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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래정책 포커스] 미래를 창조하는 교육체제 대전환 시대

  • 국가비전과 전략연구
  • 위원회 및 연구단
[미래정책 포커스] 미래를 창조하는  교육체제  대전환 시대 대표이미지
  • 일자 2020년 10월 12일
  • 발행기관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 연구자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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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장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고,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전 세계에 K-방역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와 워킹 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신속한 한국 진단검사 개발, 생활 치료센터 운영, 확진자의 동선 추적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다른 나라에 모범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사재기도 없이 서로 배려하는 우리 국민의 역량은 더욱 빛이 나고 있다. 한국 사회가 민주성, 투명성, 고도의 대처 역량, 적극적인 정부 역할을 보여줬다는 국제사회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 교육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필자 자신도 우리 교육이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양성하지 못했고, 입시 위주의 경쟁 교육으로 상호 협력하고 배려하는 문화 부재 등에 강하게 비판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우리의 방역 대응과 국민의 마음가짐을 경험하면서 ‘우리 국민이 과연 창의적이지도 않고 잠재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사회문화와 제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교육문제의 근본적인 원인 

우리 국민의 창의적 역량 수준이 학교 교육의 내용과 방법 등 교육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닌 교육 운영체제와 교육제도에 있다면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많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 스티글리츠 교수가 강조한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게임의 공정한 기본 규칙을 정하는 것이다”라는 부분을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교육제도나 정책을 통해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정하고 작동시킨다면 국민의 창의성과 잠재성이 더욱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의 현실을 직시해 보면 교육체제와 제도가 문제의 원인임을 어느 정도 추론해 볼 수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창의융합 인재육성을 위한 핵심역량을 설정하였다. 다양한 교육내용, 교수학습방법, 평가 준거 성취기준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결국 학교는 시험성적 지향의 학업 성취도에 몰입되어 있다. 모든 것이 대학입시라는 제도적 장치에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성취기준과 학력평가에 대한 맹신적 사고에서 벗어나자고 아무리 강조하여도 대학 학벌체제, 대학서열구조, 우수 성적 학생 선발 도구로서 대학입시제도가 존치하는 한 무의미하다. 대학서열구조와 학벌체제로 인한 고용의 불공정 구조로 과열 입시 경쟁체제가 고착화되었고, 이는 결국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 초중등 공교육의 파행적 운영, 자살 증가, 인구의 수도권 집중 등 갖가지 교육적·사회적 초양극화 현상을 발생시키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시험성적 경쟁 위주의 교육체제가 좌절의 교육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개인의 역량을 발휘하기란 매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러한 시험성적 경쟁 선발 위주의 교육체제와 제도를 극복하지 않고 교육프로그램 중심의 미래 교육을 논의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은 명확하다.


교육체제 대전환을 위한 주요 과제 

이제는 우리 국민의 내재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제도의 혁신과 교육체제의 대전환이 시대적 의제가 되었다. 이를 위해 우선 우리 국민이 산업사회에 적합했던 인재상과 학력관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접근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성 사회를 넘어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과 그에 따른 인간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인공지능 보편화와 트랜스 휴먼의 등장 등으로 인간의 관계 구조뿐만 아니라 초지능 신인류의 탄생이 예견된다. 이는 더이상 시험성적 우수자의 분업형 엘리트 인재가 우대받는 시대가 아님을 의미한다. 앞으로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 인간과 컴퓨터 등의 연계 협력을 통해 집단지성과 집단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네트워크형 인재가 필요하다. 그에 따라 학력은 개인의 특성이나 잠재 역량과 더불어 발전하는 네트워크 역량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인재관과 학력관 그리고 교육관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둘째, 새로운 미래 인재상과 학력관에 적합한 창의·협업 역량 교육, 네트워크형·디지털 기반형 학습지원시스템 개편을 통해 교육과정, 교수학습방법, 교육 성취 결과 등 학교 교육의 학습생태계가 혁신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더이상 성적 경쟁체제에서 학업 포기자가 되지 않도록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학습과 삶의 만족을 균형 성장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변혁되어야 한다.

셋째, 그리고 교육체제 및 제도적 혁신으로 지금까지 우리 교육을 지배해 온 개인·학교 간 경쟁체제에서 개인·학교 간 네트워크 및 협력체제로 변화하여 함께 성장하는 공유성장형 교육체제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특히 대학이 기관 간, 개인 간 공유 성장할 수 있는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대학서열구조와 대학 학벌체제가 성적경쟁체제의 주요 핵심 원인이고, 초중등교육의 비정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고등교육의 기능과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기 때문이다. 공유성장형 교육체제(특히 대학연합체제)는 학교 간 물적·인적 자원 공유와 연계를 통한 교육 및 연구 역량의 상생 성장과 이를 통해 학위의 사회적 공신력을 확보함으로써 개별 대학의 경쟁력이 아닌 대학 체제의 경쟁력 강화를 지향하는 공유성장체제를 의미한다. 이러한 체제로 고등교육시스템이 이제는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개인의 능력과 동시에 집단창의성, 상호 협업능력, 소통능력 등을 통해 협력적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다원적 능력을 갖춘 21세기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이 같은 학교교육제도 변화를 통해 학생들은 포기와 절망, 좌절이 아닌 자신만의 역량과 잠재력을 학교 공간에서 스스로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교 교육의 제도적 변화를 통해 국민 개개인이 창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기 위해서는 공정한 교육체제는 필수적이다. 이의 실현을 위한 교육행·재정 인프라의 안정적인 지원은 필수조건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교육의 보편화 과정을 거치면서 교육 분야의 초양극화 현상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고, 나아가 국민의 창의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학습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이는 미래투자로서 국가의 책무이기도 하다. 우리는 예측과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인간의 욕망과 갈등에 의해 전쟁이나 세계 경제 및 질서 위기를 맞이하였다면, 현재는 인간의 내재적 요인이 아닌 코로나19 바이러스, 세계적 이상 기후라고 하는 외재적 요인에 의해 탈세계화, 글로벌 공급체인 변화, 사회·경제적 초양극화 심화, 비대면 사회 확산 등 우리가 살고 있던 사회의 근본 구조가 변하고 있고,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뒤바뀌는 뉴노멀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인간 스스로 통제와 조정을 통해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불확실한 위기적 상황임에 틀림이 없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면 미래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창조하는 발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사고(thinking outside the box)가 필요한 교육 대전환 시대에 살고 있다. 단순히 미래에 대응한다는 취지로 선진국 교육을 따라 하는 추격형 교육개혁에서 벗어나 한국형 교육체제 구축으로 선도형 글로벌 교육 가치사슬을 모색하는 자신감 있는 교육이 필요하며, 이는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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