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지상중계  

2022년 비판사회학회 가을국제학술대회

임운택계명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2022 겨울호

21세기 자본주의의 디지털·그린 전환과 사회의 미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한국이론사회학회, 비판사회학회,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BK21 교육연구단, 한양대학교 사회학과 미래연구소가 공동주최한 비판사회학회 추계학술대회가 ‘21세기 자본주의의 디지털·그린 전환과 사회의 미래’라는 주제로 2022년 11월 4일, 5일 양일간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 국제회의실에서 국제학술대회로 개최되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국내 연구자는 물론 미국, 독일, 일본의 저명 사회학자가 참여하여 ‘이중전환’(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의 실태와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심대한 영향을 논의하고 이론적·실천적 대안을 탐색하였다.

지난 11월 열린 2022년 비판사회학회 가을국제학술대회

전환 시대, 민주주의와 국가의 역할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15개 세션에서 총 41개의 발표가 이루어졌다. 유럽의 이중전환을 전망한 독일의 필립 슈탑 교수는 미국 GAFA로 대변되는 빅테크 기업의 공세에 맞서 이들 기업을 규제하고, 유럽 기업의 입지를 다지려는 디지털 시장법, 디지털 서비스법, 플랫폼 노동시장 지침 등 EU의 새로운 ‘시장설계’ 및 산업전략을 소개하고, 향후 G2의 갈등을 넘어 EU 또한 새로운 갈등의 축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하였다. 미국의 홍허펑 교수는 미·중 기업 간 경쟁으로 향후 국제사회에서 지정학적 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여타중진국들이 두 강대국 간 경쟁 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았다. 미국의 아론 베나나브 교수는 알고리즘 관리와 노동 통제라는 측면에서 빅테크 기업과 노동의 전망에 대해 다소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지만, 미국 ‘민주사회주의 모임’이나 스타벅스 및 아마존 현장 노동자의 ‘기층조직전략’에서 새로운 저항운동의 가능성을 엿보았다. 임운택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국내 제조업계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과도한 자동화전략이 국제비교에서조차과도한 숙련의 양극화 현상, 특히 일반 생산직에서의 빠른 탈 숙련화 현상을 지적하고 향후 숙련향상을 위한 직업훈련, 재교육 없이는 고용시장의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중전환의 현실진단을 넘어 새로운 전망으로 논의된 핵심 주제는 이중전환과 코로나19 국면에서 신자유주의 아래서 사망선고를 받았던 국가의 부활과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다. 토론자들은 일부 강세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가의 적극적 역할이 과거 포디즘적 축적체제처럼 정치에 대한 경제의 우위라기보다는 경제의 새로운 질서창출의 역할을 맡고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국가별 산업정책을 주도하는 데 있음에 주목하였다. 반면 시민사회와 노동운동에 대해서는 여전히 엇갈린 해석과 전망을 내놓았다. 이중전환에 따른 시민사회의 ‘적응’과 테크노크라시의 위협을 강조하는가 하면, 이중전환의 희생자들에 의한 노동운동의 부활과 동시에 극우 포퓰리즘과 좌파 파시즘의 위협에 대한 전망도 동시에 제기되었다. 이중전환이 국내외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일방적일 수 없고 역사에서 확인되듯 이러한 경제적, 기술적 변화는 사회의 저항과 기획에 따라 상이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향후 이러한 학술적 논의가 사회경제정책의 전망을 넘어 민주주의의 수호와 새로운 기획의 전망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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