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획의도
2023년의 대한민국과 세계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소관 연구기관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고 국가 어젠다(agenda)를 제시하기 위한 중장기 국가의제를 위한 정책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이 직면한 경제·사회적 불확실성 상황에서 정책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22년 12월, 「NRC 국가의제 연구단」을 구성하였다. 2023 국가의제 종합연구를 수행하게 될 「NRC 국가의제 연구단」은 문명재 NRC 국가전략연구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총괄연구팀 아래 총 5개 분과(경제분과, 사회분과, 기후분과, 정부(거버넌스)분과, 대외분과) 연구팀으로 구성되었으며, 2023년 3월까지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살펴야 할 10대 분야 50대 정책과제로 구성된 종합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이번 호 특집에서는 2023년 경제·사회·기후·정부(거버넌스)·대외 분야별 2023 정부의 정책과제에 대한 연구제언을 살펴본다. 불확실성의 시대, 국가적 정책 대응의 전략을 주제로 한<특별좌담>에서는 2022년 주요 정책 이슈를 도출하였던 ‘2023 대한민국 미래전망대회’, ‘2022 글로벌 코리아 포럼(GKF)’, ‘REBOOT KOREA 2022’에 참여하였던 전문가의 시각에서 국가의제와 미래전략 수립, 정부 및 국회와의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들어본다.
2021년 겨울호(통권 제31호)부터 2022년 가을호(통권 제34호)까지 연속기획 I, II 시리즈를 통해 세계의 싱크탱크와 국가정책연구 역사를 살펴보았다. 2022년 겨울호(통권 제35호)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이번 연속기획은 연구회 체제를 넘어서기 위한 과제가 무엇인가를 살펴본다. 첫 번째 '국제협력'을 시작으로 '디지털 전환' 등의 주제를 연간 기획으로 연재할 예정이다.
1999년 출범한 연구회 체제는 올해로 24주년을 맞았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서는 25년이 되는 2024년에 맞춰 지난 성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99년 연구회 체제의 탄생에는 부처 산하의 연구기관을 국무총리 산하 연구회(경제사회연구회, 인문사회연구회) 소관으로 일원화하는 하드웨어적 혁신 방안이 있었다. 25주년을 준비하는 지금 연구회 체제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새로운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넥스트 레벨(Next Level)을 위한 혁신 방향성을 연속기획 '"99년 연구회 체제"를 넘어' 시리즈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이번 호 <연속기획>에서는 '싱크탱크와 국제협력'을 주제로 해외 싱크탱크와의 커뮤니티 및 네트워크 활성화 방안을 살펴보고 국제협력 분야의 정책지식 생태계의 현황과 실태, 앞으로 국제교류 협력을 위한 제언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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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불확실성 시대의 국가정책 대응 전략진행, 패널 진행 패널 문명재 NRC 국가전략연구위원회 위원장,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권호열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원장 이승주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코로나19 팬데믹, 러-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경쟁, 글로벌 경제 위기 등 여러 위기 요인이 겹치면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어려운 대내외 경제 환경 속에서 중장기 국정과제 수행과 더불어 단기 현안에 대한 발빠른 대응과 해법 마련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장기 정책과제와 함께 차년도의 최우선 정책과제를 상시적으로 발굴하고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는 상황에서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특별 좌담을 마련했다. 왼쪽부터 유종일, 문명재, 이승주, 권호열 단기적 정책과제 제시의 필요성 “국민적 수용성 높이기 위한 선도 프로젝트 필요” 권호열 원장 “불확실성의 위기, 단기 현안에 집중할 필요성 일깨워” 유종일 원장 “기존의 대응 방식 재편 불가피…임팩트 있는 단기 정책연구 필요” 이승주 교수 문명재 NRC 국가전략연구위원회 위원장(이하 문명재) 최근 국제 질서의 변화와 공급망 패권 경쟁의 심화로 경제·사회적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가의제와 더불어 차년도의 최우선 정책과제에 대한 세부 논의를 병행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문제 제기의 원인과 배경이 무엇이라고 보나. 권호열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이하 권호열) 중장기 국책연구와 더불어 단기적 관점의 정책연구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정책 고유의 특성 때문이고, 둘째는 실질적인 정책 구현을 위해 국민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6대 국정목표와 120대 국정과제로 대표되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는데 이를 위해 매년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로드맵이 중요하다. 또한 국가 정책은 정부의 의지만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며 국민의 협조가 필수다. 정책에 대한 국민적 수용성을 높이고 높은 정책 효과를 달성하려면 국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선도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중장기적인 국가 비전과 전략은 물론, 단기적인 세부 실행 계획까지 같이 가야 한다.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이하 유종일) 국가의제를 설정하고 정책 대안을 고민할 때 기본 전제가 있어야 한다. 미래가 불확실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물론 불확실성이 존재하더라도 일단 계획을 세우고 상황에 따라 조금씩수정하면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불확실성의 정도가 너무 크면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게 어렵기도 하거니와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최근 미국은 중국 철강 제품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를 두고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결과에 대해 미국은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돼 온 세계경제질서, 세계화를 뒷받침해 온 기본 전제를 완전히 흔드는 도전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기본 전제로 인식하던 세상의 기본 상수가 불확실성 속에서 흔들릴 수 있으며, 우선 가까운 미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50년 만에 온 스태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침체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좀 더 가까운 미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승주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이하 이승주) 최근 들어 불확실성이 상시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위기가 미처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위기가 발생하기도 한다. 한편으로 현재 불확실성이라 하는 위기는 과거와 양상이 다르다. 위기의 원인을 따져 보면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우발적 요인도 있고, 기후변화와 같은 구조적 위기 요인도 있다. 또한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 구도에서 오는 위기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면서 과거에 비해 불확실성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지금 상황을 두고 불확실성을 넘어 초불확실성의 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기존의 모든 방식을 새롭게 재편하는 것이 시급해진다. 새로운 균형을 찾기 이전에 불확실성 자체를 어떻게 완화 내지는 해소할 것인지가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그런 관점에서 지금은 장기 연구보다 임팩트 있는 단기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복잡한 사회 문제, 융복합 연구로 풀어야 “다수 연구자와 기관 함께하는 연구 플랫폼 활성화돼야” 권호열 원장 “활발한 연구 교류 가능한 문제 해결 중심 연구시스템 갖춰야” 유종일 원장 “한층 심도 있고 넓은 범위의 융복합 연구 지향해야” 이승주 교수 문명재 국가의제라 하면 사전적으로는 ‘국가적 차원에서 논의되고 관리해야 할 문제’로 기존에 연구하던 일반 정책과제와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국가의제는 특정 분야에 국한된 정책 대안이라기보다는 다층적인 융복합 연구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이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다. 권호열 가장 간단하게 보면 정책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하는 일로 볼 수 있다. 국가의제는 전국적인 규모로 국민 누구나 관심을 갖는 사회 문제라 할 수 있다. 일반 정책과제와 국가 차원의 정책과제는 기간 측면에서 단기 중장기로 분류하기도 하고, 규모적인 측면에서 소규모와 대규모로, 혹은 연구자 개인이나 대규모 연구 그룹이 참여하는 경우가 있다. 이 문제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복합적인 위기와 직결된다고 본다. 디지털 전환의 경우 디지털 플랫폼이라는 독과점 체제로 인해 기업 간 갈등, 고용의 문제를 비롯해 얼마 전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처럼 사회적 위기로 연결되기도 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경우 현 정부의 중요 국가전략 과제 연구를 위해 협동연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책연구기관뿐 아니라 다수의 연구자와 연구기관이 모여 함께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소위 연구플랫폼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고 본다. 유종일 우리 사회가 갈수록 이슈가 복잡해지고 이해관계자도 다양해지면서 현상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KDI국제정책대학원의 경우 다양한 전공 분야의 교수들이 모여 소통하면서 학제 간 연구가 필요하다는 말을 오랫동안 해 왔지만 사실 크게 활성화되진 않았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일상적으로 연구 교류를 할 수 있는 구조, 문제 해결 중심의 연구시스템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 코로나19 대응 초기 범정부 TF에 참여해 발제를 하고, 이후 생활방역위원회 등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정부 부처와 전문가 집단이 모여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만드는 경험을 해봤다. 연구 분야별·부처별 조직을 없앨 수는 없겠지만 과제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전문성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며 연구하는 방식이 보다 활성화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승주 지금까지 수행된 융복합 연구를 보면 상당한 성과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즉 개별 연구자들의 연구를 단순히 취합하거나 인접 학문 간의 융합 연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한층 심도 있고 범위가 확대된 융복합 연구를 지향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려면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도 필요하지만 실질적인 연구방법론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갈수록 복합적으로 변화해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기술혁신 프로그램을 수행하느냐 하는 문제다. 아울러 과학과 기술, 산업 분야에서 국제 관계를 고려한 국제 협력을 어떤 식으로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점도 중요한 문제이며, 연구와 기술 프로그램이 산업 정책과 결합될 수 있는 거버넌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국가의제 수립과 전략적 우선순위 “디지털 전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산업에 주목해야” 권호열 원장 “경제 구조 공정하지 않으면 건강한 사회 만들 수 없어” 유종일 원장 “경제안보 관점에서 자율성과 포용성 균형 유지해야” 이승주 교수 문명재 국가의제 수립을 위해 경제·사회·기후·거버넌스·국제 문제 등 정부가 관심을 둬야 할 분야가 많을 텐데 국가의제에 대한 전략을 어떤 식으로 수립해야 하나.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전략적 우선순위도 함께 말씀해 달라. 권호열 돌이켜보면 전환의 시대가 아닌 적이 없었다. 현재 시점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전환이 큰 화두가 아닌가 싶다. 특히 디지털 전환의 경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기존 산업을 보다 새롭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차적으로 내부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정보통신 분야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 하드웨어적 인프라에 치우쳐 있다. 소프트웨어, 더 나아가 서비스적인 측면에 보다 주력해야 한다. 자본력 있는 기업들만 신사업에 도전할 수 있다면 새로운 벤처기업들이 나타날 여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디지털 경제의 인프라로 볼 수 있는 인공지능 엔진, 공공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제도를 혁신해 디지털 생태계를 키워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 산업 분야의 서비스를 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고 기업을 육성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유종일 현 정부에서 민간 주도의 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경제 구조를 어떻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꿔 나갈 것이냐 하는 문제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한 예로 최근 한국 사회에서 중요하게 부각되는 가치가 ‘공정’인데 구조가 공정하지 않으면 건강한 경제 구조를 만들어갈 수 없다. 우리 삶의 질을 좀 더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경제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수의 대기업들에게만 기회와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에게도 신기술과 관련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고루 주어져야 한다. 또한 경제 분야에서 혁신을 이야기하면 흔히 기술만 생각하기 쉽지만 그 못지않게 경영 혁신도 중요하다. 사람의 전문 역량을 키우며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도 고려해야 한다. 공정한 경제, 삶의 질을 높이는 경제로 가는 방향을 고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승주 국제 관계의 관점에서 현재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분야는 경제안보다. 현실은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반해, 현실을 쫓아가기 위한 정책연구의 뒷받침은 부족한 실정이다. 경제안보 관점에서 보자면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 속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다른 가능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한편으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이 과잉안보의 유혹이다. 특히 한국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 입장에서 많은 국가들이 자국 우선주의를 경쟁적으로 추구하는 상황은 결코 유리하지 않다. 자국 우선주의의 폐해를 예방하기 위해 적정 수준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2019년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한 이후 한국이 이른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자립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제 관계에서 자율성과 포용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은 국가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국책연구원 한데 모여 대한민국 미래전략 논의 “대한민국 미래전망대회, 디지털 플랫폼 정부에 많은 시사점” 권호열 원장 “미·중 패권 경쟁 속 한국과 같은 중견국 역할 고민” 유종일 원장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외교 지평 넓혀야” 이승주 교수 문명재 경제·인문사회연구회를 비롯한 국책연구기관들은 정부의 정책 과제 해결과 국가 어젠다 수립을 위해 다양한 연구 및 학술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12월 열린 ‘2022 글로벌 코리아 포럼(GKF)’과 ‘2023 대한민국 미래전망대회’, ‘REBOOT KOREA 2022’ 등의 행사에서 유의미한 이슈들을 다뤘는데, 단기적 관점에서 정부가 특별히 반영하면 좋겠다 싶은 내용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권호열 지난 12월 열린 대한민국 미래전망대회에서는 ‘데이터가 비추는 국가 미래 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과 특별세션, 소관기관 연구성과, 미래 이슈 및 전망, 종합토론 등을 다뤘다. 새 정부가 비중 있게 추진 중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 관련 이슈를 특별세션에서 다뤘으며, 특히 차세대 예산회계시스템 관련 내용은 많은 시사점을 안겨줬다. 다양한 산업 부문의 데이터 생성 과정에서 이를 적절하게 분석하는 기능만 추가해도 미래 예측과 분석뿐 아니라 사회 복지 측면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앞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의 연구, 개발 및 실행에 의미 있는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종일 국책연구기관들이 모여 국가 어젠다를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국제컨퍼런스 ‘REBOOT KOREA 2022’를 우리 대학원 주관으로 진행했다. 경제안보, 산업기술, 규제혁신, 국민통합안전, 균형발전 등 다섯 개의 분야별 세션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대니 콰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장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의 경제안보에 관한 내용으로 기조 강연을 했는데 그 내용이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앞서 이승주 교수님이 말씀하신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는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상수로 받아들이고 우리가 그 싸움에 말려 들어갈 필요는 없다. 경제안보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문제를 방지하거나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 같이 해야 하며 한국이 중견국으로서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승주 ‘2022 글로벌 코리아 포럼(GKF)’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질서의 변화와 한국의 다차원 복합외교’를 주제로 한 세션에 참석했는데 여러 가지로 의미 있다고 생각한 주제였다. 인도·태평양 지역은 역내 국가뿐 아니라 역외 국가들까지도 여러 전략서나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다양한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곳인 만큼 한국도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지역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강대국 중심의 외교를 해 온 한국으로선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데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 있어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방식은 곤란하며 열린 국익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한 이익 추구를 넘어 우리가 그 지역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상대 국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외교 방식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정부·국회와 국책연구기관 간 협력 강화할 때 “다양한 변화 요인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권호열 원장 “정부, 엄밀한 정책 평가와 더불어 정책 효과 높이려는 노력 필요” 유종일 원장 “혁신적인 연구 가능케 하는 분위기 조성해야” 이승주 교수 문명재 국책연구기관에서 도출된 다양한 정책연구와 제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려면 정책연구의 수요자인 정부나 국회가 해당 내용을 잘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정책연구에 관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와 국회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권호열 국책연구기관들이 주관하는 다양한 행사에서 많은 정책적 제안들이 나온다. 결과도 홈페이지에 다 공개된다. 이런 것들이 정책 당국자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연구결과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 진행단계에 정책 당국자가 참여하게 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미래를 전망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예측을 치밀하게 하면서 도출된 데이터에 따라 정책을 수립하되 여러 변화 요인에 따라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애자일 정책들이 많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종일 정부는 국책연구기관에 연구용역을 주면서 이미 결정해놓은 정책을 정당화하거나 정책집행과정의 디테일을 채우는 용도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보다 정부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정책에 대한 엄밀한 평가라 생각하며, 이를 바탕으로 정책의 효과를 높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새로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정책을 기획하는 데 연구기관을 잘 활용했으면 한다. 국회는 정부와 달리 새로운 정책을 탐색하고자 하는 수요처인 만큼 우리 연구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국회와 소통하고 교류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승주 정책 담당자들과 연구원 간에 상시적인 소통이 필요하며, 연구 수행에 따른 정책 수립 후 그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이와 더불어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패가 용인되지 않으면 매우 점진적인 연구를 할 수밖에 없고 혁신적인 연구는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국회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국회도 당연히 현안을 다뤄야 하겠지만 정부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긴 호흡의 연구에 주목해줬으면 한다. 연구기관 역시 국회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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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국책연구기관이 제안하는 2023년 과제대한민국의 대내·외 국정 제반 여건은 언제나처럼 최근에도 계속 어려워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 3년여,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를 압도하였다면, 지금은 다시 미·중 패권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위기, 유동성 흡수와 관련한 금융과 경제의 혼란 등 다차원적 불확실성이 다시 세계를 압도하고 있다. 그리고 숨가쁘게 달려온 압축성장의 뒤편에 밀려나 있던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일 또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시급한 숙제가 되었다. 시의성을 고려한 최우선 정책과제 도출 : 2023 국가의제 종합연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하 연구회)는 2019년부터 소관 연구기관, 주요 대학 등과 함께, 국가적 차원의 주요 의제와 미래 대응 전략을 융·복합적 관점에서 제시하기 위하여 「국가의제와 미래전략」이라는 연구과제를 수행하여 왔다. 매년 12월에 개최되는 ‘대한민국 미래전망대회’에서 연구의 중간 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하여 가다듬고, 이듬해 초 최종적인 연구성과를 도출하여 정부와 연구기관, 학계, 대중에 공개해 왔다. 2022년에는 「2023 국가의제 종합연구」를 과제명으로 2023년과 근미래 대한민국의 주요 과제를 도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3 국가의제 종합연구」는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와 2023년 정부 업무보고, 연구회 26개 소관 연구기관의 연구성과, 연구회에서 ‘연구기획 기반 강화사업’을 통하여 수행한 「정책연구 국민 수요조사」 및 「대한민국 미래전망연구」 성과 등을 바탕으로 연구회 차원에서 분야별, 주제별 최우선 정책과제를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정과제가 정부 단위의 긴 주기로 적용되는 것에 대비하여, 매년 시의성을 고려한 최우선 정책과제를 도출함으로써 정책과 연구회·연구기관 연구의 시의성과 효과성을 제고하는 연구라 할 수 있다. 시의성·합목적성 제고를 위한 NRC 국가의제 연구단의 출범 「2023 국가의제 종합연구」는 NRC국가의제 연구단을 구성하여 문명재 NRC국가전략위원회 위원장을 연구단장으로, 유관 연구기관장을 분과위원장으로 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NRC 국가의제 연구단은 연구단장이 분과위원장이 되고 각 연구분과의 분과위원장이 위원이 되는 총괄분과를 중심으로, 경제분과, 사회분과, 기후·환경분과, 정부(거버넌스)분과, 대외분과 등의 연구 분과로 구성되어 있다. 경제분과 분과위원장은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사회분과 분과위원장은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기후·환경분과 분과위원장은 이창훈 한국환경연구원 원장, 정부(거버넌스)분과 분과위원장은 최상한 한국행정연구원 원장, 대외분과 분과위원장은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이 각각 맡아 연구를 이끌고, 각 분과별로 연구기관의 전문가와 유관 학회·학계의 전문가가 참여하여 연구를 진행한다. 구체적인 각 분과의 구성과 체계는 위의 표와 같다. 「2023 국가의제 종합연구」는 연구기관에서 각 전문 분야의 정책제언을 제출하여 연구회에서 취합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소관 연구기관 정책제언 자료집」 등을 기초자료로 정책과제 Pool을 도출한 후, NRC 국가의제 연구단 총괄분과 및 연구기관장이 참여하는 토론을 통하여 10대 분야 및 50대 정책과제를 확정할 예정이다. 그리고 2023년 3월 말, 최종적으로 정부와 연구기관, 학계에 제안하는 「2023 국가의제 종합연구」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국가의제 종합연구」는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되는 정책이 시의성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연구기관에서 추진하는 정책연구가 시의성과 합목적성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연구회 차원에서 기획·추진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연구지원사업이다. 「2023 국가의제 종합연구」의 성과는 정부와 국회에 공유하여 시의성을 고려한 국정 최우선 정책과제 분야 및 과제를 제안에 활용하고자 한다. 그리고 연구기관에 공유하여 연구기관의 기존 연구성과와 계획을 검토할 예정이다. 「2023 국가의제 종합연구」에서 제안하는 최우선 정책과제가 2023년 수시 연구과제와 2024년 기관고유사업 등의 기획에 반영되어 실질적인 정책대안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이진형경제·인문사회연구회 연구기획부장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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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경제 분야 개혁으로 두 마리의 토끼 잡아야2022년은 고통스러운 한 해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이닥치고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여기에 더해 미국이 급속히 금리를 인상하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는 크게 하락했으며 시중금리는 상승했다. 한편 코로나19 위기로 크게 위축되었던 대면 서비스업이 다시 활기를 띠며 노동시장은 강한 회복세를 보였고 내수부문은 회복되고 있으나 전반적인 세계 경기의 둔화로 수출 부문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자료: KDI 장기경제성장률 전망 재정사업의 효과를 높여야 2023년에는 단기적으로 물가안정 중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기업의 잠재부실에 대응하고, 재정사업의 효과성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물가안정 측면에서 최근 고물가 현상의 원인이 수요 회복 과정에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공급 측면에 부정적 충격이 가해진 상황에서 내수 진작을 위해 부양정책을 택할 경우 물가 및 시중금리 상승 가속화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로의 전환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대외 에너지 및 원자재 공급망 교란과 관련한 분야의 공급 안정화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기업의 잠재부실이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부실이 누적된 부문의 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정부는 불가피하게 각종 금융지원을 제공했는데,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런 조치들은 경제적 효과가 작고 자원배분을 왜곡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이를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다각적인 기업정보 분석을 통해 부실이 누적된 기업을 엄밀히 선별하고 구조조정이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정책적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물가안정을 위해 완만한 긴축재정 기조가 필요한데, 향후 새로운 재정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재정지출을 확대하기보다는 재정사업의 효과성을 높여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취해진 긴급 재정조치들을 정상화하는 동시에, 정책 효과성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효과성이낮은 사업을 중심으로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앞으로 발생할 재정수요에 대한 여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경제 유연성을 위한 개혁 단기적 정책과 더불어 중기적 관점에서 우리 경제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해야 한다. 향후 우리 경제는 생산성이 향상되지 못한다면 1% 중반의 연간 성장에 머물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략경쟁 심화, 기후위기 대응 강화, 디지털화 등 대내외 경제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산업구조 전환의 필요성은 증대하고 있다. 한편 성장률 하락으로 세수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복지수요가 확대되면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생산성 향상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생산성을 결정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인적·물적 자원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경제 전반의 유연성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에서 생산성이 낮은 산업 또는 기업을 생산성이 높은 지역으로 인력과 자본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좋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국가 경제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노동시장에서 노동개혁을 통해 고용조정의 유연성을 높이는 동시에 실업급여 확대 등 개별 근로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금융시장에서는 정책금융을 정비하고 벤처캐피털 등의 혁신금융을 활성화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경제 전반에 걸친 규제개혁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기업이 보다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 가운데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기업은 보다 쉽게 성장하고 보다 쉽게 노동·금융 등의 자원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 국가 경제의 유연성만큼 중요한 것이 국민 개개인의 유연성이다. 장래에는 기술변화 등 환경변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다. 이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국민 개개인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공교육 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교육개혁은 교육서비스 공급자인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의 책임성과 자율성을 제고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즉 학생과 학부모 중심의 교육이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개별 서비스 공급자에 대한 정보 공개를 확대하고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강화할 필요가있다. 이와 더불어 직업훈련 및 평생교육체계 역시 국민 대다수를 대상으로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편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미시적 차원의 정책과 더불어 거시적 차원에서 국가 경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어야 한다. 경제 위기는 모든 미시적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뿐 아니라 국민 개개인에게 심각한 고통을 안긴다. 물가를 안정시키고 기업부실의 누적을 방지하며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급락을 예방함으로써 거시경제의 급격한 변동을 막아야 한다. 특히 국가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의 개혁을 추진하고, 재정준칙 도입 등으로 재정규율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정부뿐 아니라 가계, 기업,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할 필요도 있다. 개혁 과정에서 공감대 형성은 필수 문제는 이러한 과제를 우리가 몰라서 추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음에도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워 추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규제개혁, 교육개혁, 연금개혁, 노동개혁 등 모든 종류의 개혁은 필연적으로 국민 일부에게 손해를 입힌다. 또한 이념적 갈등과 가치관의 충돌을 낳기도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할 임무를 지닌 정치권의 역량이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선진국이겪는 문제다. 2023년에는 이러한 여러 과제를 해결할 단초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영선한국개발연구원 연구부원장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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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사회안전망 구축을 통한 삶의 질 향상2023년은 지난 3년여간 지속되었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위축을 벗어나 본격으로 회복과 도약을 위한 노력을 경주할 해이다. 올해 윤 정부의 정책 기조가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통해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대해본다. 다만 대내·외적 상황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세계 경제의 침체를 비롯한 대외적인 불안 요소 외에도 초저출생-인구구조의 고령화, 사회적 관계의 약화, 성별 갈등 등 대내적인 어려움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변화된 가족구조, 일과 학습을 비롯한 전 영역에서의 변화된 환경을 고려하여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대내외적인 부정적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인적자본 투자로 ‘인구 질’ 제고해야통계청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는 작년 동월 대비 51만 여명 감소했다. 일자리와 이에 연동된 소득분배 구조는 국민의 삶에 영향을 크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늘 주시해야 하는 문제이다. 2023년을 전망해보면 경제적 불확실성과 국가 간 교역 감소 등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노동시장의 악화가 우려된다. 인플레이션, 무역적자, 신용경색 등 실물경제에서의 위기가 노동시장 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비정규직의 실직에서 시작하여 실업자 수 급증 및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취업자수 증가 규모의 축소)가 동시에 발생할 위험이 존재한다. 다행히 소득 및 분배 상황은 개선되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최근 소득분배의 흐름을 보면 시장소득은 불안정하지만 공적이전소득이 포함된 경상소득은 개선되고 있다. 즉 국가정책의 확대가 국민의 소득문제를 완화하는 데 유효하게 작동한 것이다. 현재의 경제 상황만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저소득층과 과부채 가구의 생활 불안정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면밀한 관찰과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 인구문제에 있어서는 당분간 급격한 개선을 기대하기보다 중장기적인 적응과 회복을 꾀해야 한다. 2020년부터 총인구감소가 시작되었고, 총부양비(노년부양비)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금의 추세가 유지된다면 총인구는 2020년 5,184만 명에서 2030년 5,120만 명, 2070년에는 3,766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인구는 2020년 39명에서 2070년에는 117명으로 증가할 것이다. 인구 규모, 출생아 수 등 주요 집계지표는 당초 전망치를 밑돌며 총인구 감소 시기도 당초 전망보다 9년이나 앞당겨졌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교육, 보육 등에서 전반적인 재구조화가 필요하며, 줄어든 인구의 지역 간 격차는 일부 지역의 소멸을 예상할 정도로 지역 문제로 굳어지고 있다. 이제는 인구 총량의 증가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고, 오히려 적정한 인구 규모의 유지와 인구의 질에 초점을 맞추어 적극적인 인적자본 투자(보육, 교육, 직업훈련 등의 고도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해 모든 국민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가와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취약계층 맞춤 신속한 대응체계 2023년 사회 분야의 정책 방향을 몇 가지로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 악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의 확충이 필요하다. 경제위기 때마다 발생하는 불평등 심화 및 빈곤 계층의 생계 곤란, 급작스러운 실업에 따른 생활 수준의 급락 등을 막기 위한 사회안전망 차원에서의 대비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의 고용, 복지 등의 사회안전망을 재검토하고 보다 촘촘하게 보완해야 한다. 우선 사회적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추어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더욱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긴급복지제도 등 관련 제도들을 확대, 조정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더해 국민연금 개혁과 같은 중요한 의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구조를 통해 일치된 의견을 모으고, 고용보험 사각지대 완화 및 실업 지원제도 확충 등도 지속해야 할 것이다. 둘째, 디지털 전환과 탄소 중립으로 대변되는 산업 구조 전환에 따른 노동시장 구조 전환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시급하다. 여기에는 노동시장 정책뿐 아니라 고등교육정책, 직업훈련 정책 등을 결합하여향후 필요한 인력을 사전에 충분히 양성하는 한편 일자리 감소 영역의 인력들을 재배치하고 전환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가족을 고려한 가족·사회정책의 재구조화가 요청된다. 특히 인구 감소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투자를 대폭 늘리고, 양육과 돌봄을 가족이 아닌 전 사회가나누어 부담할 수 있도록 교육·보육의 질 제고, 돌봄 체계의 재구조화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탄소중립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현재 「NRC 국가의제 연구단」의 사회분과에서는 구체적인 주요 정책과제 도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보건·사회 영역에서는 긴급복지지원제도의 확대, 노후소득보장체계의 다층화, 상병수당을 통한 근로 연령층 생산성 제고, 건강보험의 보장성과 재정 안정성 균형, 사회서비스 품질 고도화 및 일자리 확충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 영역에서는 대학 정책의 중장기 로드맵 마련, 지자체와의 교육 협력 기반 강화를 통한 돌봄 강화, 에듀테크의 안착 방안, 지능정보사회 및 다문화사회로의 변화에 맞는 인재 양성 방안 등을 구체적 제언으로 정리하고 있다. 양성평등과 관련해서 신종 여성폭력에 대한 대응 강화, 가족변화·기술변화에 따른 성평등 정책, 성별 등 사회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지표 체계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청소년과 영유아의 다양한 문제를 완화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와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과제들을 제안할 예정이다. 그리고 노동시장에서 안정적인 고용환경을 만들고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기 위한 정책과 함께 탄소중립 정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향후 복합 전환과정에서 필요한 직업 능력정책의 미래 전략을 제시하고 탈탄소 전환, 산업 및 기술변화 등에 대응하여 필요한 인재 양성 정책을 제안할 것이다. 연구단의 이러한 정책 제언이 향후 관계 부처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정책 실현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 개선으로 성과가 나타나길 기대한다.조성은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정책기획센터 연구위원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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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탄소중립을 위해 정부-기업 간 연계 필요기후변화는 우리 사회 대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넓고 피해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예측도 어렵다. IPCC(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제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거의 모든 사회·경제 분야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도 향후 10년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기후환경정책 역시 기후변화만큼이나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특히 제조업은 에너지 사용이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므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기후정책은 환경정책을 넘어서 산업발전과 국민 삶과도 연계된 국가발전 전략으로 중요하다. 기후변화 대응 정책은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우므로 국제협력이 필수적인 과제이기도 하다. 과거의 화석연료를 근간으로 발전하였던 선진국은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이 크다. 교토의정서 이후, 선진국부터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했다. 이는 선진국에 기후산업 육성과 기술 개발을 통해 탄소중립을 이행할 수 있는 정책이도입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국제사회로부터 부여된 책임과 의무가 기후 경제를 준비하는 중장기적인 토대를 마련하는 기반이 된 것이다. 글로벌 기후변화 정책 대상의 변화 EU의 탄소국경조정조치 결정과 일부 발표된 미국의 「기후대응지원법」이행 지침은 우리 경제에 크고 작은 경제적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 규제 및 녹색 투자 관련 정책 변화는 국내외 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구체화 되었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는 1.3조 달러 규모의 세계 녹색산업 시장을 선점하려고 경쟁하고 있다. 전 세계 기후 기술 관련 특허 수는 연간 약 45만 건이 증가하여 전년 대비 약 2배 상승하였다.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이 탄소중립 이행과 녹색산업 성장잠재력을 비롯하여 정책 변화와 기업 경쟁을 심화시키고 가속화하고 있다. 결국 정부 정책과 기업 전략의 연계가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의 국제 정세 변화는 2023년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우크라이나 전쟁은 원자재 공급망 붕괴와 함께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에 큰 영향을 미쳤고, 국내 기후환경정책에도 영향을 주었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국내 환경정책의 방향을 환경 규제 혁신과 개혁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글로벌 이슈의 변화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효과적인 탄소 감축을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 수단의 조합과 적절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최근 UN이 개최하는 기후변화회의 COP27(Conference of the Parties 27)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관련 정책의 이행을 점검하고 효과를 분석하여 비교하여 효율적인 정책 수단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중요 과제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만 한다. 수립된 기후환경 목표와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계획에서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국가적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산업 성장 간 선순환의 끈을 찾아서 매듭을 만들어야 할 때이기도 하다. 먼저 시장 중심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기 위해 배출허용총량의 강화와 기술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배출량의 70% 이상을 배출권거래제로 관리하고 있어 제도적 기반은 잘 갖춰져 있지만, 배출권시장은 그리 활성화되고 있지는 않다. 배출권시장이 활성화된 EU는 배출허용 총량을 엄격히 할당하고, 유상할당을 강화하였다. 이러한 점을 보면 효율적인 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는 발전 부문에 대한 환경급전의 시행과 탄소 비용의 분명한 반영, 탄소 가격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환경부의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배출권거래제의 성과는 배출권시장의 활성화 자체보다는 배출효율 개선에 있다는 점과 공정한 전환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중소 및 중견기업에 대한 기술지원, 금융지원을 확대가 필요하다. 주요국이 기후변화 대응 속도를 높이며 관련 산업에서 자국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제도·기술 표준을 구축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우리 산업과 기업의 무역 경쟁력을 고려한 한국의 중장기 환경 통상정책 수립과 전략적 대응 방안이설계되어야 한다. 또한 탄소중립 달성과 경쟁력 확보에 이바지하는 산업구조 전환 및 촉진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정책에는 친환경·청정 기술 분야 지원 강화를 통한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 극복, 기초 기술 및 응용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 강화, 정부 조달 시장을 활용한 기후 및 탄소중립 관련 상품·서비스·기술 시장 육성, 환경경쟁력이높은 산업 분야의 해외 진출 확대를위한 외교 강화 등이 포함돼야 한다. 순환 경제 기술 도입을 통한 자원 및 온실가스 감축 전략과 시장창출효과 분석을 통한 재생에너지 기술 도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간 수입 태양광 제품이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기업은 사업을 철수하는 등 태양광 산업에 대한 경쟁력이 약화되었다. 우리와 유사한 독일, 일본 등 제조 강국의 경제안보 전략 및 공급망 업그레이드 전략을 파악하여 한국 전략 수립하고, 기술 보호와 경제안보 대응을 위한 중장기 구상과 관련 제도 모색도 필요하다. 주요국과 한국에서 추진 중인 경제안보 정책(기술과 공급망)의 연계 방안 마련과 국제협력 플랫폼을 통한 기술협력 방안 모색도 필요한 시점이다. NDC 이행체계 마련해야 효과적인 탄소중립을 위해 이행체계 마련과 개선도 필요하다.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이행점검을 통해 효과적 감축 방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과 NDC 달성 가능성 유무를 점검하고 평가해야 한다. 제도적·기술적·구조적 정책 점검을 통해 NDC 이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특히 NDC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국가뿐만 아니라 지자체를 아우르는 통합적 이행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간접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관련 정책을 수집하여 인벤토리를 구축하고, 무역이나 산업규제 등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가 큰 비가격 정책도 포함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 영향 분석을 통해 기후변화 정책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국가, 정책 및 산업별로 추정하고 다양한 감축 정책의 비용과 효과성을 비교한 다음, 상호 관계를 분석하는 등 효과적인 기후변화 정책 패키지를 구성·설계해야 한다. 기후환경정책은 미래를 대비하면서도 현재와 미래의 균형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올해에는 의미 있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기후변화정책이 수립되고 이행되길 기대한다.신동원한국환경연구원 탄소중립연구실장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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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행정 데이터 기반으로 사회적 충격에 대응해야우리 사회는 거대하고 복합적인 위험에 직면해 있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대표적인 위험 요소로는 환경위기, 감염병 위기, 인구 위기, 양극화 위기, 제4차 산업혁명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의 인적·물적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난제와 새로운 위험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미래 예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과학적 접근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미래 스캐닝 기능을 활용하여 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보다 과학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도입하여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해결형 정부 조직을 위한 조직관리 규제개혁위원회를 중앙행정기관으로 확대 개편하여 부처의 규제정책 조정, 규제심사 및 정비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이때 국회의 위원추천을 통해 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정치적 중립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디지털헬스케어와 같은 신산업 분야를 담당하는 규제전문기관 설립도 필요하다. 그리하여 의료 플랫폼기업과 헬스케어 전문업체들을 전담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 다부처 규제나 기관 간 조정과 협의가 필요한 규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규제기관의 권한과 의사결정 구조, 기관 간의 협의절차, 제재 수단, 규제기관의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처리 등 규제기관이 갖추어야 할 공통적인 운영체계 마련도 시급하다. 한편 국회에 상임위원회로서 상설 규제개혁위원회 설치도 필요하다. 규제개혁 현장에서 발생하는 규제관련 법률문제의 개선과 규제샌드박스 사업의 규제법률 관련 후속 조치 등 규제기관의 규제문제 해소를 위해서 입법부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캐닝 조직 신설을 통해 위험이나 문제 발생 이전에 미래를 예측하고 분석하여 그 결과를 정책 결정과 입안에 반영해야 한다. 문제 발생 후 대응이라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문제를 탐색하고 미리 대비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상시적인 정부 조직 기능진단과 모니터링을 통해 비효율적인 기능을 관리하고 신설 필요 기능을 발굴하여 행정수요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추진력 확보 위해 평가제도 개편해야 대통령 국정과제를 반영한 중앙행정기관 주요 정책과제 평가제도인 특정평가의 실효성을 높여서 국정운영 추진력을 확보해야 한다. 현행 정부업무평가제도는 평정과 점검기능에 국한되어 있고 정책개선 등의 환류 과정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현행 제도와 같이 부처 견인 효과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정책환류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정책과제 평가 결과를 정책별로 공개하는 등 제도를 정비해야한다. 주요 정책과제 선정 및 평가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전문가 평가단을 주요 정책과제 선정과정부터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제2차 규제혁신전략회의 주재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2006년 정부업무평가기본법 및 시행령 제정 이후 법령개정 미시행으로 인해 현재 정책환경과 제도 운영 사이에 괴리가 있다.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특정평가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특정평가 중심으로의 법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피평가기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평가의 통합적 실시를 목적으로 법이 제정되었음에도, 관련 규정이 미흡하고 여전히 평가남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가의 통합적 실시 방법·절차·범위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규정 개정이 필요하며, 개별평가 신설 사전협의제도 규정을 추가해야 할 것이다. 특정평가를 포함하여 공공기관평가,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 등 매년 생산되는 성과정보 DB를 종합적·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 국정과제 이행실적 점검, 부처 간 의제 및 정책조정, 정책 방향 설정 등을 위해 증거에 기초한 정책분석과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성과정보의 체계적 수집 및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업무평가제도 운영으로 다수의 성과정보가 산출되고 있지만 이를 종합·체계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정책 환류의 질이 낮고 평가 결과 간 정합성도 낮은 상황이다. 정책 시계열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국정과제, 각 부처 주요 정책의 성과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여 정부 의제, 정책조정 및 평가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재난관리체계 구축으로 대응 데이터의 통섭과 활용도 제고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동시에 기반기술이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으며, 데이터 활용도는 각국의 성장 동력 및 국가경쟁력과도 밀접하게 연관되고 있다. 정책 분야에서도 데이터의 활용을 통한 근거기반 정책수립(evidence-based policy making)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으며, 이에 맞추어 통계기반 정책평가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정부부문의 정책 입안 및 집행 과정에서 공공데이터 활용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공공데이터 활용에 대한 정의, 측정 모형 개발, 공공데이터 활용 활성화 전략 수립 등이 필요하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사회재난은 피해 범위가 막대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충격을 가져오고 있어, 사회재난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총체적 대응이 필요하다. 코로나19는 사회재난이 범사회적, 범부처적 관리체계가 요구되는 체제적 위험(systemic risk)의 양상을 보여주었다. 또한 ‘10.29 이태원 사고’ 는 그동안 체계화되었던 사회재난관리 법제도가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단면을 보여주는 재난 사례로, 국가의 사회재난 관리정책에 대한 보다 종합적이고 심층적인 고찰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자연 재난과 구분되는 사회재난의 특성을 이해하고 현장의 맥락을 반영한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임성근한국행정연구원 공공리더십·갈등관리연구실장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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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위기 관리를 통한 금융·경제 안정 확보2022년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금융불안지수를 기준으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해서는 크게 낮지만 IT 버블 붕괴, 유럽 재정위기와 비교하였을 때 비슷하거나 상회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금융시장 중에서는 외환시장이 크게 불안한 양상을 보였는데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2009년 이후 13년 만에 1,444원까지 급등하였다. 2023년 들어 금융시장은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높은 금융 및 무역 개방도를 가진 우리나라의 특성상 안심하기엔 이르다. 특히 과거와 달라진 대내외 환경 및 구조로 금융 불안이 반복되고 있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불거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대내외 리스트와 환경·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금융 및 경제 안정 체제를 구축·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금융불안지수는 자금중개시장, 외환시장, 주식시장 등 3개 부문으로 구성되며, 금융불안지수가 상승하면 금융불안이 고조되고, 지수가 하락하면 금융불안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자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금융불안지수 국내외 공통 변화: 고물가와 고금리 국내외 공통으로 최근 변화된 환경·구조 중 하나가 고물가 및 고금리이다. 2023년 물가상승률과 금리 상승 폭은 2022년에 비해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고물가와 고금리가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미국의 통화정책, 고금리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부문에 대한 충격과 영향을 파악하여, 잠재적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고금리는 차입과 기회비용을 높여 자산 가격을 하락시키고 고부채의 위험성을 고조시키기 때문에 재정·외환건전성이 취약한 국가의 경우 국가부도 및 외환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아르헨티나, 스리랑카, 이집트, 파키스탄 등은 지난해에 이미 위기에 빠졌다. 국내적으로 부동산 PF 및 가계부채의 부실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지난해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ABCP 부도 사태)로 채권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부동산 PF 시장이 냉각된 경험이 있다. 국내외 공통 변화: 비은행 금융 확대 두 번째 공통된 변화로는 비은행금융 부문이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금융산업 및 자금흐름 측면에서 은행의 비중이 축소되고 고위험 및 고수익 추구 성향이 강한 비은행 금융 부문이 확대되었다. 특히 개방형 투자 펀드는 부정적인 거시금융충격 발생 시 펀드 환매가 늘어나게 되고 이는 펀드 보유 자산 매각, 펀드 성과 감소 및 수익률 하락에 따른 펀드 환매의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다른 투자 펀드, 금융기관의 금융 안정성마저 위협한다. 국내에서는 2020년 3월 대형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ELS)에서 대규모 마진콜이 발생해 외환시장 및 단기금융시장이 크게 불안했던 전례가 있다. 따라서 비은행 부문에 대한 자금 흐름, 건전성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권 간에 규제 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내: 적자에서 흑자, 순대외금융자산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이 적자에서 흑자로 바뀌었다는 점은 국내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구조 변화이다. 2014년 우리나라는 사상 처음으로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로 전환되었고 2018년에는 외환보유액을 제외한 순대외금융자산 또한 플러스로 반전되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금융안정과 금융국제화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므로 대외금융자산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금융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대외금융자산 중 연기금, 증권, 보험 등 민간 자금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외환 당국은 이들 민간과 연계된 외환시장 안정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 이중 가장 큰 규모인 국민연금의 역할이 중요한데 국민연금의 해외자산 비중은 2022년 10월 49.8%로 그 규모는 약 3,200억 달러(455.3조 원)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 자금이라는 점에서 수익성이 훼손되지 않으면서 외환시장 안정에 일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외금융자산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금융국제화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이다. 향후 저축 확대,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일정기간 대외금융자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의 자산운용, 국제업무, 리스크 관리 등 금융국제화 역량을 업그레이드하고, 외환 등 금융시장을 선진화할 수 있다면 대외신인도와 성장잠재력을 제고할 수 있다. 국외: 악재인 탈세계화와 보호주의 세계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탈세계화’와 ‘보호주의’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 이후 본격화된 탈세계화 및 보호주의는 코로나19 팬데믹, 미·중 간 전략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거치면서 심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분절화와 경제 블록화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 무역수지 악화, 경제성장률 둔화는 실물 부문 타격에 그치지 않고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될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 외환위기 때 무역수지 악화로 외환시장 불안이 가중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외적으로 이해관계가 유사한 주요 국가들과의 공급망 협력 확대, 아세안과 인도와의 공급망 협력 강화 등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대내적으로 수출시장 개척·다변화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정영식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 선임연구위원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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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세계 정책 과제 해결에 있어 싱크탱크의 역할낸시 슈타우트(Nacy Staudat) 랜드연구소 부소장 에릭 모브랜드(Erik Mobrand) 랜드연구소 한국정책의장 대한민국과 세계의 싱크탱크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Reboot Korea 2022' 정책연구기관 간 합동 국제컨퍼런스는 2022년 12월 7일(수),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정책연구기관의 역할을 되돌아볼 수 있었으며, 국제 연구 협력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을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다. 실용적 응답에 집중한 'Reboot Korea 2022' 'Reboot Korea 2022'는 국책연구기관장, 연구자,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한 훌륭하고 특별한 회의였다. 행사에 참여한 싱크탱크 리더는 현실 문제에 대한 논의와 어려운 정책 질문에 대한 실용적인 응답을 이끌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기존의 학술회의와 차이가 있었다. 학술회의 나름의 기능 또한 있었지만, 정책연구기관 간 합동 국제컨퍼런스는 정책 아이디어가 토론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였다. 하루 동안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경제안보 전략, 기술 및 규제 혁신의 가치, 사회 안전망과 사회적 응집성의 상호작용을 포함해 전 세계 다양한 정책적 쟁점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발표에서는 지난 수십 년에 걸친 한국의 발전뿐만 아니라 21세기를 위한 혁신적인 정책 솔루션, 연구자료, 데이터를 제공하는 국책연구기관의 핵심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세션3: 규제혁신의 새로운 패러다임 종합토론 실제 정책연구를 경험하는 파디랜드대학원 학계와 정책연구소 경험 이후, 랜드연구소(RAND Coporation) 및 파디랜드(Pardee RAND)대학원에 합류했다. 연구와 대학의 교육적 사명을 사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 세계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졌다. 대학은 연구를 수행하고 교육 기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었지만, 싱크탱크와 같은 현실 세계에 대한 영향은 적었다. 파디랜드대학원은 랜드연구소의 일부이다. 랜드연구소의 연구원은 파디랜드 대학원의 교수, 학위논문 심사위원, 학장, 이사를 겸임한다. 또한 파디랜드 학생들은 랜드연구소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이는 석사 학위나 박사 학위의 필수요건이다. 이러한 점은 한국개발연구원과 KDI국제정책대학원의 관계와는 차이가 있다. 이밖에 타 미국 정책연구기관의 사례를 봐도 파디랜드대학원과 랜드연구소의 관계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정책대학원은 대학 내에 자리하고 있어 학생들은 실제 정책연구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발제 중인 낸시 슈타우트 랜드연구소 부소장 국가 간 공동 연구 정신 중요 아이디어의 국제 교류는 매우 중요하다. 하루 동안 열린 한국 싱크탱크의 국제컨퍼런스에서 많은 것을 배웠으며 앞으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KDI국제정책대학원, 파디랜드 대학원과 같은 기관에서 관련 분야 연구자를 초대해 중요한 주제에 대해 논의하고 협력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연구와 정책의 교차점에서는 국가 간의 학습 기회가 풍부하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예로 들면, 세계적인 팬데믹이 시작되며 각국 정부는 공공 보건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 방안을 개발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결집했다. 빠른 혁신이 요구되었고, 이 과정에서 한국은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신속한 대응으로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다. 이러한 성공에는 과학자, 정책연구자, 정책입안자의 상호작용이 결정적이었다. 랜드연구소는 한국의 과학자-정책연구자-정책입안자 간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생겼고 「공중 보건과 소프트 파워: 대한민국의 코로나19 초기 대응과 보건 외교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여러 국가의 대응을 폭넓게 살펴보는 것 또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개발과 배포 속도를 높이는 것을 도운 미국의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과 같은 이니셔티브를 조사하고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기를 대비하는 데 매우 가치있는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주제에 대한 비교 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훨씬 더 큰 가치를 지닐 수도 있다. 전 세계의 각 정부는 팬데믹과 싸우기 위해 어떤 과학적 혁신을 시도했는가? 어떤 방법이 더 성공적이었고 어떤 방법이 덜 성공적이었을까? 'Reboot Korea 2022' 국제컨퍼런스에는 국가 간의 공동 연구 정신이 있었다. 더 많은 정책연구기관들이 이러한 정신에 주목하기를 바란다. 미국 또한 협력단과 컨소시엄은 있었지만, 싱크탱크를 위해 특별히 조직된 회의는 없었다. 이번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KDI국제정책대학원의 이니셔티브는 향후 컨퍼런스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낸시 슈타우트랜드연구소 부소장 외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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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데이터가 비추는 국가 미래전략2022년 12월 1일(목) 올해로 4회차를 맞는 ‘대한민국 미래전망대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되었다. 올해도 역시 대한민국 미래전망대회의 핵심은 ‘데이터’였다. 1회는 ‘빅 데이터에서 대한민국의 갈 길을 찾다’, 2회는 ‘데이터, 미래를 만나다’, 3회는 ‘데이터로 읽는 국민의 소리’, 이번 대회는 ‘데이터가 비추는 국가 미래전략’이 주제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동안 본 행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데이터가 왜 중요한가? 여러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의 시대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선택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정보를 데이터로부터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두 가지 주제로 세션을 기획하였다. 하나는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디지털플랫폼’ 위에서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디지털플랫폼 정부’ 특별세션이며, 다른 하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정책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구축한 데이터 기반 플랫폼인 NRC 데이터정보시스템(NDIS)을 활용한 연구를 소개하는 ‘소관 기관 연구성과’ 세션이다. 이번 대회는 단순히 ‘미래전망’에 그치지 않고 ‘국가의 미래전략’을 논의하는 단계로 나아가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래사회와 미래전략 기조연설자로는 프랑스의 미래학자인 자크 아탈리 박사와 이광형 KAIST 총장을 모셨다. 두 연설자의 공통적인 메시지는 ‘갈등 해소’와 ‘이민정책 개선’이었다. 아탈리 박사는 미래시대는 재앙과 혁신의 줄다리기, 혐오와 공감의 줄다리기라고 평가하면서 전 세계가 당면한 기후, 교육,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공감과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여성과 외국인에 대한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이광형 총장은 패러다임이 지정학(地政學)에서 기정학(技政學)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소프트파워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격차와 갈등의 해소, 이민정책 개선, 국가전략기술 개발과 이를 통한 동맹 강화, 디지털 자유민주주의의 강화라는 미래전략을 제시하였다. 특별세션은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대응하여 정부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정부의 모습을 제시하고, 기업과의 협력 강화를 위한 전략, 공공 행정서비스의 혁신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소개하였다. 윤정식 기획재정부 국장은 데이터 기반 재정 운용과 정책 결정 지원을 위한 시스템인 dBrain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발표하였다. 문명재 연세대학교 교수는 국민의 관점에서 성공적인 ‘디지털플랫폼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민첩한 정부, 예견적 정부, 열린 정부, 공동생산형 정부, AI-데이터 기반 효능적 정부, 노스톱-노터치의 맞춤형 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교수는 민간이 참여하여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창출하고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면 정부의 디지털플랫폼이 기업육성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 설계와 마케팅 기능의 민간이양을 제안하였다. 2023 대한민국 미래전망대회 종합토론 미래 예측을 위한 노력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2021년부터 NRC 데이터정보시스템(NDIS)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NDIS는 소관 연구기관 연구자들이 접근하여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와 분석 도구를 갖추고 있다. 2020년도부터 NDIS를 활용한 미래 예측 모형을 개발하는 협동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서는 2021년도에 참여했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그리고 한국교통연구원에서 개발한 미래 예측 모형을 소개하였다. 미래전망 및 이슈 세션에서는 NRC 소관 연구기관과 외부 전문가가 6개(경제, 국방, 과학기술, 기후, 디지털 인재, 데이터) 분야에 대해 전망하고 주요 이슈를 도출하였다. 경제 분야는 글로벌 대전환에 따른 초불확실성, 국방 분야는 미·중 상호 간 위협인식의 확대로 인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블록화, 과학기술 분야는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글로벌 디지털 협력을 주요 키워드로 제시하였다. 기후 분야는 기후변화의 치명적인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지구 한계의 운용 공간 내에서의 발전을 도모하는 담대한 전환이 필요함을, 디지털 인재는 최고급 인재 관리와 함께 전 국민이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져야 함을 강조하였다. 데이터 분야에서도 데이터의 구축, 수집, 제공, 이용, 플랫폼 운영, 사업환경 등 단계별 구체적인 정책 제언이 이루어졌다. 국가 미래전략을 위한 도전 종합토론에서는 앞서 이루어진 전망을 토대로 대한민국의 국가 미래전략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었다. 권호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사회를 맡아 미래사회, 경제, 국제정치, ESG, 산업 전문가를 대상으로 공통질문과 개별질문을 던졌다. 공통질문은 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적 국정운영과 혁신적 가치 창출을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데이터 공백, 알고리즘의 편향성, 실질적으로 유용하고 구체적인 데이터의 부재, 공공데이터의 개방 등의 문제들이 제기되었다. 대한민국 미래전망대회는 국내·외 전문가가 데이터에 기반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종합적·통합적인 국가의 미래전략을 논의하는 장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온 국민이 함께 우리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직관적인 콘텐츠 구성과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해 국민 참여의 기회를 넓혔다.고동환정보통신정책연구원 데이터분석예측센터 연구위원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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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학자들이 뽑은 국정과제 1순위: 미래전략산업 초격차 확보세션3: 종합 토론 발표 중인 이종화 한국경제학회 회장 등 4대 학회장단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한국경영학회, 한국경제학회, 한국사회학회, 한국정치학회의 공동주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관하고 매일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4대 학회 공동 추계학술대회’가 2022년 11월 25일(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위기와 전환의 시대에 대한민국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한 이번 학술대회는 국내 사회과학 분야를 대표하는 4대 학회가 공동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어가도록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과 해결 방향을 제언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지난 3월, 4대 학회 회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던 설문조사를 10월 조사에서는 여당·야당 국회의원, 기업인 그리고 4개 학회의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여 모집단을 구성하였다. 설문조사의 주요 내용을 아래와 같이 요약·소개한다. 조사 개요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을 총괄책임자로 설동훈 전북대학교 교수, 강우창 고려대학교 교수, 김성은 고려대학교 교수, 신관호 고려대학교 교수가 모여 연구팀을 구성하였다. 연구팀은 설문 문항 개발, 조사결과 분석, 보고서 작성, 발표를 준비하였다. ‘한국사회의 지속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를 주제로 2회째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120개 국정과제 중 ‘경제·경영·정치· 사회 분야와 관련성이 높은 정책 42개’를 선정하여 문항을 개발·조정하였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대행 조사하였으며, 10월 14일부터 11월 6일까지 7점 리커트 척도(Likert Scale)를 사용한 웹 조사(Web survey) 방식으로 실시되었다. 총 770명(여당·야당 정치인 각 17명, 기업인 100명, 4개 학회 회원 636명(한국경영학회 219명, 한국경제학회 123명, 한국사회학회 105명, 한국정치학회 189명)이 응답하였다. 설문조사 주요 내용 42개 주요 정책의 중요도 순위 42개 주요 국정과제 중 여당의원은 ‘탈원전정책 폐기 및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100%)’를 중요도 순위 1위로 응답하였다. 1순위로 야당의원은 ‘필수의료 기반 강화 및 의료비 부담 완화(94.1%)’를 기업인과 사회과학자는 ‘반도체·AI·배터리 등 미래전략산업 초격차확보(97.0%, 92.9%)’를 꼽았다.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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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국제협력은 해결·학습·확장을 위한 기회“한국 싱크탱크의 협력자로 대화 이어가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설립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올라선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싱크탱크인 국책연구기관의 역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국책연구기관들은 앞으로 ‘국제협력’에 보다 큰 에너지를 투입하고, 글로벌 리서치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인터뷰는 더욱 다양하고 활발한 방식의 국제협력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싱크탱크에 대한 아이디어를 전 세계로 확산해온 엘리케 맨디자발 OTT 설립자와 화상회의로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2023년 1월 12일(목)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실에서 한 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홍일표 사무총장(이하 홍일표)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On Think Tanks에 대한 소개및 설명 부탁드린다. 엘리케 맨디자발 OTT 설립자(이하 맨디자발) 페루에서 경제학을 공부하였고, 2002년에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공공정책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영국의 컨설팅 회사와 해외 개발 연구소(Overseas Development Institute, 이하 ODI)에서 일했다. ODI는 영국에서 가장 큰 싱크탱크 중 하나이다. 당시 ODI에서 ‘RAPID(Research and Policy in Development)’라는 개발에 관한 정책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RAPID를 통해 페루, 인도, 영국, 베트남 등 어디에나 싱크탱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이후 싱크탱크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싱크탱크는 정책연구 생태계의 다른 부분으로 진입하는 좋은 지점이자 체계적인 변화로 가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싱크탱크는 가장 영향력 있는 행위자는 아니지만, 정당·정부 조직·기업·자선 단체 등 다른 모든 정책연구 생태계와 연결되어 있다. 2010년 개인 블로그를 개설하여 종종 싱크탱크에 관한 글을 적었다. 전 세계 사람들을 블로그에 초대하여 각자의 경험에 대해 적을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것이 ‘OTT’의 시작이었다. 2015년, 싱크탱크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는 휴렛(Hewlett) 재단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았다. 블로그였던 ‘OTT’는 일종의 플랫폼 또는 이니셔티브가 되었으며 안보 재단(Security Foundation)의 보조금 덕분에 싱크탱크를 위한 학교, 웨비나, 온라인 세션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현재는 브뤼셀에서 대면 수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몇 주 후에 열릴 예정이다. 또한 올해 5월에는 채텀 하우스에서 연례 회의를 개최하여 전 세계 싱크탱크들의 아이디어와 실천, 도전 과제를 공유할 예정이다. 홍일표 OTT의 팀원과 구조,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맨디자발 OTT는 싱크탱크뿐만 아니라 자금제공자, 그 외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속가능한 이니셔티브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OTT의 동료와 공동 연구자들은 전 세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회원 가입 절차는 따로 없다. 프로젝트별로 만나게 되는 공동 연구자, 저자, 기고자들과 한 팀을 이루어 협업한다. 글을 제출하면 우리는 그들과 함께 편집하고 발행한다. 또는 함께 웨비나를 조직할 수도 있다. 국가적인 수준의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협력을 위한 조직을 구성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한국 싱크탱크를 위한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시작으로 OTT-경제·인문사회연구회 간 협력을 통해 컨퍼런스 조직을 구성하고 한국 싱크탱크들과의 다양한 교류가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싱크탱크 커뮤니티와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행사에 오거나, 논문을 쓰거나, 온라인이나 대면으로 참여하는 싱크탱크 연구원, 자금제공자, 전문가 POOL을 보유하고 있다. 홍일표 OTT의 ‘개방형 싱크탱크 디렉터리(Open Think Tank Directory)’와 ‘싱크탱크 부문현황 보고서(Think Tank State of the Sector)’에 대해 더 소개해달라. 맨디자발 OTT 웹사이트(onthinktanks.org) 전 세계 정책연구기관 디렉터리인 개방형 싱크탱크 디렉터리(이하 디렉터리)를 개발했다. 개방형 데이터베이스로 별도의 회원 가입 절차는 없으며, 열린 공간으로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싱크탱크에 대한 검색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기획한 이 디렉터리는 싱크탱크가 싱크탱크를, 싱크탱크가 자금제공자를, 자금제공자가 연구를 수행해 줄 싱크탱크를 쉽게 찾도록 하였다. ‘OTT’가 싱크탱크뿐만 아니라 증거 기반 정책연구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자 플랫폼이 되기를 희망한다. 두 가지 주요 목표가 있다. 첫째는 투명성이다. 어떤 싱크탱크인지, 어디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 임무가 무엇인지, 자금제공자가 누구인지, 후원자와 간행물은 얼마나 되는지, 젠더 리더십과 직원들의 성별과 같은 정보들도 공개되기를 원한다. 한편으로 이러한 정보는 싱크탱크들이 서로를 찾는 데 유용하고, 자금제공자나 새로운 조직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 디렉터리가 연구의 장이 되어 싱크탱크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기를 바란다. 디렉터리는 싱크탱크 스스로가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큰 예산이 들지는 않는다. 이러한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가와 지역 수준의 분석을 담은 ‘부문 현황 보고서’ 개발을 고민했다. 부문 현황 보고서는 각 지역의 싱크탱크 현황과 정책 문제에 대한 공통의 시사점을 제공한다. 지역별 싱크탱크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데이터 기반 분석 중에서는 가장 좋은 보고서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보고서가 모든 국가와 지역의 싱크탱크 정보를 포괄하지는 못하지만, 설문조사를 통해 이를 보완하고 있다. 설문조사는 현재 해당 지역의 중요 문제와 차년도 의제 등 그들이 직면한 도전 과제들을 포함한다. 이밖에 자금제공자나 후원자에게 필요한 질문을 추가하기도 한다. 작년에는 다양성, 공평성, 포용성을 조사했으며, 올해는 새로운 조사 항목을 모색하고 있다. 두 번째는 참여이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같은 싱크탱크들이 글로벌 조사에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해서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짧은 기간의 프로젝트지만 한국에 대해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한국 싱크탱크에 대한 많은 정보를 놓쳤을 수 있지만,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싱크탱크들로부터 ‘대한민국은 더 잘하고 있다’라는 반응을 끌어내고 분석 결과가 우리와 공유했으면 한다. 또한 그것이 세계 각지의 싱크탱크 커뮤니티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를 고무시키기를 바란다. 그리고 보고서가 사람들에 의해 쓰이고, 연구되고, 분석되기를 바란다. 따라서 ‘개방형 싱크탱크 디렉터리’는 ‘도구’이고, ‘부문 현황 보고서’는 싱크탱크와 싱크탱크의 역할에 대해 광범위한 대화를 끌어낼 수 있는 ‘화두’라고 생각한다. 홍일표 중국 싱크탱크에 관한 최고 전문가인 주쉬펑 칭화대학교 교수와 교류한 적이 있다. 그 역시 OTT의 자문위원인 것으로 소개되던데. 맨디자발 그렇다. 하지만 해당 자문위원회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주쉬펑 교수를 그가 쓴 중국의 싱크탱크에 대한 몇 권의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와 같은 사람들과 협업하는 것은 항상 흥미롭다. 세계 다른 지역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곳에 가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면 싱크탱크 조직들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겉으로 달라 보이고 조직 내부의 차이는 있지만 싱크탱크의 주요 기능과 실현 과정은 비슷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흥미롭다. 비민주적인 국가에서는 싱크탱크를 가질 수 없다는 말이 일리 있지만, 비민주적인 국가에서도 싱크탱크를 가질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역할을 하고 다른 일을 하지만, 싱크탱크로서 기능을 한다. 우리 사회가 모두 다르므로 모든 싱크탱크가 영미권의 이상적인 싱크탱크와 같을 필요는 없다. 홍일표 대학 및 NGO와 비교하였을 때 싱크탱크가 중요한 이유와 그것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맨디자발 첫 번째 이유는 싱크탱크는 어느 국가에나 존재하며 다분히 정치적인 조직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정부 조직이 운영되는 맥락을 반영한다. 두 번째는 좋은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싱크탱크는 모든 조직 사이에 있는 경계 조직이다. 학계, 정부 조직, 정당, 민간 부문 사이에 있다. 또한 이러한 연결로 인해 변화를 추구하는 데 강력하고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싱크탱크가 사회의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행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대학이나 정당, 정부 조직이 제 기능을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역동적인 자선 단체,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민간 부문 역시 싱크탱크보다 더 중요하다. 싱크탱크는 연못의 가장 작은 물고기에 불과하지만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싱크탱크는 다른 조직보다 작을지라도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매우 중요하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긴 하지만 싱크탱크는 항상 성공적이라고 암시하거나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국-페루 간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홍일표 사무총장과 엘리케 맨디자발 OTT 설립자 홍일표 세계 싱크탱크의 현황과 전망을 ‘정치와 돈’의 관점에서 분석한 것을 보았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한 정책 제언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글로벌 싱크탱크의 상황이나 특징 그리고 그들이 직면한 중요한 이슈에 관해 설명해달라. 맨디자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일반적인 수준에서 보다 나은 세계 싱크탱크들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된 몇 주 전부터 인공지능의 발전과 ChatGTP의 등장과 같은 기술력에 따라 싱크탱크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정치·경제적 상황과 관련해서도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 가치와 정체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상에서 싱크탱크가 직면한 큰 도전과제 중 하나는 싱크탱크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한다. 일부 커뮤니티들이 직면한 또 다른 도전은 ‘국제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영미권이 아닌 국가에서 조금씩 시도되고 있다. 이번 인터뷰 또한 영어로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영어를 일종의 지배적인 언어로 인정해야 한다. 비영미권의 많은 싱크탱크가 T20(Think20), T7(Think7), COP(Conference of the Parties) 등 국제적인 논의에 참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한국을 비롯한 더 많은 세계의 싱크탱크들이 더 많은 세계의 청중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기술 발전에 따른 위협이다. 정책입안자 들은 이제 휴대전화로 인터넷 정보에 접속하며 성장한 세대를 만나고 있다. 이것이 싱크탱크의 생존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싱크탱크의 비즈니스 모델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도전은 한국 싱크탱크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미국의 싱크탱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심지어 싱크탱크에서 코드를 작성하기도 한다. 아마 미래의 싱크탱크는 다들 정책 보고서 대신 코드를 작성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미래세대의 정책입안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인공지능이나 알고리즘을 프로그래밍하기 위한 코드이기 때문이다. 사이먼 맥스웰(Simon Maxwell) ODI 전 소장이 말한 것처럼 싱크탱크를 운영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일이지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급속히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정말로 더욱 어려울 것이다. 홍일표 국제협력은 관계 발전과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이자 방법일 수도 있지만, 체인지 메이커(change maker)처럼 목적이나 목표 그 자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싱크탱크 분야에선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싱크탱크들이 국제협력을 통해 더 많은 정보와 제안을 얻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맨디자발 첫 번째 이유는 국내의 국제 이슈가 있고 국제적인 국내 이슈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로벌 이슈나 지역 이슈에 관해서 한국,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일본 싱크탱크들이 국제적으로 협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국제적인 문제는 혼자서 해결할 수 없으므로 다양한 관점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북반구의 선진국뿐만 아니라 남반구의 개발도상국에서도 배울 수 있다. 심지어 실패 속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 국제협력은 국내적 수준에서도 유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OTT’와 같은 국제협력 플랫폼을 통해 거버넌스 구조, 연구과제 개발, 커뮤니케이션 참여, 싱크탱크의 자금 모금 방법, 재정 운영이나 평가 학습 모니터링 같은 것을 국제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국제협력을 통해 동료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다. 정책 아이디어와 솔루션뿐만 아니라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국제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세계화에 따라 싱크탱크 전문가를 위한 시장 역시 확장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제정책 싱크탱크가 미국에 있는 한국인이나 외국인을 고용하여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정책연구나 분석을 위해 반드시 한국에 있을 필요는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그 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국제협력을 통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다른 공간, 다른 시장, 다른 인적·물적 자원들에 접근할 수 있다. 홍일표 서밋(summit)이나 온라인 화상회의처럼 국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정보와 경험 공유 부탁드린다. 또한 재단(Foundation)은 자금제공자일 뿐만 아니라 국제협력을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하는데, 재단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달라. 홍일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 맨디자발 국제적인 협력에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자금제공자가 중요하다. 우선 효과적인 협력이 이루어지려면 두 싱크탱크의 힘의 균형을 가능한 이루는 것이 좋다. 보통 북반구 선진국과 남반구 개발도상국 싱크탱크들이 협력할 때, 한쪽은 자금을 가지고 있고 다른 한쪽이 자금을 가지고 있는 국가쪽에 협력하는 형식을 취한다. 이러한 형식은 좋은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파트너십이 평등할수록 네트워크도 평등해지고 협력의 결과도 더 좋아진다. 다음으로 우리가 왜 국제협력을 하려고 하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국제협력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된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의 환경 정책에 변화를 이루고 싶다면, 환경 정책에 관해 연구하는 싱크탱크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국제협력 자체가 목적이라고 한다면, 함께 협력하고 관계를 맺을 다른 주제와 성격의 조직들을 선택할 수도 있다. 또 협력을 위해 더 쉬운 방식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개인 수준과 조직 수준 중에서 어느 쪽이 협력하기 더 쉬울지 고민해야 한다. 개인 조직 간에 네트워크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싶다면, 또 다른 형태의 구조와 그러한 행위자들, 당사자들 간에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재단들은 이 모든 것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선 재단들은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재단의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국제 개발 재단은 그들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자금지원을 받는 단체 간 국제협력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 또한 좋은 방법이지만 그들의 보조금을 받는 단체에 제한되므로 배타적이다. 재단으로부터 자금을 받고 그 재단의 국제회의에 참석하며 그 재단의 트레이닝에 참석한다. 그래서 어느 한 재단 행사에 참여하게 되면 다른 회의에는 갈 수 없다. 그러므로 자금제공자가 모두 함께 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금제공자에 귀속되는 우려를 없애야 한다. 홍일표 마지막으로 한국 싱크탱크와의 국제협력에 관해 이야기 부탁드린다. 맨디자발 OTT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한국 싱크탱크를 만나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 한국의 싱크탱크에 흥미를 갖고 있으며, 더 많이 알고 싶다. 우리는 한국의 싱크탱크와 세계 싱크탱크에 대한 대화를 계속해서 나누길 바란다. 이 과정에서 우리를 한국 싱크탱크의 협력자로 생각하고 계속 연락을 이어가길 원한다. 홍일표 오늘 인터뷰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활발한 방식의 국제협력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싱크탱크 플랫폼으로써 OTT의 눈부신 성장을 기대하며,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OTT와 가까운 미래에 다양한 방식을 통해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인터뷰> 엘리케 맨디자발(Enrique Mendizabal) On Think Tanks(OTT) 설립자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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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공동 목표를 갖고 함께 수행할 과제 개발해야최근 유럽에서도 한국학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몇 개되지 않는 대학에 존재감조차 없이 그저 명맥만 유지하거나 폐지 위기에 놓여 있던 유럽 대학의 한국학과가 2010년 이후 적어도 양적으로는 지속해서 팽창하고 있다. 한국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려는 학생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학과가 설치되어 있거나 한국어 또는 한국 관련 강좌를 개설하고 있는 학교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2022년에는 유럽 대학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교수급 이상의 한국학 전임교수의 수가 40명을 넘었다. 2001년의 유럽 한국학회 연례보고서에 한국학 전임교수가 5명이라고 보고되었던 것에 비하면 가히 기하급수적인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장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한국학중앙연구원과 같은 기관을 통한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23년 1월 현재, 독일 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총 9개의 한국학 전임교수직 중에 6개의 자리가 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만들어졌다. 이제는 베를린 자유대학과 보쿰대학처럼 한국 정부의 지원 없이 독일 정부의 예산만으로 정교수직을 설치한 곳이 예외적일 정도이다. 양적인 팽창에도 일본학, 중국학에 못 미쳐 유럽 대륙의 대학에 한국학 교수직이 설치된다는 것은 한국학과가 설립되고 학사과정부터 한국학을 전공하는 유럽인 학생들을 교육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미권 대학의 경우는 한국학이 학부 전공과목으로 존재하지 않고 대학원에서 한국 관련 주제에 관한 논문을 쓴다. 반면 유럽 대학은 학부과정부터 한국학을 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다. 학부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 수가 대학원에서 한국학 석사를 전공하는 학생 수보다 훨씬 많다. 한국학과가 설치된 많은 대학들은 학부과정의 한국학 전공 학생 수가 300명을 넘는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이런 양적인 팽창에도 불구하고 한국학은 아직 일본학이나 중국학과 달리 유럽 학계 내에서 학문적으로 크게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기 어렵다. 중국학과 일본학의 경우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유럽 대학에서 분과학문으로 정착되고 독립된 이후 100년 이상의 발전 과정을 거치면서 연구성과가 축적되었을 뿐만 아니라 학문분과를 넘어서 전체 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저명한 학자도 적지 않게 배출했다. 20세기 후반에는 일본학과 중국학 연구자 간에 연구방법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일기도 했다. 인문학적 전통에 기반하며 지역학으로 발전한 동아시아학과 사회과학적 지역학으로 제도화된 북미의 동아시아학 간의 연구방법에 대한 헤게모니 싸움이기도 했다. 이러한 논의는 지역학의 연구대상과 연구자 간의 관계성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지역학의 연구대상을 피동적인 대상으로만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일본학에서는 1980년대에, 중국학에서는 1990년대에 사회과학적 전환을 이루었다. 유럽에서의 일본과 중국 연구는 현재 문학·사학·철학 중심의 전통적인 연구와 사회과학적 방법론에 기반한 둔 경험적 연구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베를린 자유대학교 한국학과 2023 신년 기념사진 한국인 학자들의 주도적 역할 속, 성장하는 한국학 2차 세계대전 후 소수 유럽 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한국학 연구와 교육은 1990년대까지 유럽의 인문학적 지역학의 전통 속에서 언어학적 방법론과 문학과 역사적 텍스트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유럽 대학이 새로 임용한 교수 중에 한국에서 태어나 북미권의 대학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한 한국인 학자의 비중이 높아졌다. 현대 한국의 사회와 정치, 경제, 문화에 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영미권과 마찬가지로 유럽 대륙의 한국학에서도 연구방법과 연구대상과의 관계에 대한 치열한 논쟁 없이 사회과학적 전환과 함께 자연스럽게 정착되어 가고 있다. 한국 정부가 공공외교의 틀에서 적극적으로 재정을 지원하고, 동시에 한국인 학자들이 각 대학에서 한국학 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유럽의 한국학은 19세기 인문학적 전통 위에서 발전한 지역학,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의 틀에서 미국 정부의 주도로 정착된 사회과학적 지역학과는 분명히 다른 성격의 지역학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이것은 서구 중심의 시각에서 타자를 관찰하는 지역학이 아니라 연구대상인 지역에서 활동하는 연구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연구의 새로운 흐름과 일맥상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럽 한국학의 이런 변화로 인해 한국의 다양한 연구기관과 긴밀한 교류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긴 호흡으로 활용할 절호의 기회 학문적인 필요성뿐만 아니라 유럽의 정치와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에 대한 이해도는 아주 낮으며, 현재 상황을 개선해야만 한다는 현실적인 요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싱크탱크와 유럽의 다양한 공공기관, 싱크탱크 간의 교류 협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유럽 대학의 한국학이 양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유럽은 한국에 관한 관심의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연합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의 정부와 공공기관에 한국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가 거의 없다. 그나마 유럽 싱크탱크에서 한국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이 있지만 대부분 원래 일본 또는 중국전문가이다. 동아시아 지역전문가라는 명목으로 한국문제에 대해서 몇 차례 언론에 인터뷰를 하고 난 후, 갑자기 한국전문가라고 알려지곤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여전히 일본전문가 또는 중국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이 한국을 보는 시각이 일본 또는 중국 중심적인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국 싱크탱크들이 장기적인 시각에서 유럽 싱크탱크의 한국 전문가와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한국 전문가들은 한국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일회적인 이벤트성의 만남 또는 학술회의의 형태가 아닌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과제를 개발해야 한다. 베를린 자유대학교 한국학연구소와 ‘지혜의 샘’ 정자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에서도 불고 있는 한류 붐 덕분에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과 중국을 통하지 않고 한국을 통해 동아시아를 처음 접하는 세대가 등장했다. 이들 청소년 세대가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한국에 우호적인 지한, 친한 인사로 성장해서 한국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장기적인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유럽의 차세대 한국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단시간 안에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교류협력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정책과 비전이 필요하다. 한국 대중문화 붐이 만들어준 절호의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19세기 말에 불었던 일본풍을 통해 만들어진 일본문화에 대한 유럽인들의 호감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한국문화에 대한 호감이 유럽 사회에도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이은정베를린 자유대학교 교수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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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국책연구기관 국제협력의 향후 방향1960~70년대 당시 대한민국은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 주도하에 경제 및 산업정책 개발을 적극 추진하였다. 그 결과 ‘수출주도산업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정책이 만들어졌다. 정부의 기획과 지휘 속에 탄생한 산업화 정책은 대한민국의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의 기반이자 원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시기 1971년 한국개발연구원을 시작으로 경제·인문사회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은 태동하게 되었다. 출연연구기관의 첫 번째 역할은 경제설계에 기여하는 것이었다. 당시 주요 정책이었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사회보장제도, 빈곤 문제, 소득분배 문제에 대한 기초조사와 실증연구를 수행하였다. 정책기획을 위한 전문성의 요구로 1970~99년까지 각각의 부처 산하에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설립되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정부 부처와 긴밀한 정책 협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성장하였다. 70년대 산업화, 80년대 민주화, 90년대 정보화시기를 거치며 ‘아시아의 네 마리 용(Four Asian Dragons,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으로 불렸으며 일본의 뒤를 이어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아시아의 신흥공업국으로 세계무대에 등장하게 되었다. 복합적인 정책현안과 중장기 미래전략의 필요성한국개발연구원에 방문한 박정희 전 대통령 ⓒ한국개발연구원 대한민국은 1990년대 후반, IMF와 금융위기 등 높은 파고를 이겨내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진 경제국가로 성장하게 되는 과정에서 교통, 통신 등의 과학기술 발전으로 세계의 물리적인 거리는 압축되었지만, 과거와 다른 복합적인 정책현안 이슈가 대두되게 되었다. 정부에서 기대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역할의 변화가 요구됨과 동시에 부여된 두 번째 역할이었다. 자율적·독립적 정책연구를 통한 창의성 제고와 더불어 융합적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중장기적 관점의 정책 어젠다 개발이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연구회 체제가 등장하게 되었다. 연구회 체제에서 정부가 기대했던 것은 효율화된 연구기관의 경영관리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복합적인 정책현안 대응을 위한 미래전략의 필요성으로 생각된다. 이 시점부터 연구기관 간 협업을 통한 국가전략 개발에 대한 기초적인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연구회 체제 도입 이후 약 25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정부 정책을 지원하였으나 많은 성과 속 한계 또한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속에 중요한 국가로 더욱 발돋움하였고 G20 국가로서 지위를 더욱더 공고히 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경제성장을 넘어 BTS, 미나리, 기생충 등 다양한 K-콘텐츠로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국가로 나아가고 있다.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한 세기 만에 이룩한 눈부신 성장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며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최초로 ‘원조 수여국’에서 ‘공여국’이 된 국가로 기록되었다. 달라지는 국격에 걸맞게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2년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예산은 약 4조 425억 원으로 44개의 시행기관에서 1,765개 시행사업을 88개 수원국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중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소관 연구기관의 경우 2022년 기준, 10개 기관에서 42개 사업을 총 194억 원의 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공적개발원조사업은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협력 대상국들의 정책 로드맵 제시, 정책별 마스터플랜 수립, 정책역량 강화, 개발전략 수립이다. 기존 선진국의 공적개발원조사업과 달리 대한민국 정부출연연구기관은 국가별 상황과 특성에 따른 ‘맞춤형 발전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1970~80년대 대한민국 발전국가 모델의 전략 수립이 정책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은 국제사회에서의 새로운 수요를 불러일으켰다.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과를 위해서는 민간과 공공이 함께 세계로 나가야 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통과, 글로벌 가치 사슬의 변화, 공급망 재편, 경제안보 위기 등 복잡한 이슈가 동시에 작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나의 섹터만이 활동하여 성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는 시대이다. 최근의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국가로 변화한 것은 민간 기업들의 혁신을 통한 발전과 국가의 제도적·정책적 혁신을 위한 정책지원이 함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과거처럼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이제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국가는 발판이 되어 민간이 세계로 나가는 데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경험을 세계로 지금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세 번째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대한민국이 이룩한 발전 경험에 대해 전 세계는 궁금해하고 있다. 개발도상국과 중진국은 물론 선진국까지 ‘방법’과 ‘수단’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발전 경험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발전 경험을 모듈화하여 전달하는 것을 넘어 지역별·분야별 맞춤형 전략으로 더욱 정교하고 세련된 확산 방식이 필요한 시기이다. 올해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며, 연구회 체제 25주년을 준비하는 해이다.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협력을 필요로 하는 국제기구 또는 국가들과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때이다. 2023년에도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소관 연구기관은 많은 국제협력사업들을 추진하고, 기획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출연연구기관들도 싱크탱크의 국가대표가 된다는 마음으로 대한민국의 발전 경험을 전 세계에 확산해야 해야 할 것이다.유영민경제·인문사회연구회 국제협력부장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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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연계성 강화와 거버넌스 구축개발협력 분야에서 연구와 경험에 기반한 지식공유의 필요성은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제2차 세계대전 후 국제사회는 경제성장에 필요한 자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원조에 집중해왔으나, 원조가 의도한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자 ‘제도 개선’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개선의 노력 역시 한계를 드러내자 근본적인 개발 및 정책 역량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물질적인 지원과 제도적 거버넌스 개선에 앞서 문제점을 구체적·개별적으로 진단하고, 그에 따른 처방을 제시하고 공유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1996년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에서 당시 세계은행 총재였던 제임스 울펜손(James Wolfensohn)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위해 개발 경험, 정책 수립 및 입안의 노하우 등 비물질적 자산인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개발을 위한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지식공유를 통한 개발협력은 형태와 내용 측면에서 지속해서 진화해왔다. 특히 ‘무엇’을 공유하느냐를 넘어 ‘누구’와 ‘어떻게’ 공유하느냐, 즉 지식공유의 방식에 있어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졌다. 최근 개발협력 및 지식공유사업은 정부 기관과 국제기관이 주도하는 과거의 하향식·일방적 원조 패러다임에서 정부와 시민사회, 학계와 기업이 결합하여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이를 지식의 축적과 공유로 환류하는 양상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또한 분야별·주제별 단편적 접근이나 분절적 접근방식으로는 영향력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 특성, 사업 분야, 주제, 프로젝트 방법과 전략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으로 전환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글로벌 트렌드 4가지 개발협력에서 연구기능의 역할 역시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선진공여국들은 지식공유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달성을 위한 개발협력 아젠다를 도출하고, 지식공유 사업의 기획·평가를 지원할 수 있는 별도의 연구조직을 부처 또는 시행기관 내에 두고 양질의 연구 결과물을 산출한다. 협력국의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식이 활용 및 축적되고 있으며, 실험적 방법을 활용한 개발협력 사업의 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축적된 증거들을 여러 주체에 공유하여 사업의 효과성을 높이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연구기관들은 연구 결과를 공유·확산하여 국제개발 어젠다를 설정하고, 민간·공공 간 협업을 촉진하는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개발협력 변화의 흐름을 민첩하게 감지하고, 선제적인 연구를 통해 개발협력의 지적인 리더십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흐름은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하는 개발협력 관련 연구 어젠다와 이를 뒷받침할 역량과 전문성을 보유한 국책연구기관이 나아갈 방향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최근 연구 및 활동 사례를 분석하여 최근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협력 분야와 지역의 전략적 선정, 민간-공공 협업의 촉진 및 지원, 증거기반 정책수립 연구, 개발의 성과 확산을 위한 연구성과물 공유 및 자료공유 플랫폼의 활용이다. 주요 흐름 중 하나는 각국이 자원을 다양한 지역 및 대상에 분배하기보다는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각국 ODA 비전이 포함되는 개발협력 전략서는 개발협력 전담연구부서 또는 시행기관을 중심으로 작성되고, 국가에 따라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간의 ODA 추진 방향이 결정된다. 이러한 전략적 중점협력 지역 및 분야 선정에 있어 연구기관들은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최근 정책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실험적 방법에 근거한 증거기반 정책수립(evidence-based policymaking)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이는 개발협력 분야에서도 강하게 나타난다. 영향평가 연구 결과는 각종 이해관계를 최대한 배제하고 개발사업을 효과적으로 설계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수행기관들을 중심으로 연구 결과물의 정리 및 분석, 그리고 데이터의 활발한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지식공유사업 역시 공여국의 특수성을 넘어 근거에 기반한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다. 선진공여국 사례를 통해 연구 결과의 관리와 환원이 비교적 일관성 있게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별로 개발협력 사업과 연구의 기능, 기관 형태에는 차이가 있더라도 연구 결과의 공유와 환원 메커니즘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또한 사업수행 주체에 차이가 있더라도 연구 결과는 동일한 채널을 통해서 관리되고 축적되며, 연구 결과의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 역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전략적 연계를 통한 경쟁력 강화 우리나라는 발전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에 도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지식이 개별 분야나 주제별 전문조직이나 연구기관에 의하여 분절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서로 다른 협력국의 상황 및 조건에 적용 가능할 정도로 가공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주제 및 지역, 프로젝트에 대한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결합할 필요가 있으며 개별 지식 역시 보편성 및 다양한 조건의 협력국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고려하여 가공될 필요가 있다. 개발협력이 대외전략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므로 개발협력 분야에서 국제적인 리더십을 확보하고 정부의 ODA 혁신계획에 부응하기 위하여 연구기능의 강화 및 효과적인 연구기관 간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개별 연구기관 차원에서는 각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연구 결과물과 인적네트워크 자산을 체계적으로 축적·활용하는 한편, 국제개발협력 관련 중장기 연구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개발협력 전략 수립 및 기획 운영에 도움이 되는 지적 자산을 ODA 주관부처 및 시행기관에 제공할 것을 제안한다. 국책연구기관 간 연계 시스템이 확립되면 대학, 학회, 민간연구소 및 기업을 포괄하는 ODA 연구생태계를 구축하는 등의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국제개발협력 사업 지원을 위한 연구기능이 활발하게 작동하고, 결국에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효과성을 높이어 국제사회에서의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다.서민영KDI국제정책대학원 연구지원팀장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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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한-베 관계의 질적 도약을 위한 ‘인문국제컨퍼런스’경제·인문사회연구회, 베트남 사회과학원과 ‘인문국제컨퍼런스’ 개최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하 연구회)는 2022년 11월 29일(화) 베트남 사회과학원(VASS; Vietnam Academy of Social Sciences)과 공동으로 하노이에서 한-베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인문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양국 싱크탱크의 교류와 협력이 주로 정치학과 경제학을 중심으로 사회과학 분야에서 진행되어왔음을 고려하면 이번 ‘인문국제컨퍼런스’는 국가기관에서 최초로 시도한 인문학 기반 학술행사였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연구회는 명실공히 베트남 싱크탱크인 베트남 사회과학원과의 정책연구 및 학술교류를 추진했으나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코로나19가 안정적 단계에 접어들자, 지속적인 협력을 위해 인문학 분야에서의 학술적 성과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교류의 기반을 닦기 위해 본 행사를 개최했다. 더욱이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가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됨에 따라 그간의 경제적, 외교적 교류·협력에 걸맞은 수준으로 인문학을 포함한 여러 분야로의 협력을 추진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다. 30년간 쌓아온 양국 관계는 이제 역사와 문화 이해에 기반을 둔 학문적 교류를 통해 더욱 돈독한 신뢰의 기반을 마련해야 할 때를 맞았다. 협력과 우호로 맺은 한-베 신뢰의 30년제1회 NRC-VASS 인문국제컨퍼런스 단체사진 베트남과 한국이 공식적으로 수교를 한 것은 1992년 12월이었다. 수교 첫해 두 나라 간의 교역은 5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780억 달러로 증가했고, 2023년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은 베트남의 세 번째 교역국이고, 베트남은 한국의 네 번째 교역국에 해당한다. 이같이 급속한 양적 교역의 확대에 힘입어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 등 국제사회에서 양국의 상호의존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의 결혼 이주가 압도적이었지만 2022년 교육부 교육기본통계조사에 의하면 베트남 다문화 학생이 32.4%로 가장 많고, 유학생도 중국 다음으로 베트남이 많다. 늘어나는 교육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한국이 베트남의 과학기술 발전을 돕고, 인력 양성에 이바지하기 위해 개설한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Vietnam-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도 기술 협력 및 전문가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사업에서의 양국 협력도 늘어나는 추세이며, 한-베 공조가 다각도로 진행 중이다. 한국과의 문화 협력은 베트남의 소프트파워 증진에 도움이 되겠지만, 문제는 이 흐름이 일방향적이라는 점이다. 베트남에 대한 국내 관심이 낮다는 것은 점차 양국 관계를 저해할 문제가 될 수 있다. 인문학 및 교육 분야에서의 한-베 협력 ‘인문국제컨퍼런스’는 총 3개 세션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세션인 ‘문화·역사 연구에서의 양국 협력’에서 짠 티 프엉 호아 VASS 역사연구소 부소장이 한국과 베트남 역사학자들의 교류 현황을 소개했고, 이병한 인문정책특별위원회 위원이 남북통일의 경험을 지닌 베트남이 탈 신냉전의 플랫폼 역할을 하기를 제안했다. 안 투 짠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홍보교육부 부장은 박물관의 전문인력 역량 강화 교육, 박물관을 포함한 문화 분야 기술 협력을 통한 양국 간의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양국의 교육 협력’을 주제로 한 두 번째 세션에서 윤종혁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교육부의 한-베 협력사업을 소개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세계시민 교육과 문화 다양성 존중 교육 제고를 역설했다. 레 티 투쟝 하노이국립인문사회과학대 동방학부장은 베트남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한국어와 한국학 교육의 실태, 각 대학 단위에서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 향후 과제에 대해 언급했다. 마지막 세션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양국의 협력을 다뤘으며, 단연 결혼이주 여성이 겪는 사회적인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됐다. 응우옌 티 호아이 린 베트남 여성연맹 대외국장의 발표를 필두로 최윤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의 결혼 이주 및 다문화가족의 현황, 그리고 이들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 소개가 이어졌다. 이주여성과 다문화 가정 자녀의 교육과 복지 등 취약한 문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기여하면서 공동 대응과 협력을 모색하는 데 뜻을 모았다. 미래지향적 한-베 연대의 인문학 역량 제고 지난 12월 열린 한-베 정상회담에서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두 나라의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국회와 사회 각계각층 간 교류와 대화를 더욱 강화 및 심화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 경제 협력의 확대로 인해 불거진 베트남에서의 노동 및 인권 문제, 결혼 이주 여성의 사회적 위상에 따른 불평등과 자녀 교육 문제,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처우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기술이전 요구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는 한편, 베트남의 대 대한민국 무역적자 역시 문제가 될 것이다. 이처럼 다방면에 산적한 문제들은 30년간 쌓아온 역동적인 양국 관계를 얼마든지 마비시킬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인문사회 학술적 성과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통한 이해의 확충이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그 구체적 기반 강화의 초석을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놓기 시작했다는 데 ‘인문국제컨퍼런스’의 의의가 있다. 향후 양국 학자들의 공동연구, 학술적 정보 교환, 전문인력양성과 연구역량 강화를 체계적·단계적으로 구현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유리 벽이 깨지길 바란다. 여기에 양국의 사회문화계, 언론계 등을 대표하는 여론주도층 인사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주요 현안과 관심사에 관한 토론을 통해 미래지향적 한-베 협력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주도적 역할을 기대한다.강희정NRC 인문정책특별위원회 위원 서강대학교 교수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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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개발협력2022 글로벌 코리아 포럼(GKF) 2022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국제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세계에 공표했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을 증진하고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존경받는 나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선언한 것이다. 이를 위해 다자외교 리더십을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안보·민주주의·인권·법치·비확산·기후변화·개발 분야 협력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개발협력’을 주제로 개최한 「2022 글로벌 코리아 포럼(GKF)」은 국제사회에서 국격에 부합하는 한국의 역할을 발굴하는 장(場)이었다. 분절화를 극복하고 협력 플랫폼으로 오늘날 세계는 불확실성의 확대와 국가 간 대립으로 글로벌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은 글로벌 복합위기를 초래했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식량 및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빈곤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빈곤율은 2016년 이전으로 회귀했고, 식량 위기를 겪는 인구는 2019년 이후 2억 명 이상 증가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개발도상국의 경제활동을 둔화시켰고, 시민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분쟁이 발생하면서 세계는 평화와 번영보다 긴장과 대결 구도로 발전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는 갑작스러운 가뭄과 홍수 등 기후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고, 도서국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국제사회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미·중 패권 경쟁으로 기존의 다자주의 질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ODA, 공공외교, 보건·안보, 무역통상, 과학기술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개발협력을 활발히 전개했지만, 분야별 분절화된 시행 주체로 인해 사업간 연계 및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 ‘글로벌 코리아 포럼’은 시행기관 간의 분절화를 극복하고 정부와 공공·민간기관이 대외 환경 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협력 연대로서 출범했다. 2022년에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최하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주관하에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국제개발협력학회, 한국국제정치학회, 한국EU학회, 한국여성정책연구원, KDI국제정책대학원 등 13개 기관이 주관하는 14개 세션의 컨퍼런스를 중심으로 개최하였다. 컨퍼런스를 통해 각 기관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공유하고 전략과 방향을 논의함으로써 기관 간 협력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드러냈다. 양적 규모의 확대보다 질적 협력에 가치를 2022 글로벌 코리아 포럼(GKF)은 크게 지역별, 분야별 컨퍼런스와 라운드테이블, 기획세션으로 구성되었다. 학계가 주도한 지역별 컨퍼런스는 아세안, 인도·태평양, EU지역 등을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의 이행, 경제협력 다변화, 가치 외교를 위한 지역별 국제·개발협력 전략을 모색하였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 구도 하에서 자유, 평화, 번영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의 주요 협력 지역과의 연계방안을 모색하는 소중한 자리였다. 지역별 컨퍼런스와 함께 기후위기, 수자원, 취약국 여성 등 분야별 전문가 및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컨퍼런스도 개최되었다. 최근 들어 국제·개발협력의 가장 큰 이슈로 부각하고 있는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취약국 여성, 지식재산권, 육아, 물 분야, 국제표준 분야 개발협력에 관해 점검하고 심도 있는 대안을 모색하였다.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다양한 이슈를 함께 점검함으로써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이슈들을 다시금 되짚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라운드테이블과 기획세션은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대한 허심탄회한 평가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먼저 주한 아세안 10개국 대사가 참여한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지금까지 한-아세안 협력의 성과와 한계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국가 간 대립과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협력이 어려운 상황에서 신뢰에 기반한 양 지역 간 협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참석자 모두가 공감하였다. 지금까지의 협력 성과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기에 맞서기 위해서도 양 지역은 협력 분야와 깊이를 더해야 한다는 점에 모두 동의하였다.라운드 테이블: 한-아세안 협력 방안 기획세션은 한국에 주재하는 국제기구 대표들이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전략과 다자협력에 대해 평가하는 자리였다. 글로벌 중추국가를 표방하는 한국이 국제사회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자유, 평화, 번영의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할지를 깊이 있게 논의했다. 참석한 대표들은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규모 확대에 대해서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특히 모든 참여자가 개발협력과 인도주의적 개입을 연계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적인 규모의 확대도 중요하지만, 질적 측면에서 인도주의에 기반한 국제·개발협력에 더 많은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점을 주한 국제기구 대표들은 한국에 요구한 것이다.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한 비전 이러한 성과는 ‘글로벌 코리아 포럼’이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협력의 가치와 성과를 공유하고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협력 플랫폼으로서 기능할 것임을 알려준다. 다만 국제·개발협력이 국제사회와의 조화 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글로벌 코리아 포럼’은 국내 공공·민간기관뿐 아니라 해외 싱크탱크와 유관기관도 참여하는 국제교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국격에 맞는 지도력과 실천 의지에 바탕을 두고 국제·개발협력 전략을 ‘글로벌 코리아 포럼’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모색해 나간다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앞당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곽성일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전략실장 2022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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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신통상 전략과 한일의 새로운 협력공간 이창민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 | 2024 여름호 |
특집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과 대응과제 권율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정책팀 선임연구위원 | 2024 여름호 |
특집 EU의 새로운 통상규범, CS 3D와 ‘E.S.G.’ 최유경한국법제연구원 ESG법제팀 연구위원 | 2024 여름호 |
특집 美 대선 전야, 통상질서 변화와 대한민국의 전략 허윤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 2024 여름호 |
특집 미국의 무역 제재와 중국의 전략 조철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 선임연구위원 | 2024 여름호 |
특집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할 새로운 접근법 김종덕, 이효영, 장상식, 노영우 | 2024 여름호 |
특집 『미래정책 포커스』를 만든 이들의 이야기 | 2024 봄호 |
특집 독자가 보는 『미래정책 포커스』- 독자들의 한 줄 평 | 2024 봄호 |
특집 독자가 보는 『미래정책 포커스』- 독자들의 만족도 | 2024 봄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