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안전사회’로 가는 길 - 국책연구기관

융복합 협동연구로 보는 재난안전 연구

이병준경제·인문사회연구회  협동연구부장 2023 가을호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Ulrich Beck)는 자신의 저서 『위험사회: 새로운 근대성을 향하여』에서 산업화와 근대화에 의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현대사회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동시에 위험사회에 직면하고 있다고 하였다. 과거의 위험은 자연재해나 전쟁 등에서 비롯된 위험(danger)이었으나, 오늘날의 위험은 정치·경제·사회적인 요소가 결합된 인위적인 위험(risk)이라고 하였다. 사회가 점점 산업화되고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위험도 늘어나며, 그로 인해 위험요소도 증가한다고 하였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자연재해, 전염병, 사이버테러와 정보통신망 마비 등을 놓고 볼 때 상당한 통찰력이 있다. 오늘날 위기와 재난은 복합적이며 일상화되어 있다.

재난안전을 위한 국가·사회적 노력

1967년 「풍수해대책법」 제정과 1995년 「자연재해대책법」 전부 개정을 통하여 자연재해에 대한 대책을 제도적으로 수립·시행해왔다. 또한 2004년에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제정하여 재난 관련 법령의 주요 내용을 통합하였고, 국가 및 지자체의 재난에 대한 대응관리체계를 마련하였다. 최근 정부는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인파 밀집 사고 재발 방지와 국가안전시스템 전반을 개편하는 차원에서 범정부 차원의 ‘국가안전시스템개편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연구회 협동연구 수행실적 및 성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협동연구는 2005년부터 시작되었다. 재난·재해 관련 첫 번째 협동연구는 2008년도에 수행된 「사회위험 요인 분석 및 체계적 관리방안」이다. 본 보고서에 따르면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우리 사회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근본적인 위험성을 내포하였다. 재난은 위험사회의 공통된 특징과 ‘압축적 근대화’에 의한 한국적 위험성이 중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새로운 국가안전관리체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2012년 「국민 공공안전향상 종합대책」에서는 우리나라 공공안전은 교통사고, 여성 및 어린이 성폭행, 묻지마 범죄 등에서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국민의 공공안전 향상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한편 2014년 4.16 세월호 사건 이후, 집중적인 재난안전관리 협동연구가 추진되었다. 재난안전관리는 선제적 위험관리 측면에서 예측과 예방 중심의 상시적 위험관리가 필요하다. 더불어 재난피해 원인의 근본적 해소와 지원에 따른 회복력(resilience) 강화와 안전취약계층에 대한 보호가 중요한데, 이런 관점에 따른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협동연구가 이루어졌다. 2017년 「신기후체제와 기후안전사회로의 전환」에서는 기후위험사회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고 기후변화에 안전한 사회의 구축을 위한 에너지·산업·수송 등 부문별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2020년, 2021년에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협동연구를 수행하였다. 코로나19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을 비롯하여 국가·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한 협동연구가 진행되었다. 특히 2021년에는 코로나19 경험에 대한 다층적 분석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회복전략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었다. 또한 이 시기에는 협동연구의 대상과 범위가 확대되었다. 디지털 전환 시대의 새로운 위험 요인과 대응방안, 국제경제 및 세계질서의 변화에 대한 대응, 재난재해 취약계층인 영유아 및 아동·청소년, 교통약자 등을 대상으로 한 협동연구도 진행되었다.

재난안전 협동연구를 통한 대응

2023년 협동연구에는 「재난안전연구 거버넌스 구축 및 운영지원과 전략」이 포함되어 있다. 본 연구는 초대형 복합재난과 신종위험의 증가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되는 시점에서 기존의 대응체계로는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인식하에 선제적 예측역량 강화, 안전관리체계 구조화, 정책연구 기능 강화라는 관점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재난안전연구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이를 활성화하여 새로운 재난 유형 및 현안에 대하여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주관 연구기관을 맡고, 한국환경연구원이 기후위기 관련 연구 거버넌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동안 연구회 협동연구는 국가적 난제를 포함하여 융복합 협동연구를 통하여 문제 해결이 필요한 과제에 대하여 연구를 수행해왔다. 오늘날 대형 재난사고가 반복되고 있고, 신종·복합재난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재난안전 분야의 협동연구 필요성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그 수행체계를 강화해 나가면서 신종·복합재난을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연구역량을 제고하고, 과학기술 분야와의 초융합적 협동연구를 통하여 대형재난사고는 물론 신종·복합재난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표> 재난안전 관련 주요 연구회 기획 협동연구과제 현황(2005~2023)

재난안전 관련 주요 연구회 기획 협동연구과제 현황(2005~2023
시작 연도 과제명 주관연구기관
2008 사회위험요소 분석 및 체계적 관리 방안 한국행정연구원
2012 국민 공공안전향상 종합대책 한국교통연구원
2014 안전관련 국가체계의 거버넌스 재설계 방안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안전부담·비용 수용 문화 확산 방안 연구 한국교통연구원
안전혁신 마스터플랜 기본방향 및 주요 해외사례 한국행정연구원
민간 위임·위탁 안전점검 실태분석 및 개선방안 한국행정연구원
국민 안전의식 실태분석 및 안전문화 기반 조성방안 한국행정연구원
재난안전관리 분야별 현장 종사자의 직업능력 강화방안 한국직업능력연구원
해양재난 수색구조체계 개선방안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기술사회적 관점에서 본 미래 한국사회 위험과 회복탄력성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재난 발생 시 취약계층 사회보장 대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안전산업 국내외 시장분석 및 향후 과제 산업연구원
안전규제 이해관계자 행태 분석 한국행정연구원
2017 국가 사고조사체계 및 항공기사용사업 비행훈련 관리방안 한국교통연구원
신기후체제와 기후안전사회로의 전환 한국행정연구원
2020 디지털 혁신 시대의 새로운 위험 요인과 대응방안 연구:인공지능, 스마트시티, 블록체인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행정연구원
코로나19 대응 중기 협동연구: 코로나19 진행에 따른 경제·사회·산업 충격대응 한국교통연구원
코로나 이후 디지털 전환과 경제·사회 미래전망 한국정보통신연구원
포스트 코로나19 대응 종합연구-데이터 기반 예측·진단 및 세계질서 변화에 대한 한국의 중장기 대응전략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코로나19의 사회·경제적 영향 분석 및 「긴급재난지원금」의 효과 평가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감염병 대응 국제협력 현황 및 협력체계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1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사회 변화 지표의 국민 접근성 제고 방안 한국개발연구원
코로나 시기 영유아 교육과 돌봄 공간 활용 실태 분석 및 컨설팅 방안 연구 육아정책연구소
위기에 강한 미래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과학기술혁신전략 연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중앙·지방 K-방역 시사점 발굴 및 자치분권 강화방안 연구 한국행정연구원
스마트교통체계를 활용한 교통약자의 안전에 대한 정책적 대응 방안 연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K-평화모델 연구 통일연구원
원전 오염수 대응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연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위험과 재난에도 대응할 아동 청소년 돌봄 구축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더 나은 대한민국(The Better Korea):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포용적 회복 전략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우리가 겪은 팬데믹: 한국의 코로나19 경험에 대한 다층적 분석 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23 재난안전연구거버넌스 구축 및 운영 지원과 전략 한국행정연구원
도로환경 디자인 및 데이터 기반의 교통안전 정책 개발 한국교통연구원

* 출처: 저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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