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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INSIGHT] 기후위기, 일상의 위기Ⅰ : 농업·보건 부문

  • 국가비전과 전략연구
  • 위원회 및 연구단
[ISSUE&INSIGHT] 기후위기, 일상의 위기Ⅰ : 농업·보건 부문 대표이미지
  • 발행기관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 연구자성재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질병대응연구센터장

핵심요약

  • 기후위기가 우리의 일상에 대한 위기임을 인지하고, 농업과 보건 부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부문별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주요내용

성재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2018년 여름철의 극심한 폭염으로 인해 돼지와 닭의 폐사가 크게 증가하였다. 올 여름 긴 장마는 곡류·과수·채소의 생산량과 질이 감소시켰다. 이처럼 농업 생산에서 기상조건은 농축산물의 생산량과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투입 요소인 동시에, 농업인이 통제할 수 없는 농업 생산의 위험 요소이다(참고1). 기상청은 향후 온난화가 지속될 것이며, 이상기후의 빈도와 강도는 증가할 것이라 전망하였다. 이는 안정적인 먹거리 보장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농업부문의 기후변화 적응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효과적인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농업인과 정부의 역할 

농업부문의 기후변화 적응의 주체는 농업인이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이 가지고 있는 공공재적 성격과는 달리 기후변화 적응은 농업인의 농가 경영과 수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농업인들은 기상조건에 맞는 작물을 선정하고 재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구체적으로 주요 농작물의 주산지는 한반도의 온난화에 적응하기 위해  충북·강원 지역 등으로 북상하였다(고2). 강원도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진 고랭지 배추 대신 사과 재배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전남과 경남에서의 애플망고, 바나나 등의 아열대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기후변화 적응에서의 정부의 역할은 농업인들의 합리적 영농 의사결정과 위험관리를 도와주는 것이다. OECD(참고3) 역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시장실패 극복과 공공재 제공으로 한정하였으며, 농업부문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정부의 7가지 역할로서 1) 지식의 생성, 2) 지식의 확산, 3) 외부효과의 보정, 4) 투자에 대한 접근성 확보, 5) 위험 공유, 6) 행정 혹은 규제로 인한 시장 실패 극복, 7) 다양한 이해집단들과 단체들 간의 협력 증진을 제시하였다: 주목해야 할 점은 OECD가 제시한 7가지 원칙 중 대부분이 농업인들의 의사결정과 위험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기후변화와 그 대응 수단에 대한 불확실성이 농업인들의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된 의사결정의 주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농업부문의 기후변화 적응 정책은 농업보험과 기후변화 대응 종자 및 농법 개발·보급을 포함한 R&D사업이 중심이다. 또한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농업기상재해 조기 경보시스템 등을 통해 기후변화 그리고 이상기후와 관련된 정보를 농업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기관이 제공하는 기후 관련 정보와 자료에 대한 농업인들의 접근성은 여전히 떨어진다. 예를 들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시행한 생산자 설문조사(참고4)에 따르면, 응답자의 75% 이상이 이상기후 대응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기후변화 혹은 이상기후 대응 기술 역시 영세화·고령화된 농업인이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지역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지식의 생산과 확산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음을 의미하며, 효과적인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R&D 결과 확산과 적정 기술 개발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기후렌즈(climate lens)를 이용한 농업 정책 수립 필요  

농업 정책 역시 기후변화에 취약할 수 있으며, 기후변화 적응 실패라는 의도치 않은 정책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농업과 같이 기상조건에 큰 영향을 받는 산업의 경우, 농업 정책이 정책 대상자인 농업인들을 기후변화에 더욱 취약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강수량이 부족한 지역에 시설 작물 생산을 지원하거나 품목별 보조금을 줄 경우, 농업인들이 기상조건에 대응하여 작목을 전환할 유인을 억제할 수 있다. 

농업 정책에 기후변화 적응을 고려하는 것을 기후변화 주류화(mainstream)이라 하며, 유럽의 경우, 기후변화 주류화를 통해 농업 정책의 기후변화 취약성을 극복하고 농업부문의 기후변화 적응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구체적으로 2013년 수립된 유럽의회는 기후변화 적응 전략 이행을 위해 EU 공동농업정책의 농촌개발 프로그램에 기후변화 적응을 반영하는 데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였으며, 이를 반영한 공동농업정책(2014~2020)은 실제 EU의 농업 정책에 기후변화 영향을 고려하는 데에 상당한 역할을 하였다(참고5). 더 나아가 2018년 제시된 유럽의회의 새로운 공동농업정책(2021~2017)에 대한 제안서는 기존의 공동농업정책에 없는 농업-환경-기후친환적인 수단에 대한 금융적 지원인 에코계획(Eco-Schemes)등을 도입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기후변화 적응과 농업 정책과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  

기후변화 주류화의 출발점은 기후렌즈를 바탕으로 한 기후변화 영향 검증(Climate-proofing)이다. 즉, 농업정책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받고, 정책 대상자들의 기후변화 취약성에 어떠한 영향이 미치는 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농업 정책, 더 나아가서 기후변화 관련 정책마저도 이러한 기후렌즈를 통한 검증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 제47조의 2에 명시된 기후변화 실태조사(2016~2020년)가 진행 중이지만, 실태조사 결과의 정책적 활용에는 많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향후 농업부문의 효과적인 적응 수단 식별과 기후변화에 강건한 농업 정책 수립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농업 정책 수요에 맞는 기후변화 관련 지식의 생산과 확산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1) 기상청(2017), 『신기후체제대비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

2) 통계청(2018),『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

3) Ignaciuk. A. 2015. Adapting Agriculture to Climate Change: A Role for Public Policies. OECD Publishing: Paris.

4) 성재훈 외(2019), 『이상기후가 농업부문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분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5) EEA. 2019.  Climate change adaptation in the agriculture sector in Europe. European Environment Agency: Luxembourg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질병대응연구센터장
지금 우리는 그간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염병으로 대혼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의 유행과 파급력을 예측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데에 전문가, 정책입안자, 그리고 보건 정책의 권위 있는 국제기구도 뜻을 같이 하지 못 했다. 공중보건위기 상황에서 국가는 모든 역량과 자원을 당장의 위기 극복에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포스트코로나 전략을 논의하며 미래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현안 중심의 정책이 아닌 미래 건강과 질병에 대비할 수 있도록 중요한 위협 요인과 그 변화에 대해 고민할 때이다. 

기후변화와 감염병
신종감염병의 팬데믹으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대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신종감염병의 발생, 확산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여름이면 고온으로 인해 감염병의 유행이 끝날 것이라는 여러 전문가들의 예측도 있었지만, 실제 유행은 지속됐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는 국가들은 위도와 온도 등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고 밝힌 연구(참고1)도 있었으나, 기후변화와의 관련성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는 기후변화가 감염병에 영향을 미치기까지의 경로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경로의 가능성은 상당히 타당하므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의한 감염병 문제를 우려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감염성 질환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은 약화되고 있다. 질병과 의약품 사용으로 면역력이 감소되고, 기후변화에 적응해가는 균류는 인간의 내온성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 기후변화는 병원체의 생존과 번식 외에도 전파경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감염병은 비말이나 직접접촉 뿐 아니라 에어로졸 전파도 가능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인구 이동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이러한 전파 가능성을 높인다.


< 기후변화와 감염병의 관계 >
기후변화와 감염병 관계

출처 : Wu X, Lu Y, Zhou S, Chen L, Xu B.(2016). Impact of climate change on human infectious disease: Empirical evidence and human adaptation. Environment International, 86, pp.14-23


기후변화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보건정책의 중요성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 영향은 감염병에 한정되지 않는다. 여름철 온열질환 뿐 아니라 심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신장질환, 정신건강 등 여러 만성질환과 관련이 있음이 보고돼 왔고, 삶의 질과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건강문제는 기후변화로 새롭게 진단받는 것이 아니라 기저질환의 악화로 나타나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의 정도를 환자 개인이 인식하기 어렵다. 

보건정책은 질병과 건강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위험요인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기 때문에, 질병의 발생보다는 악화에 기여하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우선적 공중보건전략으로 고려되지 못 했다. 그러나 한반도의 기온 증가는 전 지구보다 빠른 속도로 나타나고 있고, 2020년 유래 없는 장기간의 장마, 홍수, 강력한 태풍의 위기를 경험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공중보건정책은 미래가 아닌 지금부터 중요하다. 


<참고문헌>

1) Sajadi, M. M., Habibzadeh, P., Vintzileos, A., Shokouhi, S., Miralles-Wilhelm, F., & Amoroso, A. (2020). Temperature and latitude analysis to predict potential spread and seasonality for COVID-19. Available at SSRN 355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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