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미래정책 포커스』가 ‘걸어온 길, 나아갈 길’ - 축사②

삼각파도를 헤치며 가야 할 미래의 좌표와 길을 보여주는 『미래정책 포커스』

이태수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2024 봄호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40호의 발간을 맞으며 『미래정책 포커스』의 기능과 역할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올해로 25주년을 맞는 연구회 체제는 주어진 사명에 얼마나 부응하였는지, 부응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호(大韓民國號)는 지금 어디에 있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나?’
국가정책연구기관이 늘 염두에 두고 있는 화두이다. 한 국가의 운명 또한 순탄하다고 자만하는 국가는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그간 걸어온 역사도 늘 위기였고 언제나 백척간두에 서서 한 발을 앞으로 떼기 위해 진력을 다해 온 간난(艱難)의 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너무 오래전으로 가지 않더라도 일제 강점으로부터의 해방 이후 80여 년에 걸쳐 밟아온 길이 그렇다.

지금의 시점에서 그 길을 걸어 현재에 이른 우리의 모습을 결코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 적어도 경제적 측면에서는 거의 매해 성장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 마침내 제2차세계대전이후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유일한 선진국이자 원조공여국이 되었으며, 5030클럽에 가입하였고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올랐다. 전 세계인들이 한국의 노래와 한국의 음식에 열광하며 한국어를 경쟁적으로 배우고 한국 자체를 동경하는 이들이 차고 넘친다.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다. 그러나 마냥 찬가를 부르기엔 너무 이르다.

성공과 역설을 동시에, 샴쌍둥이 대한민국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지금의 눈부신 성공 뒤엔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또 다른 모습도 있다. 내수와 수출 부문 간의 구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균형, 소득-교육-노동-자산 간의 격차, 자동화 시스템 의존 등 우리의 불안한 경제적 토대가 지속되면서, 성장은 하지만 그 과실을 고루 나누지 못하는 재분배 체계와 양극화 사회를 낳으며 결과적으로 국가발전과 경제성장의 최종 목표인 ‘국민 개개인 삶의 행복과 안정’은 보장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 증거가 최고 자살률과 최저 출생률로 대표되고 있다. 이 땅에서 살고 싶지도, 내 아이를 낳고 싶지도 않다는 표현이 아니겠는가?

현재 빠져 있는 ‘성공의 덫’은 앞으로 밀려올 또 다른 삼각파도를 생각할 때 우리의 운명을 가름하기 더욱 어렵게 만든다. 기후 위기, 디지털 위기, 인구 위기의 삼각파도가 그것이다. 지금부터 대응책을 미리 준비하지 않은 채 그 파도의 중심에 들어서고 나면 속절없이 난파선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전에 넘어선 파도들과 그 성격이 다르다. 기상청이 한반도 기후변화를 경고한 것도 벌써 2012년의 일이다. 그동안 우린 어떤 강력한 대응책을 만들어 실행하고 있는가? 또한 AI의 등장과 가속적인 발전 가운데, 성장 동력의 확보와 일자리 등의 노동시장 문제의 측면에서 우린 얼마나 대비책을 준비하고 제도 개혁을 행하고 있는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합계출산율 앞에서 인구구조의 변화가 주는 충격에 ‘대응’하고 적정인구 규모를 향해 저출산 수준을 반전시키는 ‘완화’를 위해 우리 사회는 그 실마리를 찾았다고 할 수 있는가?

‘미래’에 ‘포커스’된 창구가 되어야

미래의 삼각파도가 새로운 해역에서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맛보게 할지 누구도 쉽사리 예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누군가는 우리가 넘어야 할 파도의 높이를 분석하고 그 규모가 선체(船體)에 주는 영향을 예측하고 그리하여 배의 어느 곳을 더 보강하고 어느 해역으로 가도록 키의 방향과 배의 속도를 조정해야 하는지를 제시하여야 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26개 국책연구기관들은 대한민국호의 지나온 길과 현재의 위치, 그리고 앞으로 도달해야 할 미래의 좌표와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아내는 일을 게을리할 수 없다. 그로부터 찾아낸 결과물을 가장 함축적으로 정리하여 정부와 학계, 그리고 대중에게 전달하는 창구로써 『미래정책 포커스』가 갖는 의미는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 과연 ‘미래’의 좌표와 길을 보여주는 데에 ‘포커스’가 정확히 맞추어져 있는가? 2009년 격월간 발간 이후, 격주간의 소식지 수준에서 계간지로 묵직한 내용을 담기 시작한 2014년을 기점으로 하면 『미래정책 포커스』는 올해로 창간 10주년을 맞는 셈이다. 이제 40호째의 발간을 맞으며 『미래정책 포커스』의 기능과 역할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올해로 25주년을 맞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체제는 주어진 사명에 얼마나 부응하였는지, 이후 그에 부응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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