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 LIVE  

바다가 일상이 된 부산 사람 이야기

박광서한국해양수산개발원  기획조정본부장 2022 가을호
영도에서 바라본 오륙도

2015년 2월, 생면부지의 땅 부산으로 이사했다. 당시 만 3살이던 딸이 부산에 이사온 줄 모르고 “우리 집 물건들이 여기 다 있어”라며 신기해했다. 부산에서의 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부산에선 매일 바다를 본다. 특히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있는 영도는 섬이니 서 있는 곳 어디서든 바다가 보인다. 영도에는 영화 “변호사”의 촬영지 ‘흰여울 마을’과 경치가 좋아 신라의 태종무열왕이 와서 활을 쏘고 연회를 즐겼다는 ‘태종대’가 있다. 부산하면 떠오르는 ‘영도다리’, 부산어묵을대표하는 ‘삼진어묵’도 영도에 있다. 연구원 근처에 있는 카페385와 피아크는 조용필 노래에 나오는 오륙도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니 꼭 한번 방문해보길 권한다.

도시어촌 : 부산 남구 용호어촌계

부산 영도 혁신클러스터에는 우리 연구원을 비롯해 14개 바다 관련 기관이 입주해 있다. 한곳에 모여 있으니 회의하기 좋고, 산책하다 만나니 친해져서 좋다. 한번은 근처 대학에서 강연을 요청받은 적이 있다. 강연 시간을 잊고 있었는데, 담당자로부터 20분 전에 어디냐는 전화가 왔다. “아, 지금 갈게요”하고 나갔는데 다행히 5분 전에 도착했다. 가까우면 늦는다고 하는데, 가까워서 다행이었다. 대신 어려움도 있다. 출장지가 서울과 세종에 몰려 있어 회의가 몇 분이든 나가면 무조건 하루가 걸린다. 회의가 오전에 잡혀 새벽 기차를 타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나마 경부권은 하루에 가능하지만, 다른 지역을 다녀오려면 하루만으로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출장이 많으면 일은 쌓이기 마련. 그래서 우리 원은 자정을 넘어 등대마냥 홀로이 영도의 밤을 밝힌다. 나는 20년 동안 충청도에서 자랐다. 대학시절부터 대략 20년은 서울에서 살았다. 이제 부산에서 남은 20년을 살게 된다. 나 빼고 서울에서 태어난 가족들은 퇴직하면 서울로 가자고 한다. 그런데 서울에는 바다가 없다. 난 안가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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