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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정책 포커스]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장 인터뷰

  • 국가비전과 전략연구
  • 위원회 및 연구단
[미래정책 포커스]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장 인터뷰 대표이미지
  • 발행기관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핵심요약

  • 중국 싱크탱크의 ‘ 담론력 강화’와 소프트파워 - “ 중국이 생각의 힘을 세계에 투사하려 한다”

주요내용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소장

• 現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現 중국 길림대학 등 10여개 대학 겸직 및 객원교수

•現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前 일본 나고야 대학교 특임교수

•前 현대중국학회 회장

•前 미국 워싱턴 대학교 방문학자


중국 싱크탱크의 ‘ 담론력 강화’와 소프트파워
“ 중국이 생각의 힘을 세계에 투사하려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4년 “법에 따른 국가 통치를 위해서는 각 분야의 지혜와 역량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고, 개혁 발전 임무가 막중할수록 강력한 지식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중국 특색의 신형 싱크탱크를 구축하는 것은 절박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서 체계적 운영 및 관리 기반을 구축해 질적·양적으로 급성장한 중국의 싱크탱크는 오늘날 중국의 패권 확대를 위한 소프트 파워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의 싱크탱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이들과의 관계를 어떠한 관점에서 구축·활용해야 할지 답을 구하기 위해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장(정치외교학과 교수)을 만났다.

한국 내 대표적 중국연구 기관인 성균중국연구소를 10년간 이끌어온 이희옥 소장은 한중관계의 미래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출범한 한중미래비전포럼에서 한중 관계 성과와 미래에 관한 연구를 주도했다. 중국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바탕으로 중국 싱크탱크에 대한 종합적 이해, 교류·협력 방안을 깊이 고민해온 이희옥 소장은 중국의 자체 담론을 확대하는 데 중국의 싱크탱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 인터뷰는 2022년 3월 25일(금) 서울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에서 홍일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의 진행으로 실시했다.


홍일표 사무총장(이하 홍일표)

중국의 싱크탱크 하면 우선 떠오르는 곳이 중국사회과학원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의 규모와 구성, 특징은 어떠한지, 이 외에 주목할 만한 중국 싱크탱크에는 어떤 곳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말씀을 부탁드린다.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장(이하 이희옥)

중국사회과학원은 국무원 직속 기관으로 그 안에 80개 정도의 연구소와 센터가 있다. 중국의 인문사회과학 영역 거의 모든 싱크탱크가 포진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원장은 장관급 또는 부총리급 직책을 지닌 인사가 맡을 정도로 영향력이 굉장히 크다. 중국사회과학원에는 대학원도 있는데 최근에는 학부 대학교도 만들어졌다. 명실공히 연구와 교육 모두를 아우르는, 정책연구 싱크탱크의 기능을 두루 갖춘 대표적 기관이다. 그다음에는 정부부처 내 산하기관인 국책연구소가 있다. 이 연구소들도 규모가 상당히 크고 체계화되어 있다. 국무원 직속인 중국사회과학원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싱크탱크의 집합이라면 국무원 내 발전연구중심(DRC) 같은 경우는 경제정책, 산업정책 전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대학교별로도 연구소가 있는데, 최근에는 대학교 간 컨소시엄을 통해 이뤄지는 연구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협동창신센터라 해서, 예를 들어 거버넌스를 연구한다고 하면 베이징 대학교를 중심으로 푸단 대학교, 난카이 대학교, 지린 대학교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구하는 식으로 한 대학교만으로는 할 수 없는 국가정책 영역의 공동연구가 활성화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대학교에 산재된 연구소들을 포괄해 통합·융합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부상에 따라 정책 수요가 커지고 거기에 상응하는 지식 생산들을 체계화하려는 움직임이 최근에 나타나는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중국 특색의 싱크탱크’의 담론력 강화

홍일표

시진핑 집권 시작과 더불어 중국 특색의 싱크탱크에 대한 기대와 욕구가 커지고 ‘공동부유’, ‘중국몽’과 같은 비전을 담아내고 발산하는 요구가 반영되면서 중국의 싱크탱크들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시진핑 체제 들어 주창된 ‘중국 특색의 싱크탱크’의 내용과 의미는 무엇이며, 중국 싱크탱크의 위상과 역할은 그 이전과 비교해볼 때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이희옥

중국은 지금까지 하드파워 중심으로 성장해왔는데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담론이 전파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중국이 자체 담론을 많이 만들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중국의 국력이 취약했기 때문에 미국이 만든 국제질서 안에서 행동하는 하나의 액터actor)로 기능했는데 이제 스스로 룰 세터(rulesetter)로서 움직여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담론들을 생산하게 되었다. ‘일대일로’나 ‘신형 국제관계’나 ‘인류 문명 공동체’ 등이 중국에서 발생하는 담론인데, 이 담론들을 어떻게 확산할 것인가에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톱다운 방식으로 싱크탱크의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이러한 담론을 체계적으로 확산하는 데 정책적 관심을 투자한 것이 2015년에 시작된 ‘중국 특색의 신형 싱크탱크’다. 이는 당 중앙과 국무원이 함께 주도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담론이 생산되고 시진핑 정부가 체계적으로 담론을 확장하려는 정책적 수요가 맞물린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팬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실시하는 세계 싱크탱크 조사에서 중국의 싱크탱크 수는 1,400개 정도인데, 이는 미국 다음으로 큰 규모다. 영향력은 상대가 수용하는 정도와 크게 관련되어 있다. 중국 관련 이슈 자체가 커짐으로써 그것을 생산하는 중국의 내부 생산 자료를 읽고 파악하려는 수요가 증가해 중국 싱크탱크들이 지닌 영향력도 커졌다. 또한 중국 싱크탱크들이 외국 방송매체, SNS 활용 등 굉장히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 시진핑 체제 이후의 큰 특징이

다. 또한 정부의 정책 자체도 ‘담론력 강화’와 같은 표현을 많이 쓰고 있다. 담론력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가 시진핑 체제 중국의 국가 및 국정 운영에서 중요한 관심사라고 볼 수 있다.


홍일표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중국 싱크탱크에 관한 실태 및 영향력 조사가 중국 내 연구소와 주요 대학교을 중심으로 매년 이뤄지고 그것을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하는 것이 무척 흥미롭다. 이는 미국 중심의 서구 싱크탱크들과 다른 ‘중국 특색의 싱크탱크’에 대한 고민의 발로인지 궁금하다.


이희옥

상하이사회과학원에서 하는 싱크탱크 조사는 기준이 정해져 있다. 정책 영향력(지도자 지시, 정책 제언 채택 등), 학술 영향력(논문 집필, 연구 프로젝트), 사회 영향력(언론보도, 인터넷 전파력), 국제영향력(국제협력, 국제 전파력), 싱크탱크 성장 능력(싱크탱크 속

성, 자원)을 영향력의 핵심 요소라 보고 각 요소에 따른 순위 평가를 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 싱크탱크의 방향성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 분산된 싱크탱크들을 흡수·통합·융합해나가며 질적으로 제고하려는 목표가 있다. 또한 간판만 걸어놓고 아무 일도 안 한다

든지, 영향력이 없는 싱크탱크들을 정리하려는 목표도 있다. 대학교을 예로 들면, 협동창신센터에 신청하면 다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평가를 통해 그 컨소시엄이 잘 진행될 수 있을지, 지속 가능한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담론력 강화 차

원의 평가 기준으로 줄을 세운다기보다 중국 싱크탱크의 방향성을 톱다운 방식으로 제시하고, 연구소들이 일사분란하게 따라오도록 하는 틀을 만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만큼 연구 자율성과 창의력은 제약되어 있기도 하다.


한반도 연구자의 주류 진입은 한계

홍일표

중국 싱크탱크는 정책 결정 과정과 지도자들의 의사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그 영향력은 어느 정도로 볼 수 있나? 특히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싱크탱크와 그것이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린다.


이희옥

중국연구에서 제일 어려운 게 정책 결정 과정의 그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 과정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정책 결정 과정을 연구하는 것은 일종의 블랙박스로 난제 중 난제다.

우선, 중국 싱크탱크들이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건 톱다운 방식의 과제를 통해서다. 중국 정부가 실제 정책을 만들고 투사하는 과정에 수많은 변수가 작동하는데, 이 변수들을 처음부터 기획하는 것은 아니고 싱크탱크에 주문해 각 변수가 지닌 영향력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게 하는 과제형 정책 결정이 하나 있다. 

두 번째는 정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폭넓게 의견을 구하는 것이다. 이는 관련 부서로 하여금 모두 보고서를 쓰게 해 종합하는 방식이다. 대체적으로 국가체제 속성상 자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민간 기구나 독립적인 기구들이 중국의 정책 결정에 자율적으로 의견을 낸다는 것은 체제의 구속성 때문에 쉽지 않은 것 같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 같은 경우도 기본적으로는 당이나 정부가 전체적인 그림을 갖고 추진한다고 볼 수 있다. 부분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사안별로, 쟁점별로 각각이 지닌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조사·연구하도록 하는 방식이 지금 한반도 연구에서는 훨씬 더 강하다고 본다. 더 큰 틀에서 보면 한반도 문제가 중국 외교에서 큰 이슈는 아니다. 한반도 문제가 독립변수가 되어 움직인다기보다 미중 관계, 세계 전략의 틀에서 움직이니 중국 내 한반도 연구 싱크탱크나 연구자들이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류로 진입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한반도 연구 수행 주체를 살펴보면, 정부 차원에서는 중국사회과학원 안에 아태글로벌연구원이 있다. 베이징 대학교 안에도 소규모로 한반도 연구를 하거나 지역을 교차 연구하고 비교하는 기관도 있다. 조선족이 많이 있는, 한국과 연관성이 높은 동북성, 산둥성 같은 지역의 대학교에는 한반도를 연구하는 싱크탱크가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중앙당교 안에도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분원인 지역 사회과학원이 있는데, 동북3성에는 조선한국연구소가 만들어져서 정책을 연구한다. 중앙에 위치한 현대국제관계연구원이나 인민해방군 내 군사과학원,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원, 이런 연구원들은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영향력이 있다면 대학교나 지역 단위 연구소들은 한국의 동향을 분석하고 소개하는 식으로 역할이 분담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중국과의 교류 협력 방향을 정할 때 중국의 한반도 관련 싱크탱크들의 층위를 나누고 역할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격이 맞지 않는 파트너를 매칭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중국의 생각에서 나오는 힘이 세계를 지배”

홍일표

중국 정치에서 전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책사(策士)’와 현대적 싱크탱크에는 어떤 연관성과 차별성이 있는가? 책사 개인이 전략을 구상해 리더십과의 관계 속에서 그것을 실현해 나가는 방식인가 혹은 기관이나 조직에 미션이 주어져서 역할이 뚜렷한 사람이 더 부각되는 경우로 봐야 할까? 또한 싱크탱크가 세계 전략, 국가 전략을 설계하고 제안하는 과정에서 소속 연구자들의 역할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희옥

공식적인 정책 결정 관련 보고서를 제출해 정책 결정을 판단하도록 하는 것보다 핵심적인 통로에 정책 방안을 전달하는 것이 훨씬 빠른 방식으로 정책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법인데, 중국은 특히 비공식적 네트워크가 오랜 역사적 맥락을 갖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여전히 제도권 밖에서 작동하는 방식이 여전히 많다. 중국 정부가 최근 법에 따른 지배를 강조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법에 따른 지배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비공식적 네트워크가 대단히 중요한데, 비공식적 네트워크의 핵심이 책사라 할 수 있다. 책사는 두 유형이 있다고 생각한다. 권력의 중심부에 들어가 그것을 컨트롤하는 사람, 예를 들어 왕후닝(편집자 주: 중국의 학자 출신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집권 시기 통치 이념과 정책에 대한 전략을 수립) 같은 사람이다. 왕후닝의 커리어를 보면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되기 힘든데, 그는 ‘중국의 생각에서 나오는 힘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보았기 때문에 중

용했다. 생각의 힘을 잘 관철할 수 있는 사람들을 권력의 심부에 배치한 것이 중국의 중앙정책연구실인 셈이고, 왕후닝 같은 이가 3대에 걸쳐 지속 가능한 정책에 대해 대전략을 만들어올 수 있었다.

또 다른 방식은 중국에는 반관반민 성격의 단체가 많다. 각 단체 안에는 연구소가 있는데 이 연구소에서 만들어져 전파되는 내용이 예를 들어 조선반도 연구소 또는 한반도 연구소에서 개발한 정책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


새로운 싱크탱크의 등장

홍일표

중국의 급격한 성장과 세계화, 국제화 과정에서 전통적 중국 싱크탱크와 다른 인적 구성, 재정 원천을 갖는 새로운 싱크탱크와 지식인들의 등장에 주목하는 연구도 많이 존재한다. 이러한 ‘새로운 싱크탱크’도 기존의 반관 싱크탱크나 대학교 소속 싱크탱크처럼 정책 결정에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


이희옥

연구소의 자율성이 한계가 있지만, 새로운 형태의 싱크탱크들이 등장하는 건 분명한 것 같다. 순수한 의미의 민간 연구 단체들이 연구 자율성을 갖는 것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유명한 싱크탱크 중 하나인 덴츠(天測)경제연구소는 폐쇄되었다. 시장주의자들이 중국 경제를 비판적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순수한 민간 형태의 연구 자율성을 갖고 정책 결정 또는 대중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이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기업이 자금을 지원해 대학교에 특정한 연구소를 세워 해외의 많은 학자들을 결합하는 모형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인민대학교의 중양(重陽)금융연구원은 중앙투자라는 투자회사가 펀딩을 하고 세계적인 학자와 중국의 저명한 학자들을 대거 유치해 연구를 실시했다. 작년 한 해만 해도 인민대학교의 중양(重陽)금융연구원은 100여 차례에 걸친 정책연구 보고서를 상부에 제안한 걸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간접투자를 통해 싱크탱크가 해외와 교류하는 네트워크도 많다. 반구(?古)연구소 같은 경우가 그렇다. 기업이나 기구의 이사회 구성에 한 멤버로 참여해 정책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중국 싱크탱크가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로 치면 산학 모델 또

는 산관학 모델일 수도 있는데 중국형 산학 모델, 중국형 산관학 모델 싱크탱크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내에서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이슈 영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한계는 있지만, 범위가 확대되고 규모가 늘어나 싱크탱크가 전반적으로 활성

화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플랫폼 연구소로서의 성균중국연구소

홍일표

중국연구의 동향은 어떠하며 중국 싱크탱크와의 교류, 협력은 어떤 수준인가? 교수님께서 이끌고 계신 성균중국연구소를 중심으로 설명 부탁드린다.


이희옥

한국의 중국연구 인프라가 매우 취약하다. 첫째, 너무나 분산되어 있고, 둘째, 연구가 너무 정책화되어 있다. 그 정책화의 매몰 비율도 매우 크고 5년만 쓰고 버려지는 현상도 있다. 그러나 중국연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균중국연구소는 장기적 연구와 최소한의 재정 안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대학 당국의 전폭적 지원 속에서 중국연구의 공공재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해왔다. 그리고 한국의 중국연구를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기능도 강화해 왔다. 계간지와 연구보고서를 국문뿐 아니라중문, 영문으로도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에서 한국의 중국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중국 파트너들이 공동연구, 공동 세미나, 교류 협력 등을 요청해와서 일종의 플랫폼 연구소 기능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대학교 연구소뿐 아니라 중국의 국제문제연구원 같은 우수한 기관, 그리고 보아오아시아포럼과 같은 국제행사 등 여러 기관과 안정적인 교류협력을 하고 있다.

아울러 성균중국연구소는 실질적으로 손에 잡히는 네트워크를 위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재한 엘리트 대학교생 대상 프로그램, 상호 소통 확대를 위한 한중 언론인 다이얼로그 등 여러 프로그램을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중국 연구 강화 위한 국책연구기관의 역할

홍일표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한중미래비전포럼’을 중심으로 한중 관계의 미래에 관한 연구와 제언을 계속해오고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국책연구기관이 중심이 돼서 진행하는 국가전략연구나 중국 연구의 중요한 플랫폼으로서, 네트워크로서 어떻게 역할을 할 것인가를 고민 중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가 어떻게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할지 말씀을 부탁드린다.


이희옥

한중 관계가 30주년을 맞는데 중국의 국력이 커지고 국력의 비대칭성이 심화돼서 한중 관계 현안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연구 자체도 체계적으로 다시 설계해볼 필요가 있다. 어젠다 설정과 제도 설계, 협동성 강화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를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운영해 온 세계전략연구회는 분과 학문 간 협동성을 강화하고 국가 간 장벽을 넘어 협력하는 사례였고, 중국 연구와 관련해 운영한 한중미래비전포럼도 좋은 시도였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동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 설계를 고민해야 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문제의식을 갖고 기획 역량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밖에 있는 국책연구기관과 협력하는 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며, 중국과 관련해서는 중국사회과학원과의 네트워크를 더욱 체계화해야 한다.


홍일표

한중 관계뿐 아니라 소프트파워에 관한 우리 나름의 지적 성과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개별 연구기관만으로는 쉽지 않다. 사회적 대전환이나 문명사적 전환 등에 관한 메타 담론에서의 교류와 이에 관한 연구를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앞장서서 그 장을 마련하는 것도 의의가 클 것이다.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


※정리 길준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성과확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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