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지상중계  

2023년 사회정책연합 공동학술대회

조성은한국보건사회연구원 국제협력단  연구위원 2023 겨울호

사회정책은 후퇴하는가: 무너지는 비가역성의 신화

2023년 사회정책연합 공동학술대회는 한국사회정책학회,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 건강정책학회, 한국건강형평성학회 등 5개 학회의 공동주관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공동주최로 2023년 11월 17~18일 양일에 걸쳐 열렸다. 이번 공동학술대회에서는 ‘사회정책은 후퇴하는가’라는 도전적인 주제로 사회정책의 현 상황과 대안에 대해 열띤 논의가 진행되었다.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 19개 세션에서 사회정책의 다양한 주제를 심도 있게 숙의한 자리였다.

복지를 바꾸는 ‘정치’가 필요

기획세션에서는 윤홍식 인하대학교 교수의 기조강연과 패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기조강연은 ‘복지국가는 비가역적인가? 분배와 재분배를 통해 본 한국 분배체계 100년’이라는 주제로 저성장 시대에 ‘성장을 통한 분배’가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한국 복지국가의 전개와 향후 전망을 역사적 관점에서 보여주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김영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복지국가는 세력관계에 따라서 부서질 수 있으며 가역성과 변화가능성은 다른 개념으로 향후 복지국가 변화의 방향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김창엽 서울대학교 교수는 앞으로 젠더 이슈가 정치·경제 레짐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과 정치·경제 레짐의 유산으로서의 지역불평등도 복지체제의 구성요소로 반영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승윤 중앙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경우 이중 노동시장이 성장과 복지 레짐에서 중요한 측면을 차지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숙랑 중앙대학교 교수는 복지국가의 역사적 성장 과정에서도 보건의료 분야는 견고한 권력관계의 구조가 유지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보건의료의 패러독스를 벗어나 해방적 보건의료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퇴행이 아닌 적응과 발전으로

4개의 학회별 세션에서는 현재 사회정책이 처한 여러 측면의 변화 압력들을 진단하면서 사회정책이 퇴행으로 가지 않고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대안들을 제시했다.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에서는 한국 복지국가를 둘러싼 압력들을 진단하고 저성장 시대에 포스트 성장주의를 바탕으로 한 대안적 복지국가의 미래를 제시하였다.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에서는 노인돌봄과 관련하여 최근 제기되는 노인요양시설 임차허용이나 금융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장기요양시설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서비스 품질관리기구의 신설 및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건강정책학회와 한국건강형평성학회의 공동세션에서도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나타나는 돌봄의 위기를 진단하고, 돌봄 제공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촉구하였다.

인구는 물론 사회적·경제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사회정책의 미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사회정책 연구자들이 다양한 사회정책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로써 이번 공동학술대회는 의미가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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