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99년 연구회 체제”를 넘어

지속가능한 협력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제협력

이지예경제·인문사회연구회  연구기획부장 2023 겨울호

박사 학위 논문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박사 과정 중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했던 일본의 연구소로 박사 후 연구원 연수를 준비하고 떠나게 되었다. 지도교수님이 박사 후 연구원으로 연수를 한 곳이었고 몇 년 전 먼저 학위를 받은 선배도 박사 후 연구원으로 연수를 했던 연구소였다. 그 후 일본연구소와 국제공동연구를 했던 대학으로 연수를 갔고 이후도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던 연구소에서 박사 후 연구원 연수를 했다. 당시 국제공동연구는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한 협력이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종종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후배들이 박사 후 연구원 연수 기관에 대한 조언을 구하러 연락을 해온다.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한 국제공동연구, 국제협력의 방식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지속가능한 국제협력, 상호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협력, 국제공동연구의 시스템화를 위해 명확한 원칙과 구체적인 전략이 반드시 필요한 시기이다.

국제협력, 명확한 원칙과 구체적 전략으로

『미래정책 포커스』(2022 겨울호, 통권 35호)에서 다루어진 ‘2023년의 대한민국과 세계’, 그리고 ‘싱크탱크와 국제협력’에 대한 논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하 연구회) 및 소관 연구기관이 어떻게 국제사회와 협력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였다. 국책연구기관은 정부의 정책 수립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동향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국내 정책의 글로벌한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협력의 가장 큰 핵심 요인은 상호성과 신뢰 구축이다. 연구회는 국제공동연구를 위한 어젠다를 발굴하고 공동연구를 기획하기 위하여 국책연구기관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또한 협력을 희망하는 주요 국제기구들의 수요를 조사, 분석하고 면밀한 의견 교환을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강화하기 위한 선순환 구조, 협력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제공동연구 추진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연구회와 국제협력개발기구(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이하 OECD)는 지난 2011년, 2017년 총 두 차례 MOU 체결을 통해 양 기관 간 연구협력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구회 및 소관 연구기관 공동의 네트워크 활용 및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 2023년 초, 국제기구와의 국제협력, 국제공동연구 추진을 구체화하면서 연구회는 지난 협력 기간 동안의 성과와 한계점을 조사, 분석하고 이를 반영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였다.

OECD와 수차례 화상회의는 물론 국제공동연구를 위한 OECD 내부 사전 수요조사를 진행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0월, 연구회는 OECD와 대면하여 공동연구 추진을 위한 방향성, 추진방법 및 성과 활용 등에 대하여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 중장기적인 국제협력을 위하여 상호를 이해하는 한편 인적 네트워크를 근간으로 기관 대 기관 간의 협력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에 합의한 것이다. 논의 과정에 참석한 OECD 내부의 공통된 의견은 국제협력을 위한 기관 간의 원칙, 그리고 구체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한 거버넌스 구축이 협력생태계 조성으로 이루어지길 희망한다는 것이었다.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이하 ILO)와의 협력 과정은 보다 다양한 각도의 소통과 접근이 필요했다. ILO는 그간 국제공동연구 추진 시 기획을 추진한 부서, 협력 기관과는 별도의 MOU 체결을 통해 진행되어 왔다. 즉 국제공동연구 추진을 위해서는 협력 대상 간 별도의 절차를 통해 개별적으로 협업을 추진해왔다. 따라서 연구회가 제안한 통합적 네트워크 구축, 협업 시스템은 상호 효율적 국제공동연구 추진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절차임을 이해하고 상호 협의했다. ILO측의 국제공동연구를 기획한 담당부서와 함께 대외협력 부서 담당자를 시작으로 부서장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연구회 및 소관 연구기관이 주관자가 되어 기획하는 국제공동연구라는 원칙과 중장기 로드맵을 기준으로 연단위 계획을 마련하여 연구 수행의 절차 등을 세부화하자는 구체적인 전략에 상호 동의하였다. 이로써 연구회와 OECD, 연구회와 ILO 각각의 기관 간 국제공동연구 로드맵 초안이 마련되었다. 향후 연구회 및 소관 연구기관은 구축된 국제협력 거버넌스하에서 보다 효율적 국제공동 연구를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협동연구 기획의 대전환기, 정례적 국제협력 추진

2024년, 연구회는 국제기구 및 싱크탱크를 대상으로 한 협동연구 기획을 위한 수요조사 범위를 확장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국제협력 및 국제공동연구추진을 위한 거버넌스 기반의 협력 네트워크를 고도화된 시스템으로 진화시키고, 이를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로써 국제협력을 통한 국가정책 연구성과의 질적 향상과 효율성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협동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기 위한 중요한 노력이다. 앞으로도 연구회는 국제협력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나아가기 위한 연구를 기획하고 지원하는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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