경우에도 오랜 기간 그 흔적을 남긴다. 


이번 팬데믹을 과연 X이벤트로 부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팬데믹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시대가 될 것이다. 보통 7년이 걸리는 디지털 분야의 혁신이 단 7개월 만에 발생했다. 승자와 패자가 더 극명하게 갈리는 기업과 산업 현황, 사회적 격차의 확대, 약자·약소국에 집중되는 피해는 새로운 세계 질서의 시작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러한 사건을 목격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X이벤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어떤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고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이번 시리즈는 이런 논의의 실마리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왜 x이벤트는 다루기 어려운가



(1) 복잡성(complexity)과 불확실성(uncertainty) - 분과적 접근의 한계


복잡계 이론에 따르면 인간 사회는 구성 요소들의 연관관계와 상호작용을 통해 창발 현상이 있고, 구성요소들 사이에 비선형적 상호작용과 되먹임 고리가 형성되어 있으며, 각 구성요소는 스스로 변화하며 끊임없이 적응해 나가는 형태를 보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복잡한 적응시스템(complex adaptive system)이라고 불려진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사례는 정확한 미래 상황에 대한 예측의 근거가 될 수 없다. X이벤트는 과거에 유사 사례가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확률분포곡선을 그릴 수 없다. 사람을 포함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합리성에 바탕을 둔 모델과 미래 예측은 불가능하다. 사회 이슈는 소위 말하는 고약한 문제(wicked problem)로 복잡계 문제로 일부 영역이나 한정된 기간에만 작동하는 해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2) 사회 체계 내 구조적 위험 - 검은 코끼리와 외면


X이벤트는 사건 자체의 희소성에 근거한 놀라움도 있지만, 사건이 초래하는 결과의 놀라움도 포함한다. 이미 여러 번의 과거 사례가 있고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고 판단되었던 사건이지만 의외의 결과도 많기 때문이다. 이를 검은 코끼리라고 부른다. ‘방안의 코끼리’와 ‘블랙스완’을 합친 이 단어는 매우 가능성이 높고 널리 예측되는 사건을 말하지만,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대응을 기피하다가 사건이 일어났을 때 마치 블랙스완처럼 대하는 사건들을 지칭한다. 예를 들어 대기 중 탄소 농도, 해양의 산성화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격차로 인한 갈등, 인종 문제 등이 있다. 이번 팬데믹의 경우도 일종의 검은 코끼리에 가깝다. 많은 전문가들이 팬데믹을 예상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대안을 미루다가 X이벤트가 되어버린 경우이다. 이렇게 모두가 알고 있는 검은 코끼리는 매우 많다. 예를 들어 국제금융 시스템·자금세탁·국제공급망·탄소 기반 에너지 생산·식량 생산의 집중화·데이터 탈취 및 사기·디지털 격차·감시 사회·자동화와 노동·글로벌 거버넌스 등이 있지만 선제적 해결책을 제시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40년간의 사회경제 발전 과정에서 만들어온 제도의 경직성·인구구조의 급변·격차의 확대·산업구조의 노후화 등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검은 코끼리가 될 것이다. 아니, 이미 검은 코끼리로 변화되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3) 민주주의 그리고 단기 성과주의


민주 국가에서 사회가 당면하게 될 미래이슈에 대해 적절한 관심과 투자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어렵다. 정치가에게 다음 세대와 다음 선거 중에서 하나를 고른다면 당연히 다음 선거를 고를 것이라는 워렌 버핏의 말이 있다, 현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를 바라는 유권자의 의견을 정치가가 무시하기는 어렵다.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규범적인 차원에서 미래지향적 사고나 전략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당면한 문제 해결의 필요성과 미래 불확실성에 의한 정책 효과 불확실성으로 단기적인 정치적 이득을 선택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물론 모든 국가나 조직이 단기적 사고에 매몰된 것만은 아니며, 역사적 경험 및 정치적 환경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X이벤트 시리즈의 출발



이번 시리즈는 X이벤트에 대한 관심과 논의를 촉발하고자 기획되었는데, 이 분야의 국내외 최고 전문가의 글 7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글은 엄밀성보다는 관련 이슈의 최신 동향을 소개하는 목적으로 필자를 섭외하였다.


먼저 X이벤트 관련 최고 전문가로 수학자이면서 복잡계연구자인 John Casti 박사의 'X이벤트와 사회의 붕괴'라는 글이 다음 호에 예정되어 있다. Casti 박사는 'X 이벤트 : 복잡성 과학자가 말하는 11가지 문명 붕괴 시뮬레이션(민음사)' 이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그는 X이벤트의 정의, 문명사에서 X이벤트의 역할을 논하면서 한국적 상황에서의 X이벤트도 다룰 예정이다. 다음으로 우리나라의 X이벤트 연구와 실제 사례분석을 담은 '현실이 된 X이벤트의 교훈: KT 화재사고와 코로나19' 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윤정현 선임연구원이 집필한다. 2012년부터 필자와 같이 X이벤트를 연구한 저자의 혜안이 돋보이는 글이다.


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대한민국이 직면할 수 있는 미래의 x이벤트를 담은 '초불확실성 시대의 극단적 사건과 미래전략'을 주제로 글을 작성했다. 서 교수는 초불확실성 시대의 미래전략으로 민첩성(agility)과 복원력(resilience)을 결합한 'Agilience'를 핵심 역량으로 제시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정지범 박사는 X이벤트 대응의 핵심 역량으로 회복 탄력성(또는 강인성, 회복력)을 제시한 글을 쓸 예정이다. 특히 X이벤트 정도의 사건을 사전에 막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 엄청난 자원을 투입하여 사전에 막을 수도 있겠지만, X이벤트의 본질적 속성인 복잡성과 불확실성 때문에 모든 발생 시나리오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사건이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회복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역량 즉 복원력의 사전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 필자로는 오스트리아 Graz 대학의 Brudermann교수와 IIASA 의 Leena Ilmola 박사가 있다. Brudermann 교수는 X이벤트에 직면했을 때 심리적 구조에 대한 논의를 담은 'The psychology of post-fact movements'에 대한 칼럼을 작성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X이벤트에 의해 오래된 구조와 시스템은 불안정해지고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정보의 주요 원천으로 사용한다. 개인의 의사결정은 심리적 전염으로 대체되고, 사실은 의견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Ilmola 박사는 핀란드 연구자로 IIASA에서 시스템 분석(systems analysis)을 연구하고 있다.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의 몰락을 담았던 '핀란드 7가지 X이벤트' 의 연구책임자이기도 하며. X이벤트 관련 국제 연구네트워크인 GXN(global X-network)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Ilmola 박사는 먼저 핀란드 경제부의 요청으로 수행되었던 '코로나19와 경제 시나리오: X이벤트 관점에서'를 소개할 예정이다. 두번째 원고는 방법론에 관한 글이다. 극단적 상황을 상정하는 X이벤트에 대한 적절한 연구방법론이 부족한 상황에서 Ilmola 박사는 시스템 분석(systems analysis) 기법과 툴킷에 대해 소개를 할 예정이다. 이번 X이벤트 시리즈는 패널토론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총 8회에 걸친 원고를 바탕으로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연구와 정책'이라는 주제로 진행할 것이다. 참신하게 시도 해보는 이번 시리즈에 독자 여러분의 참여와 격려를 기대한다.



※ 해당 콘텐츠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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