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글로벌 코리아 포럼(GKF)
2022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국제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세계에 공표했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을 증진하고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존경받는 나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선언한 것이다. 이를 위해 다자외교 리더십을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안보·민주주의·인권·법치·비확산·기후변화·개발 분야 협력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개발협력’을 주제로 개최한 「2022 글로벌 코리아 포럼(GKF)」은 국제사회에서 국격에 부합하는 한국의 역할을 발굴하는 장(場)이었다.
분절화를 극복하고 협력 플랫폼으로
오늘날 세계는 불확실성의 확대와 국가 간 대립으로 글로벌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은 글로벌 복합위기를 초래했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식량 및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빈곤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빈곤율은 2016년 이전으로 회귀했고, 식량 위기를 겪는 인구는 2019년 이후 2억 명 이상 증가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개발도상국의 경제활동을 둔화시켰고, 시민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분쟁이 발생하면서 세계는 평화와 번영보다 긴장과 대결 구도로 발전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는 갑작스러운 가뭄과 홍수 등 기후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고, 도서국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국제사회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미·중 패권 경쟁으로 기존의 다자주의 질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ODA, 공공외교, 보건·안보, 무역통상, 과학기술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개발협력을 활발히 전개했지만, 분야별 분절화된 시행 주체로 인해 사업간 연계 및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 ‘글로벌 코리아 포럼’은 시행기관 간의 분절화를 극복하고 정부와 공공·민간기관이 대외 환경 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협력 연대로서 출범했다. 2022년에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최하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주관하에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국제개발협력학회, 한국국제정치학회, 한국EU학회, 한국여성정책연구원, KDI국제정책대학원 등 13개 기관이 주관하는 14개 세션의 컨퍼런스를 중심으로 개최하였다. 컨퍼런스를 통해 각 기관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공유하고 전략과 방향을 논의함으로써 기관 간 협력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드러냈다.
양적 규모의 확대보다 질적 협력에 가치를
2022 글로벌 코리아 포럼(GKF)은 크게 지역별, 분야별 컨퍼런스와 라운드테이블, 기획세션으로 구성되었다. 학계가 주도한 지역별 컨퍼런스는 아세안, 인도·태평양, EU지역 등을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의 이행, 경제협력 다변화, 가치 외교를 위한 지역별 국제·개발협력 전략을 모색하였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 구도 하에서 자유, 평화, 번영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의 주요 협력 지역과의 연계방안을 모색하는 소중한 자리였다. 지역별 컨퍼런스와 함께 기후위기, 수자원, 취약국 여성 등 분야별 전문가 및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컨퍼런스도 개최되었다. 최근 들어 국제·개발협력의 가장 큰 이슈로 부각하고 있는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취약국 여성, 지식재산권, 육아, 물 분야, 국제표준 분야 개발협력에 관해 점검하고 심도 있는 대안을 모색하였다.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다양한 이슈를 함께 점검함으로써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이슈들을 다시금 되짚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라운드테이블과 기획세션은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대한 허심탄회한 평가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먼저 주한 아세안 10개국 대사가 참여한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지금까지 한-아세안 협력의 성과와 한계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국가 간 대립과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협력이 어려운 상황에서 신뢰에 기반한 양 지역 간 협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참석자 모두가 공감하였다. 지금까지의 협력 성과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기에 맞서기 위해서도 양 지역은 협력 분야와 깊이를 더해야 한다는 점에 모두 동의하였다.
라운드 테이블: 한-아세안 협력 방안기획세션은 한국에 주재하는 국제기구 대표들이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전략과 다자협력에 대해 평가하는 자리였다. 글로벌 중추국가를 표방하는 한국이 국제사회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자유, 평화, 번영의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할지를 깊이 있게 논의했다. 참석한 대표들은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규모 확대에 대해서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특히 모든 참여자가 개발협력과 인도주의적 개입을 연계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적인 규모의 확대도 중요하지만, 질적 측면에서 인도주의에 기반한 국제·개발협력에 더 많은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점을 주한 국제기구 대표들은 한국에 요구한 것이다.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한 비전
이러한 성과는 ‘글로벌 코리아 포럼’이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협력의 가치와 성과를 공유하고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협력 플랫폼으로서 기능할 것임을 알려준다. 다만 국제·개발협력이 국제사회와의 조화 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글로벌 코리아 포럼’은 국내 공공·민간기관뿐 아니라 해외 싱크탱크와 유관기관도 참여하는 국제교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국격에 맞는 지도력과 실천 의지에 바탕을 두고 국제·개발협력 전략을 ‘글로벌 코리아 포럼’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모색해 나간다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앞당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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