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특집] 기획의도
2023년의 대한민국과 세계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소관 연구기관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고 국가 어젠다(agenda)를 제시하기 위한 중장기 국가의제를 위한 정책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이 직면한 경제·사회적 불확실성 상황에서 정책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22년 12월, 「NRC 국가의제 연구단」을 구성하였다. 2023 국가의제 종합연구를 수행하게 될 「NRC 국가의제 연구단」은 문명재 NRC 국가전략연구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총괄연구팀 아래 총 5개 분과(경제분과, 사회분과, 기후분과, 정부(거버넌스)분과, 대외분과) 연구팀으로 구성되었으며, 2023년 3월까지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살펴야 할 10대 분야 50대 정책과제로 구성된 종합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이번 호 특집에서는 2023년 경제·사회·기후·정부(거버넌스)·대외 분야별 2023 정부의 정책과제에 대한 연구제언을 살펴본다. 불확실성의 시대, 국가적 정책 대응의 전략을 주제로 한<특별좌담>에서는 2022년 주요 정책 이슈를 도출하였던 ‘2023 대한민국 미래전망대회’, ‘2022 글로벌 코리아 포럼(GKF)’, ‘REBOOT KOREA 2022’에 참여하였던 전문가의 시각에서 국가의제와 미래전략 수립, 정부 및 국회와의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들어본다.
2021년 겨울호(통권 제31호)부터 2022년 가을호(통권 제34호)까지 연속기획 I, II 시리즈를 통해 세계의 싱크탱크와 국가정책연구 역사를 살펴보았다. 2022년 겨울호(통권 제35호)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이번 연속기획은 연구회 체제를 넘어서기 위한 과제가 무엇인가를 살펴본다. 첫 번째 '국제협력'을 시작으로 '디지털 전환' 등의 주제를 연간 기획으로 연재할 예정이다.
1999년 출범한 연구회 체제는 올해로 24주년을 맞았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서는 25년이 되는 2024년에 맞춰 지난 성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99년 연구회 체제의 탄생에는 부처 산하의 연구기관을 국무총리 산하 연구회(경제사회연구회, 인문사회연구회) 소관으로 일원화하는 하드웨어적 혁신 방안이 있었다. 25주년을 준비하는 지금 연구회 체제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새로운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넥스트 레벨(Next Level)을 위한 혁신 방향성을 연속기획 '"99년 연구회 체제"를 넘어' 시리즈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이번 호 <연속기획>에서는 '싱크탱크와 국제협력'을 주제로 해외 싱크탱크와의 커뮤니티 및 네트워크 활성화 방안을 살펴보고 국제협력 분야의 정책지식 생태계의 현황과 실태, 앞으로 국제교류 협력을 위한 제언을 들어본다.
-
연속기획 국제협력은 해결·학습·확장을 위한 기회“한국 싱크탱크의 협력자로 대화 이어가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설립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올라선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싱크탱크인 국책연구기관의 역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국책연구기관들은 앞으로 ‘국제협력’에 보다 큰 에너지를 투입하고, 글로벌 리서치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인터뷰는 더욱 다양하고 활발한 방식의 국제협력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싱크탱크에 대한 아이디어를 전 세계로 확산해온 엘리케 맨디자발 OTT 설립자와 화상회의로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2023년 1월 12일(목)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실에서 한 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홍일표 사무총장(이하 홍일표)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On Think Tanks에 대한 소개및 설명 부탁드린다. 엘리케 맨디자발 OTT 설립자(이하 맨디자발) 페루에서 경제학을 공부하였고, 2002년에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공공정책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영국의 컨설팅 회사와 해외 개발 연구소(Overseas Development Institute, 이하 ODI)에서 일했다. ODI는 영국에서 가장 큰 싱크탱크 중 하나이다. 당시 ODI에서 ‘RAPID(Research and Policy in Development)’라는 개발에 관한 정책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RAPID를 통해 페루, 인도, 영국, 베트남 등 어디에나 싱크탱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이후 싱크탱크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싱크탱크는 정책연구 생태계의 다른 부분으로 진입하는 좋은 지점이자 체계적인 변화로 가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싱크탱크는 가장 영향력 있는 행위자는 아니지만, 정당·정부 조직·기업·자선 단체 등 다른 모든 정책연구 생태계와 연결되어 있다. 2010년 개인 블로그를 개설하여 종종 싱크탱크에 관한 글을 적었다. 전 세계 사람들을 블로그에 초대하여 각자의 경험에 대해 적을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것이 ‘OTT’의 시작이었다. 2015년, 싱크탱크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는 휴렛(Hewlett) 재단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았다. 블로그였던 ‘OTT’는 일종의 플랫폼 또는 이니셔티브가 되었으며 안보 재단(Security Foundation)의 보조금 덕분에 싱크탱크를 위한 학교, 웨비나, 온라인 세션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현재는 브뤼셀에서 대면 수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몇 주 후에 열릴 예정이다. 또한 올해 5월에는 채텀 하우스에서 연례 회의를 개최하여 전 세계 싱크탱크들의 아이디어와 실천, 도전 과제를 공유할 예정이다. 홍일표 OTT의 팀원과 구조,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맨디자발 OTT는 싱크탱크뿐만 아니라 자금제공자, 그 외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속가능한 이니셔티브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OTT의 동료와 공동 연구자들은 전 세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회원 가입 절차는 따로 없다. 프로젝트별로 만나게 되는 공동 연구자, 저자, 기고자들과 한 팀을 이루어 협업한다. 글을 제출하면 우리는 그들과 함께 편집하고 발행한다. 또는 함께 웨비나를 조직할 수도 있다. 국가적인 수준의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협력을 위한 조직을 구성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한국 싱크탱크를 위한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시작으로 OTT-경제·인문사회연구회 간 협력을 통해 컨퍼런스 조직을 구성하고 한국 싱크탱크들과의 다양한 교류가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싱크탱크 커뮤니티와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행사에 오거나, 논문을 쓰거나, 온라인이나 대면으로 참여하는 싱크탱크 연구원, 자금제공자, 전문가 POOL을 보유하고 있다. 홍일표 OTT의 ‘개방형 싱크탱크 디렉터리(Open Think Tank Directory)’와 ‘싱크탱크 부문현황 보고서(Think Tank State of the Sector)’에 대해 더 소개해달라. 맨디자발 OTT 웹사이트(onthinktanks.org) 전 세계 정책연구기관 디렉터리인 개방형 싱크탱크 디렉터리(이하 디렉터리)를 개발했다. 개방형 데이터베이스로 별도의 회원 가입 절차는 없으며, 열린 공간으로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싱크탱크에 대한 검색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기획한 이 디렉터리는 싱크탱크가 싱크탱크를, 싱크탱크가 자금제공자를, 자금제공자가 연구를 수행해 줄 싱크탱크를 쉽게 찾도록 하였다. ‘OTT’가 싱크탱크뿐만 아니라 증거 기반 정책연구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자 플랫폼이 되기를 희망한다. 두 가지 주요 목표가 있다. 첫째는 투명성이다. 어떤 싱크탱크인지, 어디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 임무가 무엇인지, 자금제공자가 누구인지, 후원자와 간행물은 얼마나 되는지, 젠더 리더십과 직원들의 성별과 같은 정보들도 공개되기를 원한다. 한편으로 이러한 정보는 싱크탱크들이 서로를 찾는 데 유용하고, 자금제공자나 새로운 조직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 디렉터리가 연구의 장이 되어 싱크탱크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기를 바란다. 디렉터리는 싱크탱크 스스로가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큰 예산이 들지는 않는다. 이러한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가와 지역 수준의 분석을 담은 ‘부문 현황 보고서’ 개발을 고민했다. 부문 현황 보고서는 각 지역의 싱크탱크 현황과 정책 문제에 대한 공통의 시사점을 제공한다. 지역별 싱크탱크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데이터 기반 분석 중에서는 가장 좋은 보고서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보고서가 모든 국가와 지역의 싱크탱크 정보를 포괄하지는 못하지만, 설문조사를 통해 이를 보완하고 있다. 설문조사는 현재 해당 지역의 중요 문제와 차년도 의제 등 그들이 직면한 도전 과제들을 포함한다. 이밖에 자금제공자나 후원자에게 필요한 질문을 추가하기도 한다. 작년에는 다양성, 공평성, 포용성을 조사했으며, 올해는 새로운 조사 항목을 모색하고 있다. 두 번째는 참여이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같은 싱크탱크들이 글로벌 조사에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해서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짧은 기간의 프로젝트지만 한국에 대해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한국 싱크탱크에 대한 많은 정보를 놓쳤을 수 있지만,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싱크탱크들로부터 ‘대한민국은 더 잘하고 있다’라는 반응을 끌어내고 분석 결과가 우리와 공유했으면 한다. 또한 그것이 세계 각지의 싱크탱크 커뮤니티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를 고무시키기를 바란다. 그리고 보고서가 사람들에 의해 쓰이고, 연구되고, 분석되기를 바란다. 따라서 ‘개방형 싱크탱크 디렉터리’는 ‘도구’이고, ‘부문 현황 보고서’는 싱크탱크와 싱크탱크의 역할에 대해 광범위한 대화를 끌어낼 수 있는 ‘화두’라고 생각한다. 홍일표 중국 싱크탱크에 관한 최고 전문가인 주쉬펑 칭화대학교 교수와 교류한 적이 있다. 그 역시 OTT의 자문위원인 것으로 소개되던데. 맨디자발 그렇다. 하지만 해당 자문위원회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주쉬펑 교수를 그가 쓴 중국의 싱크탱크에 대한 몇 권의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와 같은 사람들과 협업하는 것은 항상 흥미롭다. 세계 다른 지역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곳에 가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면 싱크탱크 조직들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겉으로 달라 보이고 조직 내부의 차이는 있지만 싱크탱크의 주요 기능과 실현 과정은 비슷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흥미롭다. 비민주적인 국가에서는 싱크탱크를 가질 수 없다는 말이 일리 있지만, 비민주적인 국가에서도 싱크탱크를 가질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역할을 하고 다른 일을 하지만, 싱크탱크로서 기능을 한다. 우리 사회가 모두 다르므로 모든 싱크탱크가 영미권의 이상적인 싱크탱크와 같을 필요는 없다. 홍일표 대학 및 NGO와 비교하였을 때 싱크탱크가 중요한 이유와 그것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맨디자발 첫 번째 이유는 싱크탱크는 어느 국가에나 존재하며 다분히 정치적인 조직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정부 조직이 운영되는 맥락을 반영한다. 두 번째는 좋은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싱크탱크는 모든 조직 사이에 있는 경계 조직이다. 학계, 정부 조직, 정당, 민간 부문 사이에 있다. 또한 이러한 연결로 인해 변화를 추구하는 데 강력하고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싱크탱크가 사회의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행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대학이나 정당, 정부 조직이 제 기능을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역동적인 자선 단체,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민간 부문 역시 싱크탱크보다 더 중요하다. 싱크탱크는 연못의 가장 작은 물고기에 불과하지만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싱크탱크는 다른 조직보다 작을지라도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매우 중요하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긴 하지만 싱크탱크는 항상 성공적이라고 암시하거나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국-페루 간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홍일표 사무총장과 엘리케 맨디자발 OTT 설립자 홍일표 세계 싱크탱크의 현황과 전망을 ‘정치와 돈’의 관점에서 분석한 것을 보았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한 정책 제언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글로벌 싱크탱크의 상황이나 특징 그리고 그들이 직면한 중요한 이슈에 관해 설명해달라. 맨디자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일반적인 수준에서 보다 나은 세계 싱크탱크들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된 몇 주 전부터 인공지능의 발전과 ChatGTP의 등장과 같은 기술력에 따라 싱크탱크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정치·경제적 상황과 관련해서도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 가치와 정체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상에서 싱크탱크가 직면한 큰 도전과제 중 하나는 싱크탱크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한다. 일부 커뮤니티들이 직면한 또 다른 도전은 ‘국제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영미권이 아닌 국가에서 조금씩 시도되고 있다. 이번 인터뷰 또한 영어로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영어를 일종의 지배적인 언어로 인정해야 한다. 비영미권의 많은 싱크탱크가 T20(Think20), T7(Think7), COP(Conference of the Parties) 등 국제적인 논의에 참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한국을 비롯한 더 많은 세계의 싱크탱크들이 더 많은 세계의 청중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기술 발전에 따른 위협이다. 정책입안자 들은 이제 휴대전화로 인터넷 정보에 접속하며 성장한 세대를 만나고 있다. 이것이 싱크탱크의 생존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싱크탱크의 비즈니스 모델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도전은 한국 싱크탱크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미국의 싱크탱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심지어 싱크탱크에서 코드를 작성하기도 한다. 아마 미래의 싱크탱크는 다들 정책 보고서 대신 코드를 작성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미래세대의 정책입안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인공지능이나 알고리즘을 프로그래밍하기 위한 코드이기 때문이다. 사이먼 맥스웰(Simon Maxwell) ODI 전 소장이 말한 것처럼 싱크탱크를 운영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일이지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급속히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정말로 더욱 어려울 것이다. 홍일표 국제협력은 관계 발전과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이자 방법일 수도 있지만, 체인지 메이커(change maker)처럼 목적이나 목표 그 자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싱크탱크 분야에선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싱크탱크들이 국제협력을 통해 더 많은 정보와 제안을 얻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맨디자발 첫 번째 이유는 국내의 국제 이슈가 있고 국제적인 국내 이슈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로벌 이슈나 지역 이슈에 관해서 한국,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일본 싱크탱크들이 국제적으로 협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국제적인 문제는 혼자서 해결할 수 없으므로 다양한 관점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북반구의 선진국뿐만 아니라 남반구의 개발도상국에서도 배울 수 있다. 심지어 실패 속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 국제협력은 국내적 수준에서도 유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OTT’와 같은 국제협력 플랫폼을 통해 거버넌스 구조, 연구과제 개발, 커뮤니케이션 참여, 싱크탱크의 자금 모금 방법, 재정 운영이나 평가 학습 모니터링 같은 것을 국제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국제협력을 통해 동료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다. 정책 아이디어와 솔루션뿐만 아니라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국제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세계화에 따라 싱크탱크 전문가를 위한 시장 역시 확장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제정책 싱크탱크가 미국에 있는 한국인이나 외국인을 고용하여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정책연구나 분석을 위해 반드시 한국에 있을 필요는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그 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국제협력을 통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다른 공간, 다른 시장, 다른 인적·물적 자원들에 접근할 수 있다. 홍일표 서밋(summit)이나 온라인 화상회의처럼 국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정보와 경험 공유 부탁드린다. 또한 재단(Foundation)은 자금제공자일 뿐만 아니라 국제협력을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하는데, 재단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달라. 홍일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 맨디자발 국제적인 협력에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자금제공자가 중요하다. 우선 효과적인 협력이 이루어지려면 두 싱크탱크의 힘의 균형을 가능한 이루는 것이 좋다. 보통 북반구 선진국과 남반구 개발도상국 싱크탱크들이 협력할 때, 한쪽은 자금을 가지고 있고 다른 한쪽이 자금을 가지고 있는 국가쪽에 협력하는 형식을 취한다. 이러한 형식은 좋은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파트너십이 평등할수록 네트워크도 평등해지고 협력의 결과도 더 좋아진다. 다음으로 우리가 왜 국제협력을 하려고 하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국제협력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된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의 환경 정책에 변화를 이루고 싶다면, 환경 정책에 관해 연구하는 싱크탱크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국제협력 자체가 목적이라고 한다면, 함께 협력하고 관계를 맺을 다른 주제와 성격의 조직들을 선택할 수도 있다. 또 협력을 위해 더 쉬운 방식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개인 수준과 조직 수준 중에서 어느 쪽이 협력하기 더 쉬울지 고민해야 한다. 개인 조직 간에 네트워크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싶다면, 또 다른 형태의 구조와 그러한 행위자들, 당사자들 간에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재단들은 이 모든 것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선 재단들은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재단의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국제 개발 재단은 그들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자금지원을 받는 단체 간 국제협력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 또한 좋은 방법이지만 그들의 보조금을 받는 단체에 제한되므로 배타적이다. 재단으로부터 자금을 받고 그 재단의 국제회의에 참석하며 그 재단의 트레이닝에 참석한다. 그래서 어느 한 재단 행사에 참여하게 되면 다른 회의에는 갈 수 없다. 그러므로 자금제공자가 모두 함께 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금제공자에 귀속되는 우려를 없애야 한다. 홍일표 마지막으로 한국 싱크탱크와의 국제협력에 관해 이야기 부탁드린다. 맨디자발 OTT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한국 싱크탱크를 만나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 한국의 싱크탱크에 흥미를 갖고 있으며, 더 많이 알고 싶다. 우리는 한국의 싱크탱크와 세계 싱크탱크에 대한 대화를 계속해서 나누길 바란다. 이 과정에서 우리를 한국 싱크탱크의 협력자로 생각하고 계속 연락을 이어가길 원한다. 홍일표 오늘 인터뷰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활발한 방식의 국제협력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싱크탱크 플랫폼으로써 OTT의 눈부신 성장을 기대하며,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OTT와 가까운 미래에 다양한 방식을 통해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인터뷰> 엘리케 맨디자발(Enrique Mendizabal) On Think Tanks(OTT) 설립자 2022 겨울호
-
연속기획 공동 목표를 갖고 함께 수행할 과제 개발해야최근 유럽에서도 한국학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몇 개되지 않는 대학에 존재감조차 없이 그저 명맥만 유지하거나 폐지 위기에 놓여 있던 유럽 대학의 한국학과가 2010년 이후 적어도 양적으로는 지속해서 팽창하고 있다. 한국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려는 학생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학과가 설치되어 있거나 한국어 또는 한국 관련 강좌를 개설하고 있는 학교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2022년에는 유럽 대학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교수급 이상의 한국학 전임교수의 수가 40명을 넘었다. 2001년의 유럽 한국학회 연례보고서에 한국학 전임교수가 5명이라고 보고되었던 것에 비하면 가히 기하급수적인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장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한국학중앙연구원과 같은 기관을 통한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23년 1월 현재, 독일 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총 9개의 한국학 전임교수직 중에 6개의 자리가 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만들어졌다. 이제는 베를린 자유대학과 보쿰대학처럼 한국 정부의 지원 없이 독일 정부의 예산만으로 정교수직을 설치한 곳이 예외적일 정도이다. 양적인 팽창에도 일본학, 중국학에 못 미쳐 유럽 대륙의 대학에 한국학 교수직이 설치된다는 것은 한국학과가 설립되고 학사과정부터 한국학을 전공하는 유럽인 학생들을 교육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미권 대학의 경우는 한국학이 학부 전공과목으로 존재하지 않고 대학원에서 한국 관련 주제에 관한 논문을 쓴다. 반면 유럽 대학은 학부과정부터 한국학을 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다. 학부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 수가 대학원에서 한국학 석사를 전공하는 학생 수보다 훨씬 많다. 한국학과가 설치된 많은 대학들은 학부과정의 한국학 전공 학생 수가 300명을 넘는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이런 양적인 팽창에도 불구하고 한국학은 아직 일본학이나 중국학과 달리 유럽 학계 내에서 학문적으로 크게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기 어렵다. 중국학과 일본학의 경우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유럽 대학에서 분과학문으로 정착되고 독립된 이후 100년 이상의 발전 과정을 거치면서 연구성과가 축적되었을 뿐만 아니라 학문분과를 넘어서 전체 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저명한 학자도 적지 않게 배출했다. 20세기 후반에는 일본학과 중국학 연구자 간에 연구방법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일기도 했다. 인문학적 전통에 기반하며 지역학으로 발전한 동아시아학과 사회과학적 지역학으로 제도화된 북미의 동아시아학 간의 연구방법에 대한 헤게모니 싸움이기도 했다. 이러한 논의는 지역학의 연구대상과 연구자 간의 관계성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지역학의 연구대상을 피동적인 대상으로만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일본학에서는 1980년대에, 중국학에서는 1990년대에 사회과학적 전환을 이루었다. 유럽에서의 일본과 중국 연구는 현재 문학·사학·철학 중심의 전통적인 연구와 사회과학적 방법론에 기반한 둔 경험적 연구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베를린 자유대학교 한국학과 2023 신년 기념사진 한국인 학자들의 주도적 역할 속, 성장하는 한국학 2차 세계대전 후 소수 유럽 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한국학 연구와 교육은 1990년대까지 유럽의 인문학적 지역학의 전통 속에서 언어학적 방법론과 문학과 역사적 텍스트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유럽 대학이 새로 임용한 교수 중에 한국에서 태어나 북미권의 대학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한 한국인 학자의 비중이 높아졌다. 현대 한국의 사회와 정치, 경제, 문화에 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영미권과 마찬가지로 유럽 대륙의 한국학에서도 연구방법과 연구대상과의 관계에 대한 치열한 논쟁 없이 사회과학적 전환과 함께 자연스럽게 정착되어 가고 있다. 한국 정부가 공공외교의 틀에서 적극적으로 재정을 지원하고, 동시에 한국인 학자들이 각 대학에서 한국학 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유럽의 한국학은 19세기 인문학적 전통 위에서 발전한 지역학,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의 틀에서 미국 정부의 주도로 정착된 사회과학적 지역학과는 분명히 다른 성격의 지역학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이것은 서구 중심의 시각에서 타자를 관찰하는 지역학이 아니라 연구대상인 지역에서 활동하는 연구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연구의 새로운 흐름과 일맥상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럽 한국학의 이런 변화로 인해 한국의 다양한 연구기관과 긴밀한 교류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긴 호흡으로 활용할 절호의 기회 학문적인 필요성뿐만 아니라 유럽의 정치와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에 대한 이해도는 아주 낮으며, 현재 상황을 개선해야만 한다는 현실적인 요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싱크탱크와 유럽의 다양한 공공기관, 싱크탱크 간의 교류 협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유럽 대학의 한국학이 양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유럽은 한국에 관한 관심의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연합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의 정부와 공공기관에 한국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가 거의 없다. 그나마 유럽 싱크탱크에서 한국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이 있지만 대부분 원래 일본 또는 중국전문가이다. 동아시아 지역전문가라는 명목으로 한국문제에 대해서 몇 차례 언론에 인터뷰를 하고 난 후, 갑자기 한국전문가라고 알려지곤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여전히 일본전문가 또는 중국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이 한국을 보는 시각이 일본 또는 중국 중심적인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국 싱크탱크들이 장기적인 시각에서 유럽 싱크탱크의 한국 전문가와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한국 전문가들은 한국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일회적인 이벤트성의 만남 또는 학술회의의 형태가 아닌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과제를 개발해야 한다. 베를린 자유대학교 한국학연구소와 ‘지혜의 샘’ 정자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에서도 불고 있는 한류 붐 덕분에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과 중국을 통하지 않고 한국을 통해 동아시아를 처음 접하는 세대가 등장했다. 이들 청소년 세대가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한국에 우호적인 지한, 친한 인사로 성장해서 한국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장기적인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유럽의 차세대 한국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단시간 안에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교류협력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정책과 비전이 필요하다. 한국 대중문화 붐이 만들어준 절호의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19세기 말에 불었던 일본풍을 통해 만들어진 일본문화에 대한 유럽인들의 호감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한국문화에 대한 호감이 유럽 사회에도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이은정베를린 자유대학교 교수 2022 겨울호
-
연속기획 국책연구기관 국제협력의 향후 방향1960~70년대 당시 대한민국은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 주도하에 경제 및 산업정책 개발을 적극 추진하였다. 그 결과 ‘수출주도산업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정책이 만들어졌다. 정부의 기획과 지휘 속에 탄생한 산업화 정책은 대한민국의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의 기반이자 원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시기 1971년 한국개발연구원을 시작으로 경제·인문사회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은 태동하게 되었다. 출연연구기관의 첫 번째 역할은 경제설계에 기여하는 것이었다. 당시 주요 정책이었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사회보장제도, 빈곤 문제, 소득분배 문제에 대한 기초조사와 실증연구를 수행하였다. 정책기획을 위한 전문성의 요구로 1970~99년까지 각각의 부처 산하에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설립되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정부 부처와 긴밀한 정책 협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성장하였다. 70년대 산업화, 80년대 민주화, 90년대 정보화시기를 거치며 ‘아시아의 네 마리 용(Four Asian Dragons,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으로 불렸으며 일본의 뒤를 이어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아시아의 신흥공업국으로 세계무대에 등장하게 되었다. 복합적인 정책현안과 중장기 미래전략의 필요성한국개발연구원에 방문한 박정희 전 대통령 ⓒ한국개발연구원 대한민국은 1990년대 후반, IMF와 금융위기 등 높은 파고를 이겨내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진 경제국가로 성장하게 되는 과정에서 교통, 통신 등의 과학기술 발전으로 세계의 물리적인 거리는 압축되었지만, 과거와 다른 복합적인 정책현안 이슈가 대두되게 되었다. 정부에서 기대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역할의 변화가 요구됨과 동시에 부여된 두 번째 역할이었다. 자율적·독립적 정책연구를 통한 창의성 제고와 더불어 융합적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중장기적 관점의 정책 어젠다 개발이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연구회 체제가 등장하게 되었다. 연구회 체제에서 정부가 기대했던 것은 효율화된 연구기관의 경영관리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복합적인 정책현안 대응을 위한 미래전략의 필요성으로 생각된다. 이 시점부터 연구기관 간 협업을 통한 국가전략 개발에 대한 기초적인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연구회 체제 도입 이후 약 25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정부 정책을 지원하였으나 많은 성과 속 한계 또한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속에 중요한 국가로 더욱 발돋움하였고 G20 국가로서 지위를 더욱더 공고히 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경제성장을 넘어 BTS, 미나리, 기생충 등 다양한 K-콘텐츠로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국가로 나아가고 있다.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한 세기 만에 이룩한 눈부신 성장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며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최초로 ‘원조 수여국’에서 ‘공여국’이 된 국가로 기록되었다. 달라지는 국격에 걸맞게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2년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예산은 약 4조 425억 원으로 44개의 시행기관에서 1,765개 시행사업을 88개 수원국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중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소관 연구기관의 경우 2022년 기준, 10개 기관에서 42개 사업을 총 194억 원의 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공적개발원조사업은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협력 대상국들의 정책 로드맵 제시, 정책별 마스터플랜 수립, 정책역량 강화, 개발전략 수립이다. 기존 선진국의 공적개발원조사업과 달리 대한민국 정부출연연구기관은 국가별 상황과 특성에 따른 ‘맞춤형 발전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1970~80년대 대한민국 발전국가 모델의 전략 수립이 정책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은 국제사회에서의 새로운 수요를 불러일으켰다.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를 위해서는 민간과 공공이 함께 세계로 나가야 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통과, 글로벌 가치 사슬의 변화, 공급망 재편, 경제안보 위기 등 복잡한 이슈가 동시에 작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나의 섹터만이 활동하여 성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는 시대이다. 최근의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국가로 변화한 것은 민간 기업들의 혁신을 통한 발전과 국가의 제도적·정책적 혁신을 위한 정책지원이 함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과거처럼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이제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국가는 발판이 되어 민간이 세계로 나가는 데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경험을 세계로 지금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세 번째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대한민국이 이룩한 발전 경험에 대해 전 세계는 궁금해하고 있다. 개발도상국과 중진국은 물론 선진국까지 ‘방법’과 ‘수단’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발전 경험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발전 경험을 모듈화하여 전달하는 것을 넘어 지역별·분야별 맞춤형 전략으로 더욱 정교하고 세련된 확산 방식이 필요한 시기이다. 올해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며, 연구회 체제 25주년을 준비하는 해이다.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협력을 필요로 하는 국제기구 또는 국가들과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때이다. 2023년에도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소관 연구기관은 많은 국제협력사업들을 추진하고, 기획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출연연구기관들도 싱크탱크의 국가대표가 된다는 마음으로 대한민국의 발전 경험을 전 세계에 확산해야 해야 할 것이다.유영민경제·인문사회연구회 국제협력부장 2022 겨울호
-
연속기획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연계성 강화와 거버넌스 구축개발협력 분야에서 연구와 경험에 기반한 지식공유의 필요성은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제2차 세계대전 후 국제사회는 경제성장에 필요한 자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원조에 집중해왔으나, 원조가 의도한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자 ‘제도 개선’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개선의 노력 역시 한계를 드러내자 근본적인 개발 및 정책 역량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물질적인 지원과 제도적 거버넌스 개선에 앞서 문제점을 구체적·개별적으로 진단하고, 그에 따른 처방을 제시하고 공유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1996년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에서 당시 세계은행 총재였던 제임스 울펜손(James Wolfensohn)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위해 개발 경험, 정책 수립 및 입안의 노하우 등 비물질적 자산인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개발을 위한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지식공유를 통한 개발협력은 형태와 내용 측면에서 지속해서 진화해왔다. 특히 ‘무엇’을 공유하느냐를 넘어 ‘누구’와 ‘어떻게’ 공유하느냐, 즉 지식공유의 방식에 있어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졌다. 최근 개발협력 및 지식공유사업은 정부 기관과 국제기관이 주도하는 과거의 하향식·일방적 원조 패러다임에서 정부와 시민사회, 학계와 기업이 결합하여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이를 지식의 축적과 공유로 환류하는 양상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또한 분야별·주제별 단편적 접근이나 분절적 접근방식으로는 영향력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 특성, 사업 분야, 주제, 프로젝트 방법과 전략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으로 전환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글로벌 트렌드 4가지 개발협력에서 연구기능의 역할 역시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선진공여국들은 지식공유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달성을 위한 개발협력 아젠다를 도출하고, 지식공유 사업의 기획·평가를 지원할 수 있는 별도의 연구조직을 부처 또는 시행기관 내에 두고 양질의 연구 결과물을 산출한다. 협력국의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식이 활용 및 축적되고 있으며, 실험적 방법을 활용한 개발협력 사업의 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축적된 증거들을 여러 주체에 공유하여 사업의 효과성을 높이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연구기관들은 연구 결과를 공유·확산하여 국제개발 어젠다를 설정하고, 민간·공공 간 협업을 촉진하는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개발협력 변화의 흐름을 민첩하게 감지하고, 선제적인 연구를 통해 개발협력의 지적인 리더십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흐름은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하는 개발협력 관련 연구 어젠다와 이를 뒷받침할 역량과 전문성을 보유한 국책연구기관이 나아갈 방향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최근 연구 및 활동 사례를 분석하여 최근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협력 분야와 지역의 전략적 선정, 민간-공공 협업의 촉진 및 지원, 증거기반 정책수립 연구, 개발의 성과 확산을 위한 연구성과물 공유 및 자료공유 플랫폼의 활용이다. 주요 흐름 중 하나는 각국이 자원을 다양한 지역 및 대상에 분배하기보다는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각국 ODA 비전이 포함되는 개발협력 전략서는 개발협력 전담연구부서 또는 시행기관을 중심으로 작성되고, 국가에 따라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간의 ODA 추진 방향이 결정된다. 이러한 전략적 중점협력 지역 및 분야 선정에 있어 연구기관들은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최근 정책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실험적 방법에 근거한 증거기반 정책수립(evidence-based policymaking)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이는 개발협력 분야에서도 강하게 나타난다. 영향평가 연구 결과는 각종 이해관계를 최대한 배제하고 개발사업을 효과적으로 설계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수행기관들을 중심으로 연구 결과물의 정리 및 분석, 그리고 데이터의 활발한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지식공유사업 역시 공여국의 특수성을 넘어 근거에 기반한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다. 선진공여국 사례를 통해 연구 결과의 관리와 환원이 비교적 일관성 있게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별로 개발협력 사업과 연구의 기능, 기관 형태에는 차이가 있더라도 연구 결과의 공유와 환원 메커니즘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또한 사업수행 주체에 차이가 있더라도 연구 결과는 동일한 채널을 통해서 관리되고 축적되며, 연구 결과의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 역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전략적 연계를 통한 경쟁력 강화 우리나라는 발전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에 도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지식이 개별 분야나 주제별 전문조직이나 연구기관에 의하여 분절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서로 다른 협력국의 상황 및 조건에 적용 가능할 정도로 가공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주제 및 지역, 프로젝트에 대한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결합할 필요가 있으며 개별 지식 역시 보편성 및 다양한 조건의 협력국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고려하여 가공될 필요가 있다. 개발협력이 대외전략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므로 개발협력 분야에서 국제적인 리더십을 확보하고 정부의 ODA 혁신계획에 부응하기 위하여 연구기능의 강화 및 효과적인 연구기관 간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개별 연구기관 차원에서는 각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연구 결과물과 인적네트워크 자산을 체계적으로 축적·활용하는 한편, 국제개발협력 관련 중장기 연구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개발협력 전략 수립 및 기획 운영에 도움이 되는 지적 자산을 ODA 주관부처 및 시행기관에 제공할 것을 제안한다. 국책연구기관 간 연계 시스템이 확립되면 대학, 학회, 민간연구소 및 기업을 포괄하는 ODA 연구생태계를 구축하는 등의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국제개발협력 사업 지원을 위한 연구기능이 활발하게 작동하고, 결국에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효과성을 높이어 국제사회에서의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다.서민영KDI국제정책대학원 연구지원팀장 2022 겨울호
-
연속기획 한-베 관계의 질적 도약을 위한 ‘인문국제컨퍼런스’경제·인문사회연구회, 베트남 사회과학원과 ‘인문국제컨퍼런스’ 개최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하 연구회)는 2022년 11월 29일(화) 베트남 사회과학원(VASS; Vietnam Academy of Social Sciences)과 공동으로 하노이에서 한-베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인문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양국 싱크탱크의 교류와 협력이 주로 정치학과 경제학을 중심으로 사회과학 분야에서 진행되어왔음을 고려하면 이번 ‘인문국제컨퍼런스’는 국가기관에서 최초로 시도한 인문학 기반 학술행사였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연구회는 명실공히 베트남 싱크탱크인 베트남 사회과학원과의 정책연구 및 학술교류를 추진했으나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코로나19가 안정적 단계에 접어들자, 지속적인 협력을 위해 인문학 분야에서의 학술적 성과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교류의 기반을 닦기 위해 본 행사를 개최했다. 더욱이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가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됨에 따라 그간의 경제적, 외교적 교류·협력에 걸맞은 수준으로 인문학을 포함한 여러 분야로의 협력을 추진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다. 30년간 쌓아온 양국 관계는 이제 역사와 문화 이해에 기반을 둔 학문적 교류를 통해 더욱 돈독한 신뢰의 기반을 마련해야 할 때를 맞았다. 협력과 우호로 맺은 한-베 신뢰의 30년제1회 NRC-VASS 인문국제컨퍼런스 단체사진 베트남과 한국이 공식적으로 수교를 한 것은 1992년 12월이었다. 수교 첫해 두 나라 간의 교역은 5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780억 달러로 증가했고, 2023년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은 베트남의 세 번째 교역국이고, 베트남은 한국의 네 번째 교역국에 해당한다. 이같이 급속한 양적 교역의 확대에 힘입어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 등 국제사회에서 양국의 상호의존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의 결혼 이주가 압도적이었지만 2022년 교육부 교육기본통계조사에 의하면 베트남 다문화 학생이 32.4%로 가장 많고, 유학생도 중국 다음으로 베트남이 많다. 늘어나는 교육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한국이 베트남의 과학기술 발전을 돕고, 인력 양성에 이바지하기 위해 개설한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Vietnam-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도 기술 협력 및 전문가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사업에서의 양국 협력도 늘어나는 추세이며, 한-베 공조가 다각도로 진행 중이다. 한국과의 문화 협력은 베트남의 소프트파워 증진에 도움이 되겠지만, 문제는 이 흐름이 일방향적이라는 점이다. 베트남에 대한 국내 관심이 낮다는 것은 점차 양국 관계를 저해할 문제가 될 수 있다. 인문학 및 교육 분야에서의 한-베 협력 ‘인문국제컨퍼런스’는 총 3개 세션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세션인 ‘문화·역사 연구에서의 양국 협력’에서 짠 티 프엉 호아 VASS 역사연구소 부소장이 한국과 베트남 역사학자들의 교류 현황을 소개했고, 이병한 인문정책특별위원회 위원이 남북통일의 경험을 지닌 베트남이 탈 신냉전의 플랫폼 역할을 하기를 제안했다. 안 투 짠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홍보교육부 부장은 박물관의 전문인력 역량 강화 교육, 박물관을 포함한 문화 분야 기술 협력을 통한 양국 간의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양국의 교육 협력’을 주제로 한 두 번째 세션에서 윤종혁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교육부의 한-베 협력사업을 소개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세계시민 교육과 문화 다양성 존중 교육 제고를 역설했다. 레 티 투쟝 하노이국립인문사회과학대 동방학부장은 베트남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한국어와 한국학 교육의 실태, 각 대학 단위에서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 향후 과제에 대해 언급했다. 마지막 세션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양국의 협력을 다뤘으며, 단연 결혼이주 여성이 겪는 사회적인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됐다. 응우옌 티 호아이 린 베트남 여성연맹 대외국장의 발표를 필두로 최윤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의 결혼 이주 및 다문화가족의 현황, 그리고 이들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 소개가 이어졌다. 이주여성과 다문화 가정 자녀의 교육과 복지 등 취약한 문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기여하면서 공동 대응과 협력을 모색하는 데 뜻을 모았다. 미래지향적 한-베 연대의 인문학 역량 제고 지난 12월 열린 한-베 정상회담에서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두 나라의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국회와 사회 각계각층 간 교류와 대화를 더욱 강화 및 심화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 경제 협력의 확대로 인해 불거진 베트남에서의 노동 및 인권 문제, 결혼 이주 여성의 사회적 위상에 따른 불평등과 자녀 교육 문제,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처우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기술이전 요구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는 한편, 베트남의 대 대한민국 무역적자 역시 문제가 될 것이다. 이처럼 다방면에 산적한 문제들은 30년간 쌓아온 역동적인 양국 관계를 얼마든지 마비시킬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인문사회 학술적 성과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통한 이해의 확충이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그 구체적 기반 강화의 초석을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놓기 시작했다는 데 ‘인문국제컨퍼런스’의 의의가 있다. 향후 양국 학자들의 공동연구, 학술적 정보 교환, 전문인력양성과 연구역량 강화를 체계적·단계적으로 구현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유리 벽이 깨지길 바란다. 여기에 양국의 사회문화계, 언론계 등을 대표하는 여론주도층 인사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주요 현안과 관심사에 관한 토론을 통해 미래지향적 한-베 협력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주도적 역할을 기대한다.강희정NRC 인문정책특별위원회 위원 서강대학교 교수 2022 겨울호
-
연속기획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개발협력2022 글로벌 코리아 포럼(GKF) 2022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국제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세계에 공표했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을 증진하고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존경받는 나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선언한 것이다. 이를 위해 다자외교 리더십을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안보·민주주의·인권·법치·비확산·기후변화·개발 분야 협력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개발협력’을 주제로 개최한 「2022 글로벌 코리아 포럼(GKF)」은 국제사회에서 국격에 부합하는 한국의 역할을 발굴하는 장(場)이었다. 분절화를 극복하고 협력 플랫폼으로 오늘날 세계는 불확실성의 확대와 국가 간 대립으로 글로벌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은 글로벌 복합위기를 초래했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식량 및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빈곤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빈곤율은 2016년 이전으로 회귀했고, 식량 위기를 겪는 인구는 2019년 이후 2억 명 이상 증가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개발도상국의 경제활동을 둔화시켰고, 시민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분쟁이 발생하면서 세계는 평화와 번영보다 긴장과 대결 구도로 발전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는 갑작스러운 가뭄과 홍수 등 기후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고, 도서국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국제사회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미·중 패권 경쟁으로 기존의 다자주의 질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ODA, 공공외교, 보건·안보, 무역통상, 과학기술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개발협력을 활발히 전개했지만, 분야별 분절화된 시행 주체로 인해 사업간 연계 및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 ‘글로벌 코리아 포럼’은 시행기관 간의 분절화를 극복하고 정부와 공공·민간기관이 대외 환경 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협력 연대로서 출범했다. 2022년에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최하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주관하에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국제개발협력학회, 한국국제정치학회, 한국EU학회, 한국여성정책연구원, KDI국제정책대학원 등 13개 기관이 주관하는 14개 세션의 컨퍼런스를 중심으로 개최하였다. 컨퍼런스를 통해 각 기관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공유하고 전략과 방향을 논의함으로써 기관 간 협력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드러냈다. 양적 규모의 확대보다 질적 협력에 가치를 2022 글로벌 코리아 포럼(GKF)은 크게 지역별, 분야별 컨퍼런스와 라운드테이블, 기획세션으로 구성되었다. 학계가 주도한 지역별 컨퍼런스는 아세안, 인도·태평양, EU지역 등을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의 이행, 경제협력 다변화, 가치 외교를 위한 지역별 국제·개발협력 전략을 모색하였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 구도 하에서 자유, 평화, 번영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의 주요 협력 지역과의 연계방안을 모색하는 소중한 자리였다. 지역별 컨퍼런스와 함께 기후위기, 수자원, 취약국 여성 등 분야별 전문가 및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컨퍼런스도 개최되었다. 최근 들어 국제·개발협력의 가장 큰 이슈로 부각하고 있는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취약국 여성, 지식재산권, 육아, 물 분야, 국제표준 분야 개발협력에 관해 점검하고 심도 있는 대안을 모색하였다.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다양한 이슈를 함께 점검함으로써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이슈들을 다시금 되짚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라운드테이블과 기획세션은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대한 허심탄회한 평가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먼저 주한 아세안 10개국 대사가 참여한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지금까지 한-아세안 협력의 성과와 한계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국가 간 대립과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협력이 어려운 상황에서 신뢰에 기반한 양 지역 간 협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참석자 모두가 공감하였다. 지금까지의 협력 성과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기에 맞서기 위해서도 양 지역은 협력 분야와 깊이를 더해야 한다는 점에 모두 동의하였다.라운드 테이블: 한-아세안 협력 방안 기획세션은 한국에 주재하는 국제기구 대표들이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전략과 다자협력에 대해 평가하는 자리였다. 글로벌 중추국가를 표방하는 한국이 국제사회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자유, 평화, 번영의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할지를 깊이 있게 논의했다. 참석한 대표들은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규모 확대에 대해서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특히 모든 참여자가 개발협력과 인도주의적 개입을 연계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적인 규모의 확대도 중요하지만, 질적 측면에서 인도주의에 기반한 국제·개발협력에 더 많은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점을 주한 국제기구 대표들은 한국에 요구한 것이다.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한 비전 이러한 성과는 ‘글로벌 코리아 포럼’이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협력의 가치와 성과를 공유하고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협력 플랫폼으로서 기능할 것임을 알려준다. 다만 국제·개발협력이 국제사회와의 조화 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글로벌 코리아 포럼’은 국내 공공·민간기관뿐 아니라 해외 싱크탱크와 유관기관도 참여하는 국제교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국격에 맞는 지도력과 실천 의지에 바탕을 두고 국제·개발협력 전략을 ‘글로벌 코리아 포럼’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모색해 나간다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앞당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곽성일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전략실장 2022 겨울호
최근호 보기 총 36 건
연속기획 한-아프리카 상생발전과 개발협력 방안 김은주과학기술정책연구원 글로벌혁신전략연구본부 책임연구원 | 2023 겨울호 |
연속기획 지속가능한 협력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제협력 이지예경제·인문사회연구회 연구기획부장 | 2023 겨울호 |
연속기획 지역의 미래를 여는 광주정책연구회 출범 최치국광주연구원 원장 | 2023 겨울호 |
연속기획 디지털 전환을 위한 세계, 대한민국, 그리고 연구회의 준비 최재녕경제·인문사회연구회 디지털전환추진단 부단장 | 2023 겨울호 |
연속기획 리딩 싱크탱크로 도약을 위한 국가연구체제의 발전 전략 제안 김권식중소벤처기업연구원 창업벤처연구실 연구위원 | 2023 겨울호 |
연속기획 경제·인문사회연구회 25년의 회고와 전망 김인수대구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조교수 | 2023 겨울호 |
연속기획 복합위기와 대전환의 시대, 미래 비전 그리는 국가 싱크탱크 역할 해야 <인터뷰> 정해구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 2023 겨울호 |
연속기획 과학기술계 인력 확보 및 육성 제도 | 2023 가을호 |
연속기획 디지털 전환과 학제 간 연구를 위한 베를린의 허브 팀 퇴브너(Timm Teubner)아인슈타인센터 교수 | 2023 가을호 |
연속기획 싱크탱커를 위한 학교 안드레아 바틀Andrea BaertlOTT 연구이사 | 2023 가을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