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1   상생과 공동번영, 아세안 싱크탱크의 도약

인태지역의 핵심 파트너가 될 인도의 싱크탱크

조충제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2 가을호

“인간은 사고(思考)의 산물이다. 뭐든지 생각하는 대로 된다.”라는 간디의 명언처럼 인도에는 생각하는 대로 되고 싶은 싱크탱크들이 사람만큼이나 많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TTCSP: Think Tanks and Civil Societies Program)’이 2020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세계 11,175개 싱크탱크 중 612개가 인도에 있다. 개수로는 인도는 이미 미국(2,203개), 중국(1,413개) 다음인 G3이다. 인도에 싱크탱크가 이렇게 많은 것은 인구도 많지만 다종교, 다민족, 다계층 사회에서 싱크탱크가 정부나 시민 사이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렇게 수많은 인도의 싱크탱크를 칼로 무 자르듯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대표적인 특징을 꼽자면 비영리 민간 독립(non profit, private and independent) 싱크탱크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특히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큰 싱크탱크일수록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

인도 최대 재벌 릴라이언스의 싱크탱크

2020 TTCSP 글로벌 8위, 인도 1위인 ORF(Observe Research Foundation)는 인도 최대 재벌인 릴라이언스(Reliance) 그룹의 창업자인 뒤루바이 암바니(Dhirubhai Ambani)가 1990년 설립했다. 개혁개방 당시에는 국내경제 문제를 주로 다뤘지만 최근에는 국제관계, 안보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레이시나 회담(Raisina Dialogue), 샹그릴라 국제회의(Shangri-La Dialgue), G20 행사 등 정부 및 국제기구와 중요한 국제회의도 주도하고 있다. 지금은 정부, 국제기관 등 재정지원 기관이 보다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재정의 상당 부분은 릴라이언스로부터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기준 인도 3위의 싱크탱크는 1981년 설립된 ICIER(Indian Council for Research on International Economic Research)로 역시 대형 은행, 석유화학, 이륜차, 철강, IT, 제약 기업들은 물론 인도 정부와 외국 공공기관, 국제기구 등의 재정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싱크탱크는 학계, 다른 싱크탱크 소속 전문가, 전직 정부 및 중앙은행, 언론계 주요 인사 등으로 이사회를 구성,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도 싱크탱크 대부분은 비영리 민간 독립기관으로, 개인 독지가나 여러 명의 전문가 혹은 학자들에 의해 설립 운영되고 있다. 인도 정부 주도의 대표 싱크탱크로는 IDSA(Institute for Defense Studies and Analyses), ICWA(Indian Council of World Affairs) 등이 있다.

KIEP 인도 현지사무소 개설

1인당 GDP가 2,300달러에 불과한 인도에서 대부분의 싱크탱크가 민간에 의해 설립되고, 민간의 재원으로 운영되면서도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는 의아함을 풀어줄 열쇠는 꽤나 많을 것이다. 개선되고는 있지만 독립 이후 지금까지 재정적자인 인도 정부가 대형 싱크탱크를 설립·운영하는 것은 결코 녹록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현실적인 이유와 함께 어쩌면 간디의 명언처럼 삶이 고달플수록 이상을 꿈꾸며 희망의 사다리를 만드는 싱크탱크의 필요성이 더 간절하지 않았을까. 이를 사회적 책임으로 먼저 인식한 인도의 재벌 타타, 릴라이언스 등의 설립자들이 그랬고, 지금은 신기술 분야의 인포시스(Infosys), 글로벌 빅테크 인도 기업인들이 그 뒤를 이어가며 싱크탱크를 지원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빠르게 커져 수년 이내에 G3의 경제 규모가 될 인도의 수도인 델리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사무소를 개설한다. 1990년 미국 KEI(Korea Economic Institute), 1995년 중국 북경사무소 이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세 번째 해외 거점이다. 인도태평양 시대 핵심 파트너인 인도는 물론 인근 남아시아 지역 및 국가를 대상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현지 연락사무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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